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가 바라보는 불공정한 우리 사회, 담론을 담다!

MZ 세대가 바라보는 불공정한 우리 사회, 담론을 담다!

[ 3월특집 ] 이 땅에서 보호 받아야 할 것들-3 경제적으로 소외된 자(상대적 빈곤, 청년)

이숙영 원장
2022년 03월 16일(수) 08:03
이숙영 원장 / 마포애란원
'MZ세대'는 2030 청년층을 지칭하는 신조어이다. 그들은 정보에 민감하고 다양한 호기심과 디지털 환경에 친숙하다. 새로운 자극에 반응하고 이색적인 것을 추구하며 신속한 의사결정과 간명성을 추구한다. 그들은 학연, 지연 그리고 혈연중심의 이전 기성세대가 중요하게 여겼던 인간관계망을 거부하고 대신 개인이 선호하는 사고, 취미, 필요에 의한 연대, 동질적 문화 교류를 선호하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소통방식을 선호한다. MZ세대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일상의 흥미와 재미를 선도하고 주도적으로 문화를 소비한다. 이 때문에 MZ세대는 일상의 소소하고 현재 보여지고 느껴진 개인의 행복감에 반응하며 집단이나 조직보다는 개인의 가치와 신념을 우선하기에 자신들의 취향과 의견을 존중하지 않거나 사적 시·공간의 영역에 타인이나 조직의 관여되는 상황을 '불공정하고 불통의 사회'라고 규정한다.

공정과 소통은 매번 선거철마다 우리 사회의 청년층이 꼽는 대표적 희망 주제어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청년들에게 우리사회는 아직 불공정하고 소통이 잘 안되는 사회로 인식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 정치계에서는 2030 청년세대의 표심을 붙잡고자 선심성 포퓰리즘 공약을 확산해 왔다. 물론 이번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다면 현재 대한민국에서의 2030 청년들이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회적 이슈는 무엇일까? 바로 부모찬스일 것이다. 한 개인의 노력과 과정에 대한 열정이 정당한 성과로 인정받을 수 없고 사회경제적 자본의 차이로 태어나는 순간 이미 결정이 돼 서로 다른 출발선으로 개인의 노력이 정당하게 인정받고 보상받을 수 없는 사회를 우리는 불공정한 사회라고 말한다.

경제는 눈부시게 발전하고 문명은 한 치 앞을 예측할 수 없을 만큼 발전하였지만 청년들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고 경쟁사회에서 낙오될까 불안해 한다. 더욱이 코로나19는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악영향을 미쳤고 사회 진입을 앞둔 청년층에게 연애, 결혼, 출산 모두를 포기한 3포 세대가 되었다. 게다가 이제 취업은 물론 내집마련, 인간관계, 청년의 상징인 꿈과 희망마저 포기하고 현실에 계속 포기되는 상황으로일명 'N포 세대'가 되었다. 경기불황과 코로나 시대의 후유증은 정상교육이 무너지고 공교육이 더 이상 유명무실해졌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차이에 따른 소득의 양극화 현상은 저소득층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더 하고 있다. 부모의 풍족한 지원으로 사교육을 통한 스펙관리 대신 코로나로 인해 자영자들의 몰락과 더불어 학비와 생존을 위한 생활비 부담까지 저소득 청년층들의 이중고는 날로 심각해 지고 있다. 정작 사회초년생으로 진출해야 할 시점에 경쟁력의 상실과 비정규직 임시 노동자로 전락한 저소득층 청년들의 현실은 사회 진입도하기 전에 신용불량자가 되기도 한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무망감에 고통받으며 냉소적이고 개인주의로 변한 2030 MZ세대에 대해서 그들의 세대의 특성이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MZ세대가 제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양분의 토대가 돼 주질 못했고 풍족하게 누리지 못한 우리의 한을 참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채 그저 우리 때 보다 풍족한 물질적 풍요와 아낌없는 지원에 감사할 줄 모르는 세대라고 섣부르게 정죄하지 않았을까? MZ세대가 역동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하지 못하고 그들의 노쇠한 부모에게 의지하여 구직활동을 포기하고 무기력한 세대로 전락할 수 밖에 없었던 이 시대의 중심에 우리가 있지는 않았는지 반추해 볼 일이다. 결국 MZ세대와 함께 공유하고 추구해야 할 사회적 합의된 가치 상호 다른 시선으로 가치 충돌돼 불통의 시대를 우리는 겪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것은 역사 이래 어느 사회나 불문하고 중요한 사회의 미덕이었고 책임이었다. 일찍이 성경에서도 부모가 없는 어린 아이와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엄마 그리고 기본 토대가 없는 사회적 나그네를 먼저 돌봄의 대상으로 언급하고 있다. 출22:22~24 '너는 과부나 고아를 해롭게 하지 말라 네가 만일 그들을 해롭게 하므로 그들이 내게 부르짖으면 내가 반드시 그 부르짖음을 들으리라 나의 노가 맹렬하므로 내가 칼로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의 아내는 과부가 되고 너희 자녀는 고아가 되리라' 하나님은 우리들에게 우리 사회의 약자들에 대한 돌봄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하고 준엄하게 강조하고 계신다.

