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통계 방식

하나님의 통계 방식

[ 기자수첩 ]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21년 11월 01일(월) 19:04
수집된 자료를 정리해 그 내용을 특징짓는 수치로 산정하여 과학적 체계에 따라 나타내는 것을 '통계'라고 한다. 좀 더 많은 것을 보여주고 그 결과를 토대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안내하며, 여론의 흐름을 파악해 문제를 진단하고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 대부분 분야에서 사용된다.

최근 2~3년 전부터 한국교회 안에도 관련된 통계 결과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선교와 목회 사역의 정책 방향 등에 대한 다양한 설문으로 불안한 미래를 예측하고, 문제 해결의 지표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과히 폭발적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교회가 눈앞에 보이는 통계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석이 잘못된 결론을 도출해내는 폐해도 상당하기 때문에 거시적인 차원과 고유한 기독교 신앙의 긍정적 가치영역을 놓치고 있어 균형과 조화가 요구된다고 분석한다.

지난 10월 26일 열린 한 교계 포럼에서는 교계 영역에서 독보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한 데이터연구소 관계자의 발표는 이 같은 우려를 낳기에 충분했다. 주최 측이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에 요구되는 반성과 성찰에 대한 의제로 삼은 '생명돌봄'과 관련해 2017~2018년 조사된 통계 사례가 등장했고, 일부 자료들은 종교계와 관련 없는 단체의 발표 내용으로 뒤섞였다.

이처럼 정책의 시의성을 놓쳤거나 다른 행사에 같은 통계가 등장하고 분석을 위한 모든 과정마저 정확히 수행하지 못했다면, 그 결과는 오히려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다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위험도도 높다. 이것이 사소한 문제라고 할지라도 한국교회 대표 목회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코로나19 이전 통계를 가지고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한다면, 그것이 가당키나 한지 의문이다.

통계는 우리의 반복될 실수를 막아주는 여전히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복음, 말씀, 기도 보다 앞서선 안 될 일이다. 그것이 미래를 예비하신 하나님의 가장 좋은 통계 방식이자 기본 '데이터'임을 늘 잊지 말자.

임성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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