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교 위기 해결, 모두의 과제

신학교 위기 해결, 모두의 과제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11월 22일(월) 19:53
총회 신학교육부(부장:정병주)가 19일 열린 106회기 실행위원회에서 7개신학대학교구조조정위원회(위원장:박희종)가 작성한 제안서를 발전적으로 검토할 산하 위원회를 신설했다.

104회기부터 총회 임원회 별도위원회로 활동한 7개신학대학교구조조정위원회는 지난 105회 총회를 앞두고 이번 제안서를 작성했으며, 수정 보완을 거쳐 다시 106회 총회에 내놓았다.

제안서는 학령인구 감소, 한국교회의 양적 침체, 사역지 감소 등 교단 산하 신학교들이 처한 상황을 분석하는 한편, 신학대학원의 하나됨을 위한 추진 전략을 담고 있다. 3단계로 나눠진 전략은 외형적 창구 일원화를 진행하는 기반조성기, 신학대학원이 서로의 소프트웨어를 연계하고 조율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위상확립기, 각 대학의 경쟁력 강화와 특성화를 추진하는 도약조정기로 이뤄져 있으며,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학교 명칭 통일 △온라인 컨소시엄 구성 △연합 프로그램 확대 △교육과정과 교재 단일화 △시험·행정·출판 등의 공동 진행 △교육의 다양화 등을 제시했다.

교단이 신대원 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는 20년 가까이 됐지만, 사실상 구조 조정은 각 학교 재량에 맡기는 분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가 최근 산하 3개 신학대학원을 강제 통합하는 임시 조치법을 통과시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내년 2월까지 기간을 명시해, 학교들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교단이 직접 통합을 진행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내놓았다.

아무리 상황이 급박하다고 해도 많으면 120년, 적어도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대한예수교장로회 산하 신학교들을 총회 의결로 강제 통합하는 것이 최선은 아닐 것이다. 신학교육부가 검토를 시작하게 될 구조조정위원회 제안서에는 위기 극복을 위한 협의 체제 구성, 지역 노회 및 교회들과 연계 전략, 신학교들을 대회제의 중심축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도 담겨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안이 현장에 적용되고 결실을 맺기 위해선 보다 폭 넓은 대화의 장이 필요하다. 당사자인 각 학교의 이사들과 총장은 물론이고, 동문회, 재학생, 가능하다면 이해 관계에 있는 교회들의 참여도 요청된다.

가시적인 결과 없이 오랜 기간 논의만 계속하다 보니, 관련 부서들의 적극성도 상당히 저하됐다. 개혁을 강제하는 결의보다 신학교가 직면한 위기에 모두가 동참하도록 하는 결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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