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 개인 아닌 '집합적 책임' 차원에서 접근해야

기후 위기, 개인 아닌 '집합적 책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학술대회, 기후위기 극복위해 '집합적 책임'에 근거한 교육 방안 제시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6월 17일(금) 16:20
기후변화는 지구촌 전체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지구온난화' 등의 단어로 표현된 긴박감과 위기감이 언제부턴가 우리 곁에 현실로 다가왔다. 이러한 기후변화는 타인의 문제가 아닌 나 자신의 문제로 자각하고 생태적 세계관으로 전환하는 훈련이 시급히 요청된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긴박감과 위기감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

기후변화의 문제를 개인을 넘어 공동체, 국내·국제 정치 차원으로 확정할 것을 주장하며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제시한 연구 결과가 소개돼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통찰을 주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한국기독교교육학회 하계학술대회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집합적 책임과 기독교교육'을 주제로 발제한 이인미 박사는 기후변화를 '집합적 책임'의 당면과제로 바라보고 이를 교육할 현실적 방안을 제시해 관심을 끌었다.

그는 한나 아렌트가 주장한 '집합적 책임'을 근거로 구체적인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기후변화를 다루는 인간의 태도 행위의 변화가 개인 단위에서 그치지 않고 공동체 단위, 국내정치를 넘어 국제정치 차원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언급한 그는 "아렌트가 주장한 집합적 책임은 공동의 책임이 있는 사안에 대해 개인의 책임을 수용하고 집합의 구성원들과 연대하는 의미를 지닌다"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집합적 책임을 정치적 차원, 그리고 공적 차원에서 다룰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집합적 책임'을 공유하기 위해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네 가지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우선, 합리적 불안과 분노를 매개로 소통하는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이야기할 때, 흔히 과학적 통계를 제시하며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다'거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등의 불안을 조장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럼에도 불안한 상황이라는 점을 알려주는 일은 현실파악을 위해 빼놓을 수 없는 단계이며 불안은 신속한 대처방안과 구체적 대응행동을 가져오는 유인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 공공분노, 공통감각, 확장된 심성 등을 통해 이기주의를 극복하는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분노에 대해 이타적 동기를 내포하고 있어 사회적 참여를 끌어내는 감정으로 이해한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집합적 책임'이 교육되는 과정에서 학습자들 사이에 불안한 감정과 분노의 감정이 지속적으로 소통될 때 그 감정에서 힘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셋째, 시민 참여, 의회정치, 민주주의 방식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훈련하고 학습하는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기후변화 문제에서는 대화와 토론을 통한 의회정치적 해결이 중요하다"고 지적한 그는 "기후변화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공통감각을 통해 이기주의를 넘어서서 공공분노의 차원으로 승화되고 실천적인 차원으로까지 나아가려면, 상대 의견을 경청한 후에 내 의견을 제시하는 대화와 토론을 체험하는 과정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넷째, 믿음에서 기인하는 사랑의 실천을 통해 정치에 참여하는 교육 방안을 제시했다. 이러한 교육 방안을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의 정치적 참여"라고 규정했다. 그는 "아렌트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거리를 두거나 은둔하지 말고 세계 곳곳의 사건사고를 무시하지 말며 세계의 소란스런 복잡한 이슈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 '세계사랑'이라고 소개했다"면서 "기독교의 이웃사랑에는 의지와 노력 뿐 아니라 더 중요한 신앙이 있다"면서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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