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이 남긴 아이들의 신앙습관

팬데믹이 남긴 아이들의 신앙습관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2년 05월 23일(월) 16:08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침체된 교회학교 회복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올해 여름성경학교 준비는 이미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간 분위기다.

지난 19~20일 여주시에서 열린 기독교교육 여름 지도자 세미나에는 팬더믹 이전보다 많은 220여 명이 참석했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지난해엔 부득이 온라인으로 세미나를 열었지만, 실습이 대부분이다 보니 교육에 어려움이 있었다.

지난해는 교재를 학생 가정에 보내 부모 지도 아래 성경학교를 진행한 경우도 많았는데, 상황이 그렇다 보니 교재에 수록된 만들기나 활동은 쉬운 것으로만 구성됐다. 반면 올해는 교재에 담긴 내용은 물론이고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도 높아졌다.

이번 회기 교육 주제는 총회 주제와 동일한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다. '다음세대도 복음, 교회, 세상의 관계를 이해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일에 동참해야 한다'는 것이 총회의 입장이다.

이번 지도자 세미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노회 성경학교 강습회가 시작되는데, 교회학교 연합회별 집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노회가 대면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팬데믹 이전 방식을 채택했다. 이날 모인 교사들은 "몇 년 간 모임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여전히 대면이 편하고 익숙하다"고 말했다. 교사에 따라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수십 년 동안 대면 모임을 통해 여름성경학교를 준비했기에 "이제야 제자리를 되찾은 기분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문제는 '교사의 시간과 아이들의 시간이 다르다'는 점이다. 대면 모임이 축소됐던 지난 3년은 일부 아이들이 새로운 인식을 갖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일부 아이들에겐 집에서 예배드리거나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전혀 어색하지 않다.

이번 세미나에선 '어릴적 신앙 생활은 습관'이라는 말이 공감을 얻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지금 각 교회의 교회학교들은 '다시 올바른 습관을 갖게 해야 한다'는 쉽지 않은 과제를 안게 됐다. 여러 교사들이 대면 중심의 새로운 습관이 형성되려면 다시 3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3년을 버텼지만 3년을 더 버텨야 하는 것이 교회학교의 현상황이다. 어른은 자연스럽게 이전으로 돌아가겠지만, 아이들은 돌아갈 곳이 없다. 팬데믹 이후 교회학교에 대한 장기간의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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