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 지구공동체의 제사장 역할 필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 지구공동체의 제사장 역할 필요

한국기독교학회, 학술대회에서 사회적 질문에 신학적 응답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10월 31일(월) 08:24
한국기독교학회(회장:임성빈)가 지난 10월 29일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포스트 코로나! 신학과 교회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51차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코로나 이후 기독교신학이 교회와 사회를 위한 책임적 응답을 모색했다.

교회와 사회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전환기적 시대를 맞아 이번 학술대회는 교회와 사회가 성장기를 지나 정체 내지 쇠퇴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기 위한 책임적 응답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사회적 목소리에 신학적으로 응답하는 자리로 마련된 주제강연에선 사회학자인 서울대 이재열 교수가 발제를 통해 질문을 하고 조직신학자인 감신대 김정숙 교수와 구약학자인 숭실대 김회권 교수가 신학적으로 답변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주제강연에서 이재열 교수는 '포스트 코로나 사회의 도래와 변화의 전망' 제하의 발제를 통해 교회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 재앙으로 피조 세계가 신음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학이 재앙의 문제를 진단하고 처방하며 교회가 시련을 극복하기 위해선 다른 학문과 단체와 공동 대처해야 한다"면서 "팬데믹은 신학과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며 교회는 세상에서 분리되지 않고 세상과 상호 작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사람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확진된 것은 죄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고 말한 그는 "하나님의 심판이라면 사람이 탐욕으로 인해 피조 세계를 파괴해 피해가 사람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차원에서 그러하고, 하나님의 심판이 아니라면 레위기의 정결법과 욥기가 말하듯이 세상에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여러 사건과 사고가 존재한다는 차원에서 그러하다"면서 "재앙의 시대에 교회는 교회 공동체와 온 누리를 대상으로 제사장의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에 예배 회복은 교인수와 재정의 회복이 아니라 창조 질서의 유지와 회복을 통한 하나님의 창조를 이 땅의 역사에 구현하는 것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 이후 시대에 제안하는 생태·여성 신학적 세계관으로서 성례전적 존재론' 제하의 주제강연에서 김정숙 교수는 현 지구촌 거주민들이 직면한 기후변화와 생태적 위기의 문제에 대해 그리스도교 생태·여성 신학적 관점에서 응답하고자 했다.

그는 종말론적 위기 상황에서 그리스도의 역할을 원시종교와 제도적 종교, 그리고 현대 세속화 속에 감춰진 종교성에서 검토했다. 그는 "오늘 지구촌의 모든 생명체가 직면하고 있는 자연의 황폐화와 생태파괴의 문제는 결국 인간 종족이 초래하고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가열차게 주도해온 문명의 당위적 결과로서의 범 우주적 재앙이라고 판단했다"면서 "이는 거대한 생명 공동체의 한 구성원에 불과한 인간 종족이 자연 위에 군림해 지배하고 착취하며 인간이 주도하며 만들어낸 문명의 당위적 결과로서 예견 가능한 종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종교적 형태와 유형 그리고 그 내용은 다소 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때로는 노골적으로 때로는 암묵적으로 여성과 자연의 억압과 착취라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생태·여성신학적 세계관으로서 성례전적 존재론을 제안했다.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 신학과 교회의 좌표' 제하로 주제강연한 김회권 교수는 신학적 응답으로 교회의 창의적 응전인 인류 공동체의 대제사장 역할을 맡아 왕같은 제사장의 돌봄사역을 주장했다. "코로나 19가 초래한 미증유의 환난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창의적 응전을 주문하고 있다"고 밝힌 그는 "공교회성만 회복한다면 한국교회는 창의적인 응전으로 코비드 19 팬데믹을 맞이한 사람들을 섬길 수 있다"면서 "창의적 응전이란, 교회가 인류 공동체의 대제사장 역할을 맡아 왕같은 제사장의 돌봄사역을 전방위적으로 펼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 19팬데믹과 4차 산업혁명의 광풍이 몰아치는 오늘날 교회를 너머 인류의 생존공동체 전체의 안전, 평화, 생존과 번영을 위해 기도하는 지구공동체의 제사장 역할에 더욱 충실하며, 생물학적 불평등과 의료혜택상의 불평등으로 지워지는 연약한 이웃들을 보듬고 중보할 때"라며 "공적 기독교의 가장 긴급한 과업은 창조질서 보전이며 특히 동물생태권의 보증과 왕적 돌봄 제공"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코로나 19팬데믹은 타자화되고 소외된 자연과 사회의 '연약 피조물,' 그리고 동물처럼 학대당하는 연약하고 가난한 이웃을 자애롭게 돌보는 제사장적인 애휼심이 세계를 지탱하는 중심기둥이 되어주기를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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