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대에도 행복의 비결은 '만장일치'

온라인 시대에도 행복의 비결은 '만장일치'

[ 우리교회 ] 서울동노회 광석교회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11월 25일(목) 13:33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용두동에 위치한 서울동노회 광석교회.
가정예배 정착을 위해 진행하는 '예가(예배하는 가정) 프로젝트'.
'광석 어린이 작은 도서관' 개관식.
서울동노회 광석교회(김동찬 목사 시무)는 지하철 1호선 제기동역과 2호선 용두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어느 역에서든 3분 만 걸어가면 '행복한 광석'이라고 쓰여 있는 교회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2023년이면 서울에서 '광석'이란 이름을 쓴지 70년이 되는데, 광석은 원래 초창기 교회가 있던 북한 원산의 동네 이름이었다. 1893년 게일(James Scarth Gale) 선교사 사택에서 출발한 교회는 원산 지역 만세운동을 주도하는 등 일제에 항거하다 결국 1943년 건물을 몰수당한다. 역사의 질곡 속에 수 차례 이름이 변경됐지만, 1.4후퇴 때 피난 온 교우들이 1953년 서울에서 예배 드리며 다시 '광석'이란 이름을 사용했고, 이후 1954년 천막, 1956년 목조, 1974년 첫 벽돌 교회를 거쳐, 현재의 교회는 2010년 신축된 네 번째 건물이다.

북한 교회 시절을 포함하면 역사는 120년을 훌쩍 넘어서고, 원로·은퇴 장로는 15명, 시무장로만 13명에 달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 106회기 부회계 김진호 장로도 광석교회를 섬기고 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만, 사역은 젊다. 지난해 1월 국내에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3월 1차 대유행이 시작되던 때 교회는 즉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온라인 예배를 송출했다. 유튜브 채널이 교인들의 호응을 얻자 교회는 '광석미디어센터(KMC)'로 사역을 확장, 자체적으로 설교, 찬양, 교육, 인터뷰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기존 사역들도 빠르게 온라인으로 전환했는데, 매 학기 3~4과목으로 개설되는 '성서대학'과 전도 훈련을 제공하는 '전도클래스'를 줌 방식으로 변경했고, '대심방'은 명칭을 '온(溫)라인 대심방'으로 바꿔, 팬데믹 상황에서도 만남 가운데 형성되던 온기(溫氣)를 지켜냈다.

온라인 사역 확대로 가정의 역할이 중요해 지면서 교회는 연 2회에 걸쳐 4주 동안 가정예배 정착을 지원하는 '예가(예배하는 가정) 프로젝트'를 창안했다. 그 기간 교우들은 교회가 제작한 교재로 가정예배를 드린 후 느낀 점과 인증사진을 제출하는 데, 교회는 그 내용을 공유하고 사진은 액자로 만들어 돌려주는 방식이다. 또한 '쓰담쓰닮 성경필사 대회'를 정기적으로 진행하며 교우들의 영성 생활을 돕고 있다.

교회학교 프로그램의 경우 현장과 온라인을 병행하면서도 학생들이 온라인 참석자로 고착되는 현상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다. '광쓱배송'이란 이름으로 교사가 선물을 들고 아이들을 찾아가는 사역을 확대했고, '여름성경학교는 현장 교육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워, 개인이나 소그룹 활동을 강화한 것도 '올라인(All-line) 교회학교' 정착에 기여했다.

광석교회는 주말을 잘 활용하는 교회로도 유명하다. 지역 어린이들을 위한 주말학교 '통통(하나님과 통하고 세상과 통하는) 스쿨'은 악기, 체육, 언어, 아트, 노래, 신체활동, 독서 등 20여 강좌를 운영하며, 주민 복지에 기여하고 있다. 매주 토요일 전교인 새벽기도회를 갖는 것도 특색이다. 지역 개발로 멀리 이사한 교인들이 새벽이나 주중 모임 참석에 어려움을 겪자 교회는 온 가족이 모여 90분 동안 뜨겁게 찬양하며 예배하는 토요새벽기도회를 신설했고, 연 4회 진행되는 특별새벽기도회와 더불어 교인들의 영적 필요를 채우는 시간으로 자리 잡았다.

광석교회는 용신동주민센터와 붙어 있다.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자연스럽게 교회 옆에 관공서가 자리잡은 것이지만 마음의 거리는 훨씬 가까워졌다. 교회는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 독거노인 생일 잔치, 노인정 방문, 반찬나눔 사역 등을 감당하고 있다. 또한 매년 추수감사절엔 70개 구역이 각자 과일바구니를 준비해 주변 상가, 공공기관, 이웃들을 방문한다. 이외에도 2018년 구청과 연계해 교회 내 개관한 어린이 도서관도 주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광석교회는 민첩하고 창의적인 사역 방식을 지향하지만, 의결 만큼은 만장일치 제도를 고수한다. 이견이 있는 안건에 대해선 의결 전 당회원들이 서로 충분히 소통하고 공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수결이란 합리적 방법이 있기 때문에 외형적 만장일치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든든한 공동체가 되려면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함께 하기로 마음 먹는 만장일치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 교회의 입장이다.
만장일치를 만들기 위한 그 동안의 노력은 교회를 한마음으로 움직이게 하는 동력이 됐다. 또한 교인들의 단결력에 김동찬 목사를 비롯한 교역자들의 세심한 지원이 더해지면서 교회가 추구하는 생명 중심 사역이 활기를 얻고 있다. 교육 부서들의 명칭, 목적, 대상만 봐도 공통된 가치관과 꼼꼼함이 묻어난다. 교회는 영유아부부터 청년부까지를 해피씨앗, 해피새싹, 조이플라워, 조이트리, 드림열매, 엎드림(Up Dream) 등 세대 특성과 역할을 반영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 또한 30~40대 모임은 '아름드리(둘레가 한 아름이 넘는)3040 공동체', 70대 이상 모임은 '예쓰 갈렙학교'로 부른다. 주일예배도 1, 3부는 어르신들을 위한 전통적 예배, 2부는 중년층을 위한 현대적 예배, 4부는 청년을 위한 열린예배로 차별화하고 있다.

김동찬 목사는 "광석교회는 하나님의 말씀과 목회자의 영적 권위가 존중되는 곳"이라며, "총회 정책에 따라 온 교인이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 하려는 비전을 품고 다가오는 2022년을 준비하고 있다"고 인사했다.


차유진 기자

추수감사절 과일바구니 나눔. 70개 구역이 각자 과일바구니를 마련해 주변 상가와 공공기관 등에 전달하게 된다.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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