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인, 큰 교회

작은 교회인, 큰 교회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7월 12일(화) 14:52
한국교회 부흥의 주춧돌이 되었고 우리 신앙의 뿌리이자 모판 역할을 한 농어촌교회가 생존을 넘어 존폐의 기로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농촌이 당면한 위기를 이겨내고 지속가능성을 회복하기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작은교회'들이 반갑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농어촌선교부와 (재)영란선교회가 농어촌교회를 살리기 위한 대안으로 공동진행한 '농어촌자립대상교회 활성화 공모사업'에 선정된 3개 교회들은 모두 '농어촌 자립대상교회'다. 출석교인 10여 명 안팎이고 교회 예산은 평균 2000여 만원에 불과하다. 열악한 농가소득, 청년인구 유출로 인한 노동력 부족, 저출산·고령화로 인구 감소의 위기. 농촌 소멸론까지 대두되는 지금의 농촌 현실을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모두가 '위기'라는 현실 앞에서 마을과 교회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겠다고 나섰다. 매달 노회 지원금으로 받는 50만원을 포함해 교회 예산 1800만원인 교회는 지역주민과 연계해 친환경 유기농 쌀 농사를 짓는다. 쌀 농사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 받고, 마을 경제 자립에 기여한다. 또 한 다른 교회는 목회자 가족까지 10명. 로컬푸드를 설치해 도농상생 '로컬푸드'활성화를 주도하며 지역의 농가에 희망을 전하고 있다.

"농촌에서 목회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힘들고 외로운 길"이라는 젊은 목사의 깊은 한숨이, 그의 답답한 심정을 대변하고 있지만 그래도 더 많은 '작은교회'가 마을과 교회의 회복을 위해 '큰 교회'가 되어주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었다.

다행히 최근에는 총회가 농어촌교회 선교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다양한 공모전을 통해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경제적인 문제로 적극적인 소통을 주저하는 농어촌교회를 지원하고 있다. 이미 총회 농어촌선교부가 2차례 공모전 통해 2억여 원의 기금을 전달했고 총회 농어촌목회자협의회도 '좋은 마을공동체 만들기'로 4개 교회를 선정해 격려했다.

얼마전 한 행사에서 농촌 목회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지만,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텃밭을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그에게 전하고 싶다. '텃 밭'을 지켜내며 복음의 사명과 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까지 묵묵히 짊어진 당신들 멋있다고.
최은숙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