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속에서 예배 : 희년과 상생의 실천

삶속에서 예배 : 희년과 상생의 실천

[ 현장칼럼 ]

임종한 교수
2021년 10월 22일(금) 08:14
임종한 교수
이 땅에 기독교가 처음 전해진 19세기 말 그 당시도 조선에선 콜레라라고 하는 감염성질환이 유행했었다. 콜레라로 인한 급성 장염과 탈수로 죽어갈 때 그 고통이 엄청나서 그 당시는 콜레라를 '호열자'라고 불렀다. 호랑이에 살점이 찢겨나가는 것과 같은 고통을 주는 질환이라는 뜻이다. 이 당시 선교사는 백성들이 이해하기 쉽게 한글로 물과 음식을 끓여 먹고, 손을 깨끗이 씻도록 위생 수칙을 배포하고, 가족까지 버린 환자들을 돌보았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이 땅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은혜에 눈이 뜨여 교회에 나오게 되고, 기독교는 이 땅에 뿌리를 내릴 수 있었다. 소외되고 사회에서 버려진 이들조차 돌보는 섬김이 사람들의 마음의 문을 열게 한 것이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은 어떠한가?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공동체의 건강과 안전이 송두리째 위협을 받을 때에 일부 교회가 교회에서의 예배를 고집하면서, 교회에 대한 대사회적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을 했다. 예배를 중단할 수 없다는 충정은 이해 못할 바가 아니나, 교회의 이러한 모습은 신천지교단과 별 다를 것이 없는 집단으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교회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은 더욱 악화되었다. 코로나 이전으로 교회가 다시 돌아가긴 어려워졌다.

우리 사회는 인구구조의 급격한 고령화에 따른 고령인구의 증가와 이에 따른 만성질환 증가가 진행되고 있다. 노인가구의 빈곤율이 높아, 노인가구에서 건강불평등 구조도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이 OECD 국가중에서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득 불평등 구조도 갈수록 심화되어 소득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50.6%를 차지할 정도로 상위층과 하위층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의료, 돌봄, 주거, 복지 등 여러 요구를 있지만, 정작 자기가 살아오던 지역에서 이들 의료와 여러 사회서비스를 제공받긴 어렵다. 기존의 여러 서비스는 대개 분절되어 있고, 연계 혹은 통합되어있지 않아, 이들 서비스를 받아보려 해도 전체 서비스에 대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가지고 있는 곳이 없다. 그러니 가족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면서, 필요한 서비스를 일일이 찾아 가야 하니, 어려움이 말이 아니다. 이번 코로나 19를 통해서 정신장애인들의 피해가 또한 컸다. 상당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은 아팠을 때도 쉴 수가 없다.

기후위기, 글로벌 감염병의 대유행의 위기 속에 공동체도 이제 큰 위기에 봉착하였다. 이러한 위기 속에 교회는 어떠한 삶의 실천을 할 것인가?

그동안 교회가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교회 성장 만을 추구해 와서 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들이 많다. 교회가 사회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한다는 점외에, 이런 모습이 예수 그리스도 정신에 부합되는지도 의문이다. 우리 사회에 하나님의 은혜의 해를 선포하기 위해 신앙공동체는 무엇을 해야 할까? 교회가 자기 것을 다 내려놓고, 이 사회를 위해 교회가 어떠한 헌신을 할 것인지를 결단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늘 그렇듯이 우리가 가진 것을 내려 놓아야 하나님은 은혜로 채워주신다. 모이기에 힘을 쓸 뿐만 아니라, 이제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평화와 정의를 선포해야 한다.

예장사회적경제네트워크, 장애인선교단체연합회, 기독청년의료인회, 사회적가치경영연구원, 부천 YMCA 등 기독교 관련 200여 개의 사회적경제단체들이 희년상생사회적경제네트워크(희년상생넷)을 올해 6월 18일 출범했다. 마을공동체의 자립, 사회적약자를 돌보기 위한 사회적경제조직,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햇빛발전소협동조합의 지원 육성에 교회가 팔을 걷어 붙이고 참여하기 시작했으며, 이들 활동이 가진 신학적인 성찰을 담은 세미나, 강연회가 대구, 부천, 인천, 서울, 전주 등 각 지역마다 생겨나고 있다. 이 활동 중 중요한 내용은 기후위기, 공동체의 위기 앞에 크리스찬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하도록 촉구하는 것이다.

희년과 상생넷에서는 우리의 삶에서 가장 절박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삶속에서의 헌신을 강조하고 있다. 예수의 정신을 삶으로 드러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교육, 의료, 환경, 경제, 부동산, 문화 등 여러 분야에서의 문제가 희년과 상생의 정신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

우리의 문화 속에 생명 존중, 이타적인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매우 중요하다. 영성에 뿌리를 둔 지성을 가진 사회적집단과 그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불어 살아가는 포용국가로 이 시대를 이끌고 갈 비전을 분명히 해 나아갈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선진국으로 리딩국가로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임종한 이사장 / 희년상생사회적경제네트워크·인하대 의대 교수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