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 시대, 교회 승리의 길은 '본질 회복'

바이러스 시대, 교회 승리의 길은 '본질 회복'

[ 연중기획 ] 'V' (完) 결산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12월 22일(수) 18:10
우리는 지난 2년간 바이러스(Virus)의 시대를 살아왔다. 2019년 12월 전세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후 우리는 코로나 없는 세상을 희망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는 연신 변종을 만들어내며 우리의 일상을 빼앗고 있다. 코로나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우리는 더욱 더 강렬하게 코로나 극복을 원하고 있다.

'V기획'은 영어 알파벳 'V'로 시작하는 단어를 키워드로 삼아 매월 하나씩 그 키워드로 기사를 풀어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21년 26개의 알파벳 중 'V'를 선정한 이유는 우리가 'virus(바이러스)'의 시대를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기획을 위해 기자들이 머리를 짜낼 때만 해도 교회는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지 못하는 등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보이지 않는 적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미증유의 어려움을 극복해 '승리의 V'를 그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이 기획은 시작됐다.

기획의 첫 단어는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승리하자는 의미에서 'Virus-Victory'였다. 첫번째 기획에서 교회가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비결로 '교회다움의 회복'을 꼽았다. 지난해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와 지난해 8월 예장 합동의 설문조사는 코로나19 이후 목회 중점사항으로 두어야 할 항목으로 '성도 간 교제 및 공동체성 강화', 설교력 강화, 예식과 예전 강화, 교회 공공성 및 지역사회 섬김이라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또한, '개신교가 코로나19 이후 개신교가 사회를 위해 가장 힘써야 할 것'에 대한 질문에는 '윤리와 도덕 실천 운동', '사회적 약자/구제/봉사', '인권, 약자 보호' 등 사회운동이 꼽혔다는 사실을 기획을 통해 재확인했다.

둥지교회 코로나 전후 비교
두 번째 주제는 'vague(희미한, 모호한)'였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에 대해 우리는 아직까지도 각종 예측이 분분하다. 본보는 앞이 보이지 않는 '모호한(vague)' 때일수록 교회가 본질에 충실한 가운데 세상의 길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고, 약자와 고통 받는 자를 돌보며, 섬기고 나눈다면 하나님이 보여주시는 '뚜렷한(visible)', 그리고 '선명한(vivid)' 길을 걸어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연중기획 'V'의 3번째 단어는 'vulnerable(취약한, 연약한)'이었다. 이 단어는 전지구적 재난의 상황에서 특별히 더 상처받기 쉽고, 취약한 이들을 돌아보자는 의미로 선정됐다. 이 기획에서는 장애인교회인 한맹교회(권호섭 목사 시무), 우리사랑교회(김영길 목사 시무), 둥지교회(신경희 목사 시무), 평택시온성농인교회(양흥석 목사 시무)의 어려운 상황을 소개하고, 장애인복지선교협의회 회장 이계윤 목사의 인터뷰를 통해 장애인교회가 목양과 재정 둘 다 어려운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현실을 알렸다.

네 번째 단어는 '여러 가지', '각양각색', '다양성' 등의 뜻을 가진 'variety'였다. 자연과 사회 속의 교회 또한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생각들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일치를 추구해야 한다는 명제를 독자들에게 던졌다. 이 기획에서는 이념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오랜 기간 우정을 유지하고 있는 전국은퇴목사회 노(老) 목사들의 사례를 통해 이념을 넘어선 우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렸다.

연중기획 'V'가 다섯 번째로 선정한 단어는 '휴가, 휴식'을 의미하는 'vacation'이었다. 이 기획에서는 교단 목회자들에게 3박 4일의 무료 휴식을 제공하는 창성시민교회(장제한 목사 시무) '수건과 대야'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일을 위해선 쉼이 선행돼야 함을 강조했다.

그 다음 다룬 단어는 'vaccine (백신)'이었다. 올해 1월 목회데이터연구소가 발표한 '한국교회에 대한 국민 인식조사'에서 한국교회 신뢰도는 지난해 1월에 조사된 결과보다 11%나 급락했다는 결과가 보고되어 충격을 주었는데 이는 '공공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 주된 원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교회의 존재가 우리 사회에 유익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시 정부의 대면예배 금지에 대해 교계 일부에서는 부정적 언론보도에 의한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었는데 이보다는 사회를 위해 교회가 반성과 자제를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그 다음 단어는 'voice(소리)'였다. 본보는 한국교회가 위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자성의 소리와 개혁의 소리를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본보는 한국교회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민족과 사회와 이웃을 위해 자기희생의 길을 선택하며 '건강한'소리를 냈던 것을 기억하고, 이 위기의 시기에 다시 한번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Vision(비전)'이라는 단어도 다뤄졌다. 코로나19 사태 속 한국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할 주제를 묻는 질문에 개신교인 1000명 중 27.7%는 '예배의 본질에 대한 정립', 17.3%는 '교회의 공적인 사회적 역할'을 지목해 위기적 상황 속에서도 교회 본연의 역할을 가장 중요시한다는 결과를 소개했다. 또한, 총회 정책기구개혁위원회가 시대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연구한 결과로 '복음'과'치유', 그리고 '공동체'를 주요 키워드로 지목한 것에 대해서도 보도했다.

'V 기획'에서 마지막으로 다룬 단어는 'vice versa(거꾸로, 반대로, 역도 또한 같음)'다. 이 단어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나와 다른 상대방의 의견을 포용하고, 그로 인해 가질 수 있는 다양성을 돌아보자는 의미로 선정했다. 본보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분명한 장점인 신학적 포용성을 더욱 살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고, 성경중심의 복음주의적 정신과 교회 일치·연합의 에큐메니칼 정신을 함께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아직도 산적한 문제들에 둘러싸여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걸어가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한해를 마감하는 길목에서 변종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일일 감염자 수가 위기감을 느끼게 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 교회 또한 바이러스로 인해 비롯된 여러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그러나 많은 지표들은 말한다. 한국교회가 바이러스(virus)를 극복하고 믿음 안에서 승리(victory)의 길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회다움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이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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