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성서해석 연구서 '더 바이블 인 코리아' 출간

한국적 성서해석 연구서 '더 바이블 인 코리아' 출간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 지난 17일 출판기념회 가져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6월 24일(금) 09:09
한국 성서신학자들이 성서를 연구하고 해석한 결과물이 세계 신학계에 책으로 소개돼 한국 신학의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외 한국인 성서신학자 24명이 한국적 상황에서 성서를 해석한 연구서 '더 바이블 인 코리아(THE BIBLE IN KOREA)'가 5년 여의 노력 끝에 지난 2월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출간돼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뒀다. 한국인 신학자들이 개인적으로 세계적인 유명 출판사에서 책을 출간하거나 권위 있는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우는 있었지만 이번에 신학자들이 함께 다양한 접근 방법에 의한 한국적 성서해석의 연구 결과를 세계 신학계에 선 보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출판 이후 4개월여 만인 지난 17일, 집필에 참여한 신학자들이 화상을 통해 '한국적 성서해석에 대한 세계성서학계의 의미'를 주제로 출판기념회를 갖고 자축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전체 책임편집을 맡았던 이원우 교수(미국 캘빈대학교)가 기조강연을 맡아 책을 내놓게 된 배경과 집필 방향 등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기조강연에서 "프린스턴신학교에서 공부할 때, 교수로부터 한국인은 성경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라는 질문을 받고 오랫동안 고민하던 중에 옥스포드대학교 출판부에서 제안을 받고 한국인 성서학자들과 공동으로 책을 발간하게 됐다"고 배경을 회고했다. 이어 서양인에게 한국을 흥미롭게 알리는 원자재를 수출하는 역할과 여러 국가들이 섞인 문화 속에서 한국적 상황을 찾는 방향, 본문에 제한받는 성서 해석뿐만 아니라 한국적 상황인 역사적 배경을 통한 성경의 재해석, 다문화 상황에서 성경을 상호문화적으로 이해하는 태도 등 네 가지 집필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이 책의 구성과 관련, 차정식 교수는 1부에선 방법론적 탐구 차원에서 한글로 성경이 번역되는 과정과 한국 기독교에서 성경의 권위 문제 등을, 그리고 2부에선 성서 신학과 신앙의 흐름이 한국의 문화와 종교의 맥락에서 어떻게 상호 작용했는지를 다뤘다고 밝혔다. 3부에선 성경 번역과 성경 해석, 기독교의 전통이 교회가 세워지면서 어떻게 자기 신학화의 과정을 밟아 나갔는지를 다뤘으며 4부에선 디아스포라 속에서 성경 해석의 다양성과 흐름을 짚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선 집필자들이 각자 맡았던 부분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하경택 교수(장로회신학대학교)는 통일신학이 북한에 대한 부분도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언급했고, 천사무엘 교수(한남대학교)는 한국전쟁 이후 한국교회사의 흐름을 정리하면서 평신도 운동과 토착화신학을 소개하고 신학의 복음화와 세속화 사이에서 기독교의 개혁, 사회적 문화적 책임 등을 강조했다.

홍국평 교수(연세대학교)는 남유다와 북 이스라엘 사이에 배타적 포용성과 다면적 정체성을 가지면서 조화를 시도했던 것을 한국 상황에도 적응시킬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를 기획하고 준비한 김은규 교수(성공회대학교)는 성경해석이 역사비평주의를 넘어서 동아시아의 종교간 대화에도 적극 나설 것을 주장하며 성경해석에서 서양신학적 해석과 사대주의적 해석을 극복하고자 했던 점을 짚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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