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적 공동체로 향한 사회치유 시작

생태적 공동체로 향한 사회치유 시작

[ 9·10월특집 ] 106회 총회 주제해설 8. 성숙성을 통한 공적복음의 실현

안명숙 교수
2021년 10월 26일(화) 08:32
다음 세대를 위한 생태적, 사회적 성숙성의 기초

1)상호존중의 생태적인 사회 토양 만들기

생태적 역량으로서 인간중심주의를 극복하여 자연과 타인을 신비한 존재, 지혜의 존재로서 존중하는 태도를 격려하여야한다. 위계적 세대갈등을 극복하고 어린애와 노인과 저녁놀을 스승으로 여기며 존중하는 존재의 겸손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 지구상의 모든 존재들은 존재 자체로 섬김과 존중을 받을 권리의 이유가 타당한 것이다. 우리사회는 상대평가에 의해 가치를 매기는 병리적인 사회이다. 이제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로서 존중받고 귀하게 여겨지는 건강한 사회토양으로 나아가야할 필요가 있다.

2)생태적 발달단계에 따라 돌보는 신앙공동체 되기

Fisher에 의하면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생태적이고 자연과 함께하는 생애발달의 단계가 중요하다. 남보다 더 잘나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서로 존중하며 사는 생태공동체의 비전이야말로 다음세대의 웰빙을 위한 방향성이다. 이를 위해 Fisher(2002)가 제안하는 유아부터 성인기까지의 생태적인 발달 과제들은 다음과 같다.

① 유아기(생후-4,5세) :태어난 아기들은 자연을 포함한 주변의 세계와 좋은 관계를 맺으며 생을 시작해야한다. 부모는 아기를 안고 새들과 나무들에게 인사를 시켜주고 동물을 만지게 해준다. 꽃냄새를 맡게 해주고 하늘의 별들과 웃음을 나눈다. 우리를 둘러싼 지구의 친구들을 만나게 해주고 서로 알아보게 해주는 일들을 해줌으로서 아기들이 자신이 태어난 세상과 서서히 영혼으로 만날 수 있게 된다.

②아동기 (5,6세-11,12세) :아동기의 발달과제는 야생의 세계에 흠뻑 빠져서 사는 것이다. 아이들은 나무와 풀과 바위와 그 가운데 살아가는 동물들 사이를 마음껏 뛰놀면서 그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아간다. 아이들은 모든 생명이 뭔가 말한다는 것을 안다. 개구리 울음부터 바다의 파도까지, 이들이 하는 이야기들은 아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리듬을 타고 있다. 놀이몰두와 동물들과의 접촉도 이 시기의 과제가 된다.

③청소년기 :청소년기의 생태적 요구는 '생명의 존재로 새로 태어나는 것, 그리고 사회 구성원으로 어엿이 포함되는 것'이다. 즉 우주적이고 성적인 존재로서 이 사회에 '속하기(belonging)'를 원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성적인 성숙에 대해서 사회는 지지해줌으로서 성적인 능력 안에 있는 생명의 충만한 세계로 들어온 것을 축하해주고 생명에 대한 책임 있는 존재가 되었음을 일깨워주는'입문식'의 과제가 필요하다. 각 교회는 성인으로 입문하는 청소년들을 위한 따뜻한 환영과 축하의 입문식 또는 성인식을 거행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④ 성인기 :성인기 때의 생태적 요구는 다음 세대를 생태적으로 지도하고 다른 이들에게 봉사함으로서 생명을 나누어 갖는 것이다. 성인들은 기억의 창고이고 혈통의 보존가이며 치유자, 유용한 사회적 교훈의 축적자이다. 의식을 수행하는 지도자이며 젊은이들에게 입문식을 수행하면서 사회를 새롭게 활성화시키는 존재들이다. 다음세대에게 건강한 자산을 물려주기 위해서 성인 자신들 또한 생태적 성숙성과 사회적 성숙성을 개발하고 고양시켜야할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생태적, 사회적 성숙성의 구체적인 실천

1) 부모와 아이들을 돕자 :현대사회의 아이들은 생명의 흐름 안에 있다기보다는 폭행과 무시에 노출되어있다. 그 부모들은 고립되어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과도한 짐을 지고 살아가는 그 부모들과 연대하여 부모들의 자기감각을 도와주고 아이들을 돌봐주는 신앙 공동체가 되어야한다.

2) 멘토링 운동 :멘토(Mentor)는 자기보다 나이 어린 청소년을 따뜻하게 바라보며 '너는 혼자가 아냐, 너는 할 수 있어, 난 너를 믿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다. 연장자들은 청소년들을 생태적 삶으로 이끌고 지도하는 멘토링을 통해 이들이 세계안의 존재로서 자리 잡게 해야 한다.

3) 가족간의 화해, 용서, 존중을 격려하는 가족치료적 공동체 :청소년과 중년남성들은 가족 구성원 중 위기군으로 분류된다. 발달단계상 중년기의 탈진과 청소년기의 주변성 및 폭발성이 만나면서 가족위기가 급증하게 된다. 특히 중년 남성들은 자신의 고통을 외부로 표현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그 위험도가 더 높다. 따라서 중년기의 아버지들은 자신들의 위기가 가족 갈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치유를 위해 자신을 돌볼 필요성이 있다. 교회 환경이나 사회 환경에서도 중년 남성들을 위한 정서적 돌봄이나 치유적 환경이 제공될 필요가 있다.

4) 기부문화의 격려 :이웃에 대한 책임을 갖는 것이야말로 사회적 성숙이다. 생태적 공동체 의식 속에서 고통을 당하는 이웃을 위한 기부문화의 격려는 공동체 전체를 치유하고 회복시킬 수 있는 확실한 대안이 될 것이다.

5) 코로나 19로 죽은 이들에 대한 공적 애도의 필요성 :코로나19 죽음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에 대해서 따뜻한 위로와 공감적인 사회적 태도를 보여야한다. 교회는 코로나 19로 인한 사망자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애도의 표현 속에서 복음의 따뜻한 위로와 치유를 전달하여야한다. 이들을 위한 애도주일을 고려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6) 코로나 19 상황에서 자살 고위험군들에 대한 돌봄 :포스트코로나(post-corona) 시대에도 계속될 경제위기는 그 타격의 중심에 있는 소상공인들과 그 가족들의 우울증과 정신적 트라우마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특별한 돌봄이 교회적, 사회적으로 필요하다. 교회는 교회내외의 포스트코로나 자살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작업을 통해서 경제적 및 심리정서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할 것이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생태적 공동체로 향하는 사회치유가 시작될 수 있으며, 이러한 구체적 실천이 복음의 성육신화이자 공적 복음의 실천이다.



안명숙 교수(서울장신대학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