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공생 공존하는 세상 만들기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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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월특집 ] 교회의 목소리가 필요하다 2)공존의 사회를 위한 외침

정원범 교수
2022년 08월 17일(수) 14:08
현재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418ppm)는 450만 년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 500종 이상의 육지동물이 멸종 위기이고 20년 이내에 멸종될 것으로 예상, 매시간 축구장 300개 크기의 숲이 벌채됨, 매년 세계적으로 약 420만~7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사망, 전 세계적으로 약 11억 명의 사람들이 물에 접근 못함, 27억 명이 1년 중 한 달간 물이 부족, 2025년까지 세계 인구의 3분의 2가 물 부족에 직면할 수 있음. 이상은 환경단체인 Earth.Org가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50주년을 맞아 '2022년의 가장 큰 환경문제 12가지'라는 지구 위기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언급했던 내용들이다.

이러한 환경문제들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이상기후 문제이다. 지금 지구촌 곳곳은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8월 7일, 서울에는 100년 만의 물폭탄(하루 380㎜ 폭우, 서울 강수량 관측 사상 최고)이 쏟아져 서울이 물에 잠겼다. 스페인, 포르투갈에선 폭염으로 인한 누적 사망자가 2110명으로 급증했고, 영국은 활주로가 녹고, 열차 선로가 휘어졌을 정도이며, 미국에서도 최근 며칠간 46도까지 치솟은 무더위 속에 48개 주(州)에서 1억 명 이상이 폭염으로 신음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7월 18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나를 가장 불안하게 하는 것은 우리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직면했는데도 다자공동체로서 대응을 못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공동대응이냐 또는 집단자살이냐,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고 밝혔다. 사무총장의 이 말은 지구공동체 멸종의 서막을 보여주고 있는 오늘의 기후위기 상황에 대해 공동대응을 택할 것인가? 아니면 집단자살을 택할 것인가? 둘 중에 하나를 택하라는 심각한 경고이다.

살인적인 폭염, 극심한 가뭄, 엄청난 폭우, 대형산불과 같은 기상이변 현상이 빈발하고 있는 기후위기 시대에 우리 교회의 가장 긴급한 사명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지구를 살리는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지금의 기상이변 현상은 인간의 잘못된 삶의 방식으로 초래된 것이고, 그 마지막은 지구의 파멸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구 생태계는 하나님의 능력과 신성을 계시하는 하나님의 창조물(롬1:20, 골1:16)이기 때문이고, 자연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존재(시148:3~13)이기 때문이며, 지구생태계는 인류 생존의 근본 토대(시104:10~14)이기 때문이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최고의 계명, 즉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관점에서 볼 때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과제는 그리스도인의 긴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지구를 살리고 돌보는 일은 하나님사랑과 이웃사랑의 진정성을 입증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우리가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돌보지 않는다면 어떻게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웃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우리가 생태계 파괴로 인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 수많은 이웃의 고통을 줄이는 일을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이웃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하나님을 전심으로 사랑하고, 또 우리의 이웃을 우리의 몸과 같이 사랑하라는 명령에 제대로 순종하려면 우리가 파괴되고 있는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살려내야 하고 잘 돌봐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기후/생태위기 극복의 과제를 우리 시대의 가장 긴급한 선교적 과제들 중의 하나로 생각하지 못하는 교회들이 많은 것 같다. 지난 6월 한국교회총연합이 의뢰해 지앤컴리서치가 조사한 '기후·환경에 대한 인식과 교회의 역할에 대한 조사' 발표에 따르면, 응답자 대부분이 위기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라고 답한 목회자는 19%에 불과했고, 일반 국민과 개신교인은 각각 9.4%, 9%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기후환경 문제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을 묻는 질문에서도 개신교인 응답자 10명 중 7명(71.6%)은 '기후환경 위기 극복을 위한 생활 실천 캠페인'을 1위로 꼽았지만 목회자 응답자는 33.9%로 개신교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최근 3년간 한국교회에 대한 신뢰도조사를 보면 2020년에 32%, 2021년에 21%, 2022년에 18%로 나타났는데 2년 전에 비해 신뢰도가 13.7%가 떨어진 것이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비기독교인 중 기독교를 신뢰한다고 답한 비율은 8.8%로 10%도 안 된다는 사실이다. 실로 한국교회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추락한 신뢰도를 회복할 수 있을까? 지난 6월 지앤컴리서치 조사에서 일반 국민 응답자 10명 중 6명(63.4%)은 '교회가 기후환경 문제 해결에 적극 개입하고 활동한다면 한국교회의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답한 사실이 있는데 이는 교회가 기후위기 시대에 부합하는 예언자적 사명을 수행하는 것이 교회의 신뢰도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한국교회가 기후위기 시대를 향한 예언자적 사명을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첫째로, 하나님의 구원은 단지 영혼만의 구원이나 인간만의 구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모든 부분과 창조세계의 모든 부분을 포함하는 우주적인 구원임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로, 한국교회는 지금의 상황이 매우 긴박한 기후비상사태임을 인식하고 한국교회가 '탄소중립 녹색교회'임을 천명하는 가운데 기후위기극복을 위한 대대적인 실천운동을 펼쳐나가야 한다. 셋째로, 인간중심주의, 위계적 이원론, 기계론적 자연관, 소비주의와 같은 기후위기를 초래한 잘못된 의식 패러다임을 기후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생태적 의식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 넷째로,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로 인해 자원은 고갈되고, 온실가스와 쓰레기는 한없이 늘어나는 단선형 경제를 생산, 소비, 폐기의 과정이 순환되는 순환경제로 전환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다섯째로, 정부와 기업이 화석연료에 기반을 둔 산업체제를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 기반의 산업체제로 전환해가도록 촉구하며, 정부, 국회, 지자체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제도와 정책을 수립해가도록 촉구해야 한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한국교회는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공생 공존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일에 앞장서기를 간절히 바란다.

정원범 교수 / 대전신학대학교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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