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가치 성찰 통해 교회 위기 극복할 수 있다"

"ESG 가치 성찰 통해 교회 위기 극복할 수 있다"

한국기독교교육학회, 'ESG와 기독교' 주제발표에서 주장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11월 14일(월) 08:23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인 ESG는 성경에서 발견되는 가치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ESG를 세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이원론적 사고를 지양하고, ESG의 가치를 진지하게 성찰할 때, 오늘날 교회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연세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육학회(회장:김현숙) 추계학술대회에서 'ESG와 기독교'를 주제로 발표한 이호영 교수(연세대)는 ESG를 기독교 공동체와 연결시켜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교회와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해 호응을 얻었다.

이날 주제발표에서 이 교수는 ESG 개념을 경영학의 관점에서 소개하고 이를 기독교와 연결해 그 의미를 제시했다. ESG의 용어 소개로 시작한 발표에서 이 교수는 2004년 UN Global Compact와 20개 대형 금융기관에서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ESG가 언급되기 시작했다면서 기업이 추구해야할 사회적 가치를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2015년 유엔총회가 2030년까지 달성해야 할 사회적 과제 해결을 위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연개해 논의한 후, 최근 코로나와 기후위기를 겪으면서 ESG의 요구는 더욱 증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그는 기독교 공동체가 ESG경영의 첫 번째 요소인 환경(E) 경영과 밀접하게 관련이 돼 있음을 강조했다. "창세기 1장 28절에서 하나님은 인간에게 피조 세계를 하나님이 보시기에 아름답게 보존하고 경영하라고 명령하셨고 이는 기독교 공동체가 창세로부터 ESG경영을 명령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환경(E)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그는 기독교 공동체가 창세로부터 ESG경영을 명령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 공동체가 ESG경영의 두 번째 요소인 사회적 가치(S) 경영과 연결된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S) 경영의 관점은 신약성서 전체를 관통하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직접 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예수님의 당부는 교회가 세상과 분리돼 게토화 되기를 원하지 않으셨고 제자들을 세상으로 나아가게 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배구조(G)와 관련해서도 교회의 지도자의 비윤리적 행위로 인해 교회 공동체가 신뢰를 잃고 위기에 직면해 있음을 제시했다. 초기에 한국 개신교가 선교사들에 의해 병원과 학교를 설립하고 남녀평등 등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는 등 사회적 가치 경영을 실천했지만 1980년대 고도성장기 이후 번영신학으로 인해 하나님이 명령하신 ESG경영을 소홀히 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는 한국교회가 ESG의 가치를 진지하게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ESG는 세상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이니 세상의 일은 세상에 맡겨두고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이원론적 접근이 더 이상 설득력을 유지할 수 없는 환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그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의 본질은 이웃사랑의 사회적(S) 가치이고 겸손과 섬김, 믿음과 진실을 강조하는 복음의 정신은 지배구조(G)와 리더십이 어떠해야 함을 보여준다"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ESG의 가치를 회복함으로 인해 기독교의 본질을 회복하는 교회로 다시 세워지기"를 촉구했다.

이어 이호영 교수의 발표에 대한 논찬으로 박상진 교수(장신대)가 향후 기독교교육학의 연구 과제를 제안했다. 우선, ESG에 대한 성경에 기반한 교육신학적 재조명을 통해 기독교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재정립 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ESG가 포스트코로나 시대, 기독교교육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교육 가치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전통적인 성장주의적 교회교육에 대한 반성을 요청했으며 마지막으로 경영학과 기독교교육학의 학제간 연구를 요청했다.

한편 '유네스코 지속가능발전교육에 근거한 기독교교육의 실천가능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발표한 이종민 교수(총신대)는 기독교교육이 다음세대의 교육을 올바르게 수행하기 위한 교육적 토대와 교육과정 개발, 수업 설계, 그리고 교육리더십과 관련해 실천사항 등을 제안했다. 그는 지속가능발달과 지속가능발달교육에 대한 기독교교육적인 함의를 세가지로 나눠 제시했다. 첫째, 기독교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교육의 토대 점검이고 둘째, 기독교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한 교육과정 개발과 수업 설계이며 셋째, 기독교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교육리더십의 개발 등이다.

이어 그는 지속가능발전교육의 교육모델이 기독교교육의 지속가능성을 점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세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우선, 교육의 토대로서 문화명령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함께 경작하고 지킴에 대한 실천적 가치를 재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둘째, 교육과정 개발과 수업 설계 차원에서 광의적 의미의 교육과정 개편과 더불어 협의적 의미의 학습 역동의 쇄신을 모색했다. 마지막으로, 교육리더십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기독교교육의 혁신을 제안했다.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