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한국장로교 신학, '복음적이며 에큐메니칼'

초기 한국장로교 신학, '복음적이며 에큐메니칼'

[ 총회 창립 110주년 기획 ]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10월 13일(목) 08:21
초기 한국장로교 신학은 복음주의적이면서 에큐메니칼적이었다. 110년 전,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설립될 당시에 신학의 기초는 '12신조'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이었다. 당시, '12신조'는 영국의 장로교회가 작성한 것으로 1904년 인도장로교회가 12개의 상이한 장로교회 및 개혁파교회들을 하나로 연합해 인도 장로교회를 만드는데 사용됐던 신조를 한국 장로교회가 서문을 제외하고 거의 그대로 수용했다.

이와 함께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은 한국 초기 선교사들이 지녔던 신학의 기반이었다. 이처럼 대한예수교장로회 초대 총회장이었던 언더우드 선교사와 제8회 총회장을 역임한 마펫 선교사의 신학은 한국 장로교 신학을 형성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교단신학위원회가 발간한 '우리 신학의 뿌리와 줄기'에서 민경운 목사는 "이들의 신학은 복음적 에큐메니칼 신학이었다"면서 "이런 신학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의 신학"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초기 선교사들이 주도했던 신학은 무엇이었을까? 민 목사는 "언더우드가 그의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신앙적 유산은 보수적 종말신앙과 연합정신이었다"면서 "이런 종말론적 기대감과 선교의 긴급성에 대한 열정은 한국을 찾았던 대다수의 초기 선교사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가졌던 성경적 보수주의적 종말론적 신앙과 신학이 초기 한국 장로교회의 신학으로 자리잡았다.
이와 함께 그의 에큐메니칼 신학도 빼놓을 수 없다. 민경운은 "언더우드는 개혁교회 신앙 전통을 지키면서도 감리교회의 경건주의적인고 체험적인 면을 중시했다"면서 "언더우드는 영국 장로교 집안에서 태어나 네덜란드 개혁신학교를 다니면서 구세군과도 같이 활동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에큐메니칼 특성을 그의 선교 사역에서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언더우드의 에큐메니칼한 특성은 마펫으로 이어져 초기 한국장로교의 신학을 형성하는데 영향을 끼쳤다.

평양신학교를 설립한 마펫의 신학도 언더우드와 다르지 않았다. 스코틀랜드장로교의 영성과 미국 맥코믹신학교의 복음적 신학의 영향을 받은 그의 보수적인 복음주의 입장은 개인 구원의 확신과 성경에 기초한 신앙의 확립, 기도에 대한 열정, 윤리적 도덕적 엄격성, 그리고 종말론적인 기대감 등으로 한국 내에서 하나의 신앙과 신학의 정형으로 굳어졌다. 1909년, 마펫 선교사가 지난 25년간 한국선교를 회고한 글에 "선교부와 교회는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투철한 신념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죄로부터 구원받는다는 복음의 메시지를 믿는 열정적인 복음정신을 지녔다"고 기록한 것만 봐도 쉽게 그의 신앙과 신학을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정황을 고려할 때, 초기 한국장로교의 신학은 개혁주의적인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보수주의 신학, 혹은 넓은 의미의 복음주의 신학이라고 불리게 됐다.

한편 최윤배 교수는 오늘날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의 신학적 정체성을 포괄적으로 규정했다. 그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신학은 '통전적 신학'이라는 측면에서 성경적, 개혁적, 복음주의적, 에큐메니칼적 신학을 아우르면서도 온전성을 지향하고 있다"면서 "통전적 신학은 '예수 그리스도 계시의 궁극성과 성서의 표준성'의 전제 아래, 에큐메니칼 신학과 복음주의 신학의 통합을 지향하고 개신교 신학과 가톨릭 신학 및 동방정교회의 신학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기독교 신학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와 문화 및 자연과학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학문과 대화를 추구하는 신학"이라고 정리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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