필자는 현재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인 미혼모기본생활시설에서 일을 하고 있다. 내가 만나는 클라이언트들의 대부분은 가족기능이 단절되었거나 취약한 저소득층 MZ세대의 여성들이다. 비록 이들은 준비안된 임신으로 시설에 입소하였지만 생명존중, 모성보호라는 원칙하에 당당히 출산을 선택하였고 협소한 시설공간에서 복합 다양한 문제를 안은 채 초보엄마로서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고 있다. 옛말에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 못 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국가는 일차적으로 사회적 약자를 우선하여 돌볼 책임이 있다. 비록 고도성장으로 나라 경제는 부강해졌지만 우리나라는 이미 OECD 가입국가 중 가장 초저출산국이 되었다. 출산장려정책은 국가의 성장과 국가 존립에 직결된다. 이를 알기에 우리나라도 미국의 케네디 정부의 사회적 약자 보호정책이었던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처럼 사회경제적 조건의 불평등으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청년층을 겨냥하여 다양한 청년고용창출지원과 출산장려지원 정책을 확대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절실한 욕구를 지닌 청년들의 목소리와 현장의 실무자들의 의견과 욕구가 반영된 정책이 아닌 탁상행정에 급급한 퍼플리즘 공약으로 단기 성과중심의 수 많은 정책들이 선택과 집중되지 못한 채 방대한 예산소모와 부처 간의 이해충돌로 비효율적이고 산만한 청년지원정책이라는 비판이 따르고 있다.

청년층은 그 나라의 희망 세대이다. 우리 부모세대가 비록 경제적 풍요로움을 부족했지만 참 어른으로서 가치와 신뢰로 끝없이 믿어주고 마음과 정성으로 이끌어 준 것처럼 우리 세대도 다음 세대로 이어갈 청년들에게 신뢰와 응원으로 그들의 열정과 꿈이 순기능을 하여 펼쳐질 수 있도록 마중물의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가난한 청년들의 꿈과 희망이 대한민국에서 응원되고 젊은이들의 패기와 열정이 노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제 우리는 준비해야 한다. 또한 역사와 전통에서 우리가 관행적인 옛것으로 고루하게 평가돼 논란으로 사라진 제도라 하더라도 개천에서 용이 승천할 수 있는 그 누구에게나 열린 기회를 주어야 한다. 비록 과거로의 회귀도 과감히 재생할 용기와 실패한 프로젝트도 시대에 보완하여 재창조할 용기도 필요할 것이다. 2030 MZ 청년세대 역시 세대를 이어 온 전통과 역사를 존중하고 선배 세대에 대한 맹목적 불신과 경계가 아닌 함께 이 시대를 동반하는 선배의 경륜에 의한 통찰적 해안을 겸손히 수용하는 모습이 더 큰 성장의 자산이 될 것이다.

이숙영 원장 / 마포애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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