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렘만큼 거룩한 책임의 무게

설렘만큼 거룩한 책임의 무게

[ 기자수첩 ]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2년 05월 03일(화) 22:08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교회도 새로운 변화를 맞이한 것 같다.

지난 주일, 인근에 위치한 대형교회 앞 도로가 교통체증으로 꽉 막혀있었다. 알고보니 교회 주차장을 들고나는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일시적으로 마비가 된 모양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이후 2년 1개월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면 해제했다. 지난 2일부터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사라졌다.

당연히 교회도 인원제한이 사라지고 예배는 '자유케'됐다. 대부분의 교회가 그동안 중단됐거나 온라인으로 드렸던 수요 저녁예배와 금요 철야예배를 현장예배로 전환하고, 축소했던 대예배도 부활시키고 있는 추세다. 성경공부와 구역소모임, 선교와 행사 등도 활기를 찾고있고 실내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교회 내 카페도 오랫만에 문을 열었다.

5월의 첫 주, 현장예배의 설레임은 온 성도를 가슴설레게 한 것 같다.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실시한 개신교인의 코로나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교회에 제대로 못가는 답답한 마음에 코로나 종식 후 예전과 동일하게 주일 현장 예배에 출석하겠다'는 응답이 무려 78%로 나타났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 처음 카페 봉사에 참여했다"는 A교회의 한 성도는 "이제 세상 눈치 보지않고 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고, 성도님들과 교제도 나눌 수 있게 됐다"면서 "이런 상황이 꿈 같다"고 말했다. "유아세례식이 3년 만에 비대면으로 열렸다"는 또 다른 성도는 "세례를 받는 아이들의 작은 행동 하나 하나도 소중하게 느껴졌다"면서 "도대체 이게 얼마만이냐. 함께 한다는 것이 이렇게 큰 감동일 줄은 몰랐다"고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안다. 코로나19 이후 교회는 코로나19에 흔들리고 휘둘리며 수차례 경로를 이탈했다는 것을. 덕분에 사회적 신뢰도는 무너지고 이미지는 추락했다.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무너진' 예배 회복, 교회 회복, 신앙 회복… . 어느 통계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한번도 교회에 나오지 않은 교인이 전체 교인의 20%정도라고 분석한 적이 있다. 그들이 온라인으로 갔는지, 아예 교회를 벗어났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오늘의 커다란 설레임만큼 거룩한 책임감이 엄습해오는 이유 아닐까.
최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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