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매체 세대를 위한 예배용 성경 번역에 초점

다매체 세대를 위한 예배용 성경 번역에 초점

한국신약학회,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주제로 학술대회 열어. 원문에 충실, 쉽고 우리말 어법에 맞는 번역 강조

김성진 기자 ksj@pckworld.com
2022년 06월 03일(금) 13:09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한국교회는 1911년 최초의 한글 성경 '셩경젼셔'를 내놓은 이후, 1961년 '성경전서 개역한글판'을 거쳐 1998년 '성경전서 개역개정판'을 예배용 성경으로 사용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1977년에는 신·구교 학자들이 공동으로 '공동번역 성서'를, 1999년에 '공동번역 성서 개정판'을 내놓았지만 개신교는 이를 예배용으로 채택하지 않았다. 이후에 1993년 원어의 뜻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우리 어법에 맞게 번역한 '성경전서 표준새번역'과 2001년 이를 새롭게 개정한 '성경전서 표준새번역 개정판', 2004년 이를 개칭한 '성경전서 새번역'을 내놓았지만 이번에도 예배용 성경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대한성서공회는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을 번역해 한국교회 앞에 내놓았으며 조만간 구약 번역본도 내놓을 예정이다.

기독교인들이 자주하는 질문이 있다. 이미 여러 번역본들이 나와 있는데 또다시 새로운 번역 성경이 필요한가? 최근 한국신학학회가 '성서번역의 현실과 이상'을 주제로 정기학술대회를 열고 '새한글성경'을 중심으로 연구한 결과를 내놓으며 이와 같은 질문에 답을 했다. 이날 ''새한글성경'의 번역 배경과 주요 특징'을 주제로 기조발제한 이두희 부총무(대한성서공회 번역담당)는 '새한글성경'을 번역하게 된 계기와 배경, 그리고 번역 원칙과 특징 등을 소개하면서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 나갔다.

우선, 그는 새로운 번역 성경이 필요한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했다. 첫 번째 이유로 '언어의 변화'를 언급했다. "맞춤법도 제정되지 않았던 1911년에 나온 우리말 최초의 완역 성경인 '성경전서'를 오늘의 독자들에게 주고 읽어보게 한다고 생각해 보라"고 말을 꺼낸 그는 "언어 변화에 맞춰 새롭게 성경을 번역하거나 기존 성경을 개정해 주지 않는다면 성경은 더 이상 이해될 수 없는 책이 되고 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두번째 이유로 '성서학의 발전'을 언급했다. "성경을 정확하게 번역하기 위해선 번역 대본이 될 믿을 만한 원문이 있어야 하고 그 원문에 사용된 언어와 그 원문의 역사적, 문학적, 신학적 배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말한 그는 "새로운 사본의 발견과 언어학의 발전, 새로운 주석 방법의 적용 등을 통해 성경에 대한 우리의 이해도 날로 새로워지고 있기 때문에 번역이 필요하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이어 그는 '새한글성경' 번역의 세부 지침으로 세가지를 언급했다. 첫째, 디지털 매체에 익숙한 세대가 주 독자층이고, 둘째, 디지털 매체를 통해 독서 습관을 형성한 사람들이 읽기 쉽게 번역했으며, 셋째, 한 문장이 16어절 50글자 이내의 짧은 문장이 되도록 번역한 것 등이다. 특히 그는 "'새한글성경' 번역본은 한국교회 예배용 성경의 번역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킨다"는 점을 분명히 강조했다. 참고로 번역 대본은 슈투트가르트 히브리어 구약성서 최신판, 히브리어 구약성서 제5판, 히브리대학교 성서(구약), 세계성서공회연합회의 그리스어 신약성서, 네스틀레 알란트의 그리스어 신약성서, 큰 비평판 그리스어 신약성서(신약) 등을 참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새한글성경'의 중요한 특징을 세가지 설명했다. 첫째, 다매체 시대의 우리말 사용자를 고려해 짧은 문장과 순차적 번역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사례로 로마서 1장 1절을 언급했다.

둘째, 최신 원문을 바탕으로 번역했다는 점을 꼽았다. 그리고 원문의 어원, 접두어, 시제를 최대한 살린 번역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사례로 마가복음 2장 3절과 마태복음 1장 1절을 예로 제시했다.

셋째, 높임법과 입말체의 반영과 외래어 표기의 개선, 장애인과 질병 관련 용어 개선 등 우리말 어법에 맞는 번역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높임법과 입말체의 반영 사례로 디모데전서 1장 1~2절을 언급했다. "바울이네. 그리스도 예수님의 사도라네. 우리 구원자 하나님과 우리 희망 그리스도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사도가 되었지. 디모데에게, 곧 믿음 안에서 나의 참된 아들인 그대에게 이 편지를 보내네. 은혜, 한결같은 사랑, 평화가 하나님 아버지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님으로부터 내리기를 비네!"

외래어 표기의 개선 사례로 이집트(애굽), 티레(두로), 아테네(아덴), 마케도니아(마케도냐), 시리아(수리아), 아폴로(아볼로), 필립(빌립), 토마스(도마) 등을 소개했다. 또한 장애인과 질병 관련 용어 개선의 사례로 마태복음 15장 30~31절 사례로 언급했다.

기조발제를 마무리하면서 그는 성서 번역의 두 흐름인 '형식 일치를 추구하는 번역'과 '내용 일치를 추구하는 번역'을 모두 만족시키는 번역이 '새한글성경'이라는 결론을 끌어냈다. 그는 "성경이 원문에 더 가깝게 번역됐다는 평가로 인해 형식 일치가 추구하는 번역의 목표를 달성했고 기존의 성경에 비해 쉽게 읽히고 이해가 잘된다는 평가로 인해 내용 일치 번역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했다"며 '새한글성경 신약과 시편' 번역 성경의 의의를 밝혔다.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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