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에 대한 우려

연합에 대한 우려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2년 06월 13일(월) 11:41
"한기총이 분열한 원인 중 하나는 불의한 '금권 선거'에 있다. (한국교회연합)본회가 탄생하게 된 배경과도 직접 연관이 있다. 이로 인해 한국교회 분열을 불러왔고, 교회 안팎에 신뢰를 상실하게 됐다는 점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나' 아니면 '안 돼' 식의 독선과 아집, 자만이야말로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다. 작금에 진행되는 (연합기관)통합 논의가 비정상적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한국교회연합이 13일 '연합기관 통합 논의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최근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임시 총회를 열어 결의한 연합기관 통합 논의 추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연합기관 통합 논의에서 타인을 존중하고 포용하는 예수 정신은 사라지고, 일부 교계 지도자들의 행태가 오히려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는 요인이 됐다는 뼈아픈 진단을 내렸다.

통합의 주체인 연합기관이 상대인 연합기관을 향해 쏟아낸 비판과 성찰의 시각은 그 어느 때보다 냉철하고 직설적이었다. 한교연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는 "(연합기관 통합이)무조건적인 기계적 통합, 통합 지상주의가 아닌 최소한의 원칙과 순리가 지켜지는 올바른 통합의 방향성이 회복하기를 바란다"며, "밖에서 불어오는 강풍도 문제지만 더 큰 위기의 원인은 한국교회 내부에 있다고 본다. 가장 심각한 것이 일부 교계 지도자들의 독선과 자만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동안 일부 교계 인사들이 위기론을 주장하며 연합기관 통합의 당위성을 주창해 왔지만, 오히려 교계 인사들의 추태와 금권을 앞세운 리더십이 한국교회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은 당사자들만 모르는 새로운 사실일까? 위기의 이유를 외부에서만 찾아내려는 리더십에 그 어느 때보다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한 것은 비단 기자만의 생각은 아닐 게다.

사실 지난 2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임시총회 이후 교계 안팎에서 들려오는 우려의 목소리에 한국교회 취재 현장에 있는 한 성도로써 부끄러움을 떨칠 수가 없었다. 연합기관 통합안을 재투표 논란 끝에 통과시켜 이단에 대한 대책 없는 합의안을 공개한 것뿐만 아니라 임시총회 전 일부 목회자들의 금품 살포 행위 등에 대한 의혹과 비난이 교계 정치권을 휘덮어 구태정치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게 사실이라면, 한국교회는 그 어떤 비난도 감수해야 할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국교회 구성원 그 누구도 연합기관 통합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원칙과 절차, 예수정신을 외면한 순수함 없는 연합은 오히려 한국교회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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