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전도비로 사용된 추수감사 헌금

선교·전도비로 사용된 추수감사 헌금

[ 아카이브 ]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를 선교.전도비용으로 사용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1년 11월 09일(화) 16:59
1970년 11월 14일 자 추수감사절 헌금 선교비 사용
"본 교단은 독노회를 창립하면서 선교사를 해외에 파송하였는데, 이 일이 가능하였던 것은 각 교회로부터 보내오는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를 수합한 재원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후 총회는 계속해서 전도부로 하여금 각 지교희로부터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를 수합하게 하여 타민족에게 선교하는 일을 위해 사용하였다."

한국기독공보 1992년 11월 14일 자 사설의 일부이다. 이 사설에 따르면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제61회(1976년) 총회와 제74회(1989년) 총회에서 각 지교회의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 사용범위를 결정했다. 이 감사헌금의 십일조는 총회 전도부로 보내 해외선교사업과 함께 개척교회를 위한 국내 선교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했다. 제61회 총회를 폐회하고 전도부 총무 이의호 목사는 시론에서 "이번 추수감사절을 기하여 전국교회 및 기관에서 실시하는 추수감사헌금의 10의 1조를 총회전도부가 관장하여 그중에 50%의 금액으로 '개척기금'을 정립하고저 하는 방안을 수립한 것이다"(1976년 10월 16일 자)라고 밝혔다.

이렇듯 대한예수교장로회는 해외선교와 국내선교를 위해 각 교회의 추수감사절 헌금을 선교와 전도를 위해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현재까지 교회들이 추수감사절 헌금을 이웃과 나누는 데에 사용하고 있다.

한국기독공보 아카이브에서 '감사절 헌금'을 검색어로 입력해서 검색한 결과는 1000건이 넘는 엄청난 양의 기사가 검색됐다. 그리고 두 단어에 '전도부'를 포함해서 검색한 결과 90건이 검색됐다. 교회 혹은 개인이 추수감사절에 맞춰서 선교지 지원과 어려운 교회, 이웃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기탁한 내용부터, 총회 정책에 따른 추수감사절 헌금의 사용 내용 등이 기사화 됐다.

아카이브를 통해 검색한 결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의 추수감사절 헌금 사용은 61회 총회 이전부터 선교비로 지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63년 감사절을 앞두고 총회장 강신명 목사는 예장 총회는 총회가 출범할 당시부터 감사절 헌금을 선교비로 지출해 왔음을 설명한다. '감사절을 맞이하면서'라는 제목을 원고에서 강 총회장은 "우리 교회는 一九一二년 九월 一일 총회가 처음으로 조직되던 때 복음을 전하여 준 모든 교회에 대하여 감사하는 동시에 이 거저주신 복음을 거저 받았으니 우리도 이 복음을 다른 민족에게 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산동에 선교사를 파송하기로 결정하는 동시에 전국교회가 추수 감사연보를 하여 전액을 선교비로 보내기로 결정을 보았던 것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산동과 만주 선교, 태국 선교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면서 추수감사절 헌금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선교사 출신인 방지일 목사(증경총회장, 전도부장)도 '感謝節(감사절)과 宣敎費(선교비)-세계宣敎(선교)를 위한 감사절 獻金(헌금)의 새인식 가지게 하자'는 제목의 1973년 11월 10일 자에 게재된 원고에서 감사절 헌금을 선교비로 사용하는 내용을 설명하며 참여를 촉구했다. 방 목사는 "우리 총회는 1912년 창립하면서 외국 선교를 시작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 각 교회 예산에 감사헌금이 경상비로 드는이만큼 각교회에서 다 보낼 수 없음이 감안되어 총회로서도 그 몇분의 하나라도 하다가 근자에 10분의 1을 보내자는 결정을 내리게 된 것이다"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추구감사절 헌금의 선교비 사용에 대해 한국기독공보 아카이브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1962년 11월 19일 자 '감사절 헌금으로 태국선교사업 더욱 빛내게 하자'라는 제목의 기사이다. 총회 전도부발 이 기사는 총회 50주년 희년을 맞이하여 국내 교회를 통한 전도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결의 내용과 함께 전국교회는 감사절 헌금의 십일조를 전도부에 보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이 기사는 추수감사주일에 태국선교사업을 위해 특별히 기도해 줄 것과 추수감사주일 헌금 중 십일조는 태국선교사업을 위하여 총회 전도부로 부낼 것을 요청했다.

