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귀국한 선교사에게 중고차를 선물합니다

일시 귀국한 선교사에게 중고차를 선물합니다

[ 아름다운세상 ] 선교사 차량 지원 사역, 양민호 전도사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21년 11월 09일(화) 10:57
양 전도사가 28번째로 차량을 전달한 이상노 선교사.
귀국한 선교사에게 가장 필요한 것 … 자동차와 집
크라우드 펀딩으로 후원금 모아 중고차 무상 기증
출국시 자동차 점검·수리 후, 다음 선교사에게 전달
200만원으로 중고차 1대 후원 가능 … 교회 차원 관심 필요
"하나님이 선교사님께 주시는 선물, 저는 심부름만 할 뿐"



코로나19로 귀국하는 선교사가 늘고 있다. 고국의 따스한 정서를 느끼기도 전에 선교사는 걱정거리가 태산이다. 한국에 들어온 선교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집과 이동수단인 자동차다.

일시 귀국한 선교사는 짧은 기간 체류하기 때문에 자동차 구입하기가 부담스럽다. 자연스레 중고차로 시선을 돌리게 되는데, 막상 중고차를 구하려고 하니 막막하다. 허위매물도 있고 자동차의 상태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동차를 좋아하고 찬양으로 선교사를 돕던 양민호 전도사(함께하는교회)의 새로운 사역이 시작됐다. 개인 페이스북으로 후원금을 모아 선교사들에게 중고차를 무료로 제공한다.

중고차를 받은 선교사가 깨끗하게 차를 사용하고 반납하면, 자동차는 다음 선교사에게 전달된다. 지난해 6월부터 양민호 전도사와 후원자들이 차를 한 대씩 기증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현재 스무 대의 자동차가 운행 중이며, 서른 명의 선교사가 도움을 받았다.

선교사에게 안전한 중고차 한 대를 전하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200여 만원. 양 전도사의 발품과 카센터 동역자의 보이지 않는 헌신으로 비용을 최대한 줄였다. 20대 초반 중고차를 소개하는 일을 했던 양 전도사가 중고차를 전국적으로 찾고, 대신카센타 이예녹 안수집사(광주 신안교회)의 도움을 받아 함께 수리한다.

선교사 차량 지원 사역은 코로나19로 양 전도사의 사역이 중단되면서 시작됐다. 본인을 '순회찬양사역자'로 소개한 양 전도사는 1998년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다음세대와 작은교회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찬양집회'를 자비량으로 섬겨왔다. 2010년부터는 아시아와 아프리카를 순회하며 집회와 레슨을 통해 선교사들과 현지인 목회자를 도왔다.

코로나19로 해외 순회를 멈추고 국내에 머물면서 양 전도사는 선교사를 도울 수 있는 일을 고민하며 기도하고 있었다. 국내에 들어와 차량이 필요한 멕시코 선교사에게 우연히 자신의 차량을 선물하면서, 선교사 차량 지원 사역이 시작됐다.

"멕시코 선교사님에게 중고차를 알아봐 달라고 연락이 왔어요. 얘기를 들어 보니까 선교사님이 구입할 여력이 안 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 차를 드렸어요. 저보다 선교사님이 쓰시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차를 드리고 난 뒤에 마음이 너무나 즐거운 거예요. 그때 기도제목이 생각났죠. 아 하나님, 지금 선교사님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이 이것인가요?"

자동차를 좋아하는 양 전도사는 선교사 차량 지원 사역이 코로나19 상황에 할 수 있는 사역이라 여겼다. 그리고 페이스북에 선교사님의 차를 위해 200만원을 후원하거나 기증해달라고 후원 요청 글을 업로드했다. 그날 오후에 바로 계좌에 200만원이 들어왔다.

"광주 모 교회 집사님께서 1년 동안 선교사님을 돕기 위해 5만원 씩 모으셨대요. 돈이 딱 200만원이 된 그날, 페이스북에서 제 글을 보신 것이죠. 그리고 바로 이체해주셨어요. 그 200만원으로 2호 차량이 생겼고, 그 차를 터키 선교사님께 전달했습니다."

이같은 과정으로 양민호 전도사의 페이스북을 통해 선교사 차량 지원 사역이 2년째 이어졌다. 신뢰도가 쌓이고 주변에 알려지면서 선교사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크라우드 펀딩의 형태로 개인들의 후원, 아내 서장현 목사와 지난 3월 개척한 함께하는교회의 후원, 그리고 몇몇 개척교회의 후원만으론 재정이 부족한 상태다.

선교사 차량 지원 사역을 위해 양 전도사는 교회 차원의 관심을 요청했다. 그는 "코로나 시대 개인적으로 200만원은 부담되는데, 교회가 선교사역의 일환으로 동행해주시면 좋겠다"라며, "교회의 이름으로 전달하고, 선교사님과 그 교회가 인연이 되어 연결되면 더 기쁘겠다"라고 말했다.

중고차를 찾으며 딜러들과 협상하고, 자동차를 전달하러 장거리 운전을 하다 보면 양 전도사는 몸에 부담을 느낀다. 2016년 급성 심근경색을 시작으로 현재 심장 3분의 1 이상이 괴사된 상태인 양 전도사는 감사함으로 선교사들을 돕고 있다.

"사실 언제 죽을지 모릅니다. 심정지가 오면 죽어요. 이 사역을 통해 아직 육신이 움직일 수 있다는 감사가 끊이지 않아요. 제가 할 줄 알고, 좋아하는 것을 하게 하시니까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기가 막히게 차를 예비해주세요. 지금까지 어떤 차 하나 문제나거나 사고난 적이 없습니다."

선교사들을 만나면서 양 전도사는 선교사들이 주변의 눈치를 보는 모습이 가장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그는 "선교사님들이 이곳 저곳에 물어보면서 눈치를 많이 보시는데, 기쁘게 중고차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라며, "중고차는 하나님이 주시는 선물이고, 저는 대신 심부름만 할 뿐"이라고 말했다.


최샘찬 기자


후원 : 302-1184-4588-41 농협(양민호)
문의 : 010-4102-9188 양민호 전도사

중고차 수리를 돕는 대신카센타 이예녹 안수집사(광주 신안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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