양적 성장은 삶의 변화에서부터 출발

양적 성장은 삶의 변화에서부터 출발

[ 1월특집 ] 2023년 전도 문 열자 1) 2023년에 말하는 전도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3년 01월 04일(수) 13:12
한국교회 성장 과정은 세계교회가 놀랄 만큼 가팔랐다. 특히 1970, 80년대 산업화 도시화로 인한 인구이동으로 팽창한 대도시에서는 말 그대로 십자가만 있으면 교인들이 몰려든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였다. 이미 도시교회의 모판으로 인정된 농어촌 지역의 교회에서 복음을 받아 들인 교인들이 도시로 이동하면서 도시 교회를 찾아 출석한 사회적 배경도 있었지만, 교회의 적극적인 전도 활동이 단단히 한 몫을 감당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가 어려서 출석한 교회에서 1970년대 후반에 특별한 토론 시간을 가진 일이 있다. 기억으로는 토론 주제가 '양적 성장이냐, 질적 성장이냐' 일 정도 였다. 교회가 성장하는 시기에 고민해야할 중요한 과제였던 것 같다. 교인들 전체가 참여한 가운데 열띤 토론을 한 결과 '양적 성장'을 우선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한 교회의 예지만 당시 교회들이 전도를 통한 양적 성장에 목말라 했음을 반연한 사례이다.

개교회뿐만 아니라 1970, 80년대에 한국교회 성장은 연합으로 열린 대형집회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부활절 새벽에 열린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는 예배 장소인 여의도광장으로 전국에서 교인들이 몰려들었으며, 전도집회란 명목으로 1973년에 '빌 리그래함의 전도집회'와 1974년 '엑스폴로 74대회'가 열렸다. 1980년대에 들어서는 한국교회선교 100주년을 맞이해 1985년에 한국기독교선교1백주년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이밖에도 크고 작은 규모의 집회가 '전도'를 주제로 다양하게 열렸다.

이러한 한국교회 전도 분위기는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주춤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여전히 한국교회 성장세는 계속됐지만 1970, 80년대만큼 수직상승 분위기는 한풀 꺾인 상태였다. 이 때부터 주목을 받은 것이 전도 프로그램이다. 개별적인 경험과 사례를 들어 다양한 전도 방법이 제시됐으며, 성장에 목말라하던 목회자들은 '전도 세미나'를 찾아 수강하는 것이 목회자들 사이에 트렌드가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또한 전도에 대한 관심을 정책으로 반영해 왔다. 현재 총회 상임부서인 '국내선교부'의 전신은 '전도부'이다. 국내의 선교활동을 관장하는 부서이지만 전도에 대한 정책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부서이다. 전도부에서 세운 대표적인 정책이 '만사운동(1만 교회, 4백만 성도)'이다. 1992년에 총회 결의로 채택된 이 운동은 총회의 중요한 정책으로 전도운동에 불을 짚었으며, 또 총회는 전도학교를 세워 전도를 보다 체계화해 왔다. 만사운동 이전 한국교회 급성장 시기인 1970년에는 '세례교인 50만 명 전도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전도분위기가 급감하고 교세 감소현상이 시작된 2008년 93회기에는 '400만신도운동'을 전개하며, 전도를 강화하는 정책을 폈다. 그러나 2010년부터 시작된 교세 감소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2010년이후 총회 통계상 교세가 서서히 감소하듯이, 사실상 한국교회는 1970, 80년대 수직상승 시기, 2000년을 전후한 성장 둔화 시기를 거쳐, 2010년이후 부터는 교세 마이너스 시대를 맞고 있다.

각 시대 마다 교회의 전도에 대한 관심도도 달라졌다.

이러한 가운데 맞이한 새로운 전환점이 2020년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것이다. 모든 것이 멈출 수밖에 없었고, 이전에 진행하던 전도 방식 자체가 유물로 남게 됐다. 그로인해 변화할 수밖에 없는 것이 '전도'이다.

교세 감소로 인해 위기감에서 전도를 강조해야 하지만 감염병으로 인해 전도가 위축될 수밖에 없게 됐다.

대한예수교장로회 107회 총회 주제가 '복음의 사람, 예배자로 살게 하소서'이다. 주제 사업을 위해 총회는 전국을 순회하며 주제 세미나를 열어 현장의 분위기를 청취하는 기회를 가진 결과 전도에 대한 관심이 높음을 재확인하고, 이번 총회 주제 사업의 중요한 정책 분야로 '전도'에 집중하기로 했다.

총회 주제를 확정하고 선포한 예장 총회는 총회 주제를 뒷받침할 '총회전도부흥위원회'를 특별위원회로 조직했다. 전도부흥위원회는 "교회의 본질 회복과 전도를 통해 부흥하는 교회를 세워나가기 위한 목적"에 따라 전도부흥의 실제와 사례를 발굴하는 역할을 감당할 예정이다. 또 총동원전도부흥을 위한 권역별 보고대회 및 세미나와 연구 보고 등의 사업을 진행한다.

교세 감소로 인한 위기는 지난 10여 년간 잠잠했던 '전도'를 소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전과 같은 전도의 성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특히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일반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바닥에 머물고 있듯이 좀처럼 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전도의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총회전도부흥위원장 정해우 목사는 본보 특집 '교세 급감으로 소환된 전도'(2022년 12월 31일자 18면)에서 "전도가 행사로 전락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하며, "생명을 얻는 일이다. 더불어 우리 모두의 삶이기도 하다"고 말하며, 그리스도인은 삶이 전도와 밀접함을 거듭 강조했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에 소환된 전도가 단순히 성장의 범위를 넘어 삶을 통해 전도로 이어지는 한국교회의 질적 성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만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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