선교와 전도, 그리고 교회 개척기금으로 추수감사절 헌금을 사용할 것을 강조한 총회는 교세 배가운동인 만사운동을 전개하면서 추수감사절 헌금 10분의 1을 교회 개척을 위해 사용할 것을 제안한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교세 배가운동으로 '1만교회 4백만신도운동(만사운동)'을 제77회(1992년) 총회에서 결의했다. 그해에 총회 전도부는 성공적인 만사운동을 위한 기금마련으로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를 총회로 보내 줄 것을 요청한다.

본보는 이같은 내용은 담은 기사를 1992년 11월 7일자 신문에 '추수감사절 헌금 어떻게 쓰이나'라는 제목으로 기획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총회 전도부가 제76회 총회 결의에 따라 전도부가 수합하여 전도비로 사용해 오던 광복주일 헌금을 해외선교비로 사용키로 했으며, 전도부가 수합한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는 지속해서 국내 선교비로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헌금은 1984년에 5083만원 선이었으며, 매년 비슷한 수준에서 모금되어 오다가 만사운동이 시작된 1992년에는 6541만원까지 모금됐다. 그러나 매년 헌금에 참여하는 교회수는 줄어든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이 기사는 추수감사절을 우리나라에서 지키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있어 이해를 도왔다. "… 한국교회의 추수감사절도 미국교회의 영향으로 시작되지만 한국교회는 수동적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뿐 아니라 이를 한국 실정에 맞게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한국교회 최초의 추수감사절은 1904년 제4회 조선예수교 장로회 선교사 공의회에서 서경조 장로의 제의에 따라 결정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월 10일을 기해 장로교 단독으로 지키기로 하고, 감리교 등 타교단 선교부와 협의하여 적합한 날짜를 정하여 온 교회가 함께 지키기로 했다. 그후 1914년 각 교파 선교부와 협의하여 11월 셋째주일 지난 첫 수요일을 추수감사절로 정했다. 이날 온 교인들이 모여 예배를 드리고 헌금은 총회 전도국(당시)으로 보내어 전도사업 특히 해외선교에 사용토록 했다. 수요일에 지켰던 추수감사절은 후에 주일로 변경되어 11월 셋째 주일에 지켜지고 있다."

그런데 전도활동을 위해 사용하기로 한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 모금활동은 시간이 지나면서 흐지부지하고 끝난다. 1997년 12월 13일 자와 1998년 7월 25일 자 신문의 '보발꾼'이라는 가십 코너에 1억원 모금 목표에 모금 총액이 170만원(11월 현재)에 불과하고, 6개 교회(1998년 7월 현재) 뿐이라고 고발했다.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 모금 활동과 관련된 기사는 1998년 11월 14일에 예장 총회 전도부가 전국 59개 노회와 6100여 교회에 공문을 발송한 것을 끝으로 더 이상 기사가 이어지지 않는다. 이후 총회 기구개혁의 정신인 '정책총회 사업노회'에 따라 사업을 노회로 이관하고, 총회 재정통일이 결의되면서 부서별로 개별적인 모금을 할 수 없게 된 영향도 있지만, 교회들의 무관심과 함께 지역사회에서의 교회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추수감사절 헌금으로 나눔의 실천, 교회 자체 경상비 증가에 따른 지출 증가 등으로 총회 차원에서 진행된 추수감사절 헌금의 십일조 모금 활동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박만서 기자

1976년 11월 13일 자 추수감사절 헌금 모금에 참여를 요청하는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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