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예배 선호 현상이 주는 근본적 질문

온라인예배 선호 현상이 주는 근본적 질문

[ 기자수첩 ]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2년 05월 31일(화) 09:55
한국교회는 지난 2년 반여의 코로나19 기간 동안 무엇을 배웠을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가 지난 5월25일 발표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조사' 결과 발표에서 코로나로 인한 한국교회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질문에 목회자들은 '대면 예배의 소중함 경험'을 가장 긍정적인 변화로 꼽았고(1+2순위 기준), 그 다음으로 '성도 간 교제에 대한 소중함 경험'을 두 번째로 꼽았다.

코로나 초기 교회당에서 예배 드릴 수 없는 상황은 교인들에게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대면예배가 막혀 있다가 부분적으로 허용됐을 때 연로한 노년층들은 눈물을 흘리며 교회를 찾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접촉이 감염의 원인이 된 탓에 만남을 가질 수 없었던 교인들은 흔하게 손잡고, 차 한잔 마시던 친교와 교제가 삶 속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처음에는 생소하던 온라인 예배가 일상이 되면서 교인들의 의식도 변했다. 온라인예배는 대면예배를 할 수 없는 교인들을 위한 대안에 불과했으나 이제는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요소로 자리잡게 됐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온라인 예배자들은 '바로 현장 예배에 참석하겠다'는 답변은 28.3%에 불과했다. 온라인예배 중계 중단시에는 아예 교회를 옮기겠다는 응답도 상당수 있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한국교회는 온라인 예배에 대한 신학적 연구를 계속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한국교회가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를 묻는 질문에는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이 57.6%(1+2순위 기준)로 가장 많이 꼽혔다. 온라인 예배의 활성화로 예배의 본질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인식이 높은 것이다.

온라인 예배 선호 상황에는 여러 사회학적·심리적 함의가 얽혀있다. 교인들은 코로나 기간 동안 온라인 예배를 통해 편리함이라는 달콤함을 맛봤다. '이게 진정한 예배라 할 수 있는가'라는 초기의 근본적인 질문과 그로 인한 께름직함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무뎌졌다. 반복적인 행위와 시간은 관성을 만드는 법이다.

그렇다고 온라인 예배에 대한 선호 현상에 대해 진정한 예배에 대한 고민 없음으로 치부하기에는 여러 복잡한 층위들이 있다. 현대인들은 그만큼 주중에 지쳐 있으며, 교회에 출석함으로서 파생되는 교회 봉사, 행사 및 프로그램 참여 등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 주일날 교회에 직접 가서 예배 드리는 번거로움을 감수 할만 한 의미를 현대인들이 교회 출석에서 찾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제대로 된 예배에 대한 열망과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은 친교의 열망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예배를 선호하는 이들이 왜 이러한 선호를 유지하게 됐는지에 대한 냉철한 성찰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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