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의 생존의 위기에서

교회학교의 생존의 위기에서

[ 12월특집 ] 2021년이 남긴 과제 4. 교회교육

김래현 목사
2021년 12월 22일(수) 16:20
2021년 현재 한국 교회 교회학교는 다음 세대 인구 감소와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1970~80년대 폭발적 부흥성장기 때의 한국교회의 연령별 구조는 피라미드형이었지만 이제는 학생 수의 감소로 역 피라미드형이 되었다. 교회에서 노인 연령층이 많아지는 반면 아이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지난 10년간 교회학교 학생 수의 통계를 살펴보면 전 부서에서 급감했으며, 특히 소년부와 중고등부 학생이 감소했다. 많은 변화에 직면하고 있는 교회학교의 실태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막연한 두려움은 불안감을 증폭시켜서 변화에 소극적이 되게 한다.

교회학교 교육현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서울강동노회에서는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하여 2021년 7~8월 노회소속 160개 교회 담임목사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를 실시했는데 그 중에 130개 교회 담임목사가 응답했다. 그 결과 교회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교회는 60.8%(총회 조사 64.8%)로 조사되었다. 출석교인 50명을 기준으로 51명 이상의 교회는 100% 교회학교를 운영했고, 그 미만은 34.6%만 운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교회의 70%가 각 단위별로 학생수가 5명 미만이었다. 즉 예전처럼 학년별 분반공부나 학생들 상호간의 역동이 일어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전도에 의하여 교회학교가 성장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안산제일교회(허요환 목사 시무)가 실시한 "크리스천 중고생의 신앙생활에 관한 조사"(한국기독공보 2021년 6월 20일)에 따르면 '교회를 처음 나온 시기'를 묻는 질문에 모태신앙이 60.4%이며, 중학교 이전에 교회에 나가기 시작한 비율이 94.6%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기독교가 이미 가족종교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교회의 연령별 분포에 따라 학부모들이 있는 교회는 교회학교를 운영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장년신자가 많이 출석해도 교회학교 학생 수가 적은 것이 현실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예배가 장기화되면서 중대형교회 일부에서는 줌이나 유튜브와 같은 비 대면 예배 방식과 메타버스를 사용하여 가상현실 속에서 교회학교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그러나 작은 교회는 인적자원 및 역량의 부족으로 온라인 방식의 예배와 성경공부를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대가 바뀌고, 상황이 달라졌다면 이에 따른 대책과 방향성을 수정하는 것이 마땅하다.

과거에는 교회학교 성장이 전도를 기반으로 이루어졌다면, 이제는 신앙의 전수를 통해 올바른 성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과거와 같은 주일 학교 시스템이 아니라 전세대가 함께하는 신앙가족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 속담에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이제는 교회학교 학생 수에 연연하기 보다는 한 명의 아이라도 신앙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대도시 교회들의 성장에는 일정부분 수많은 농어촌교회와 작은 교회의 전도를 통해 신자가 된 이들의 이동에 의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군가 씨를 뿌린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열매를 거두는 사람들도 존재하는 것이다.

총회 통계위원회가 목회데이터연구소에 의뢰하여 105회 총회에 보고한 교세 통계 자료에 따르면 본 교단은 2019년 말 현재 30명 이하 교회가 33.8%, 31~50명 교회 16.5%, 51~100명 교회 16.5%, 101~300명 교회가 19%로 전체 교회 중 50명 이하 교회는 절반가량인 50.3%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인 수가 가장 많은 교회부터 가장 적은 교회까지 순서대로 나열해서 가장 중간에 있는 교회의 교인 수를 구하는 중앙값은 2019년 현재 1개 교회당 51명이다. (한국기독공보_2020.09.14.) 서울강동노회의 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중에서 60%가 50명 미만의 교회이다. 응답하지 않은 수까지 포함시키면 이 수치는 더 상승될 것으로 추정된다.

총회가 추정하는 비율보다 실제로는 더욱 심각할 것이다. 교회학교의 어려움은 출석수의 감소를 걱정하는 중대형교회의 문제만이 아니라,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소형교회에서는 더 절박하다. 이런 교회학교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 교회의 노력과 헌신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제는 교회학교의 활성화 전략이 전도가 아닌 신앙의 전수라는 측면에서 학령기 아동을 둔 장년의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고서 단독으로 교회학교의 성장을 이룬다는 것이 참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연대와 협력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노회 안에 소속 교회의 교육담당자들의 연대와 협력을 통해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간에 정보를 원활하게 전달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중소형교회의 교회학교 활성화를 위한 팀을 구성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총회 차원에서 교육 방송국을 개설하여 예배 및 성경공부를 위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기쁜 소식이 전해진다. 이와 함께 개 교회의 독립적인 신앙의 전통을 이어가려는 노력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강동노회 내에서 출석 50명 미만의 교회에서 34.6%가 교회학교를 운영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비록 어렵고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고 믿음의 씨앗을 뿌리는 사역을 하고 있다. 비록 교회학교의 학생 수가 적지만 겨자씨 한 알이 심겨져 잘 자라면 공중의 새들이 깃들 수 있다(눅 13:19). 이스라엘 자손의 세대 중에 전쟁을 알지 못하는 세대는 다른 세대가 되었다. 우리의 다음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신앙의 전수가 시급하다.

김래현 목사 / 에덴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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