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중심의 건강한 교회' 이야기

'주님 중심의 건강한 교회' 이야기

[ 우리교회 ] 충청노회 주중교회...묵묵히 성실하게 걸어온 30년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21년 10월 20일(수) 22:47
【 청주=최은숙 기자】 호화롭고 외형에만 치중한 과대포장은 쓰레기만 남기고 사회적 문제만 야기시킨다. 어쩌면 교회도 마찬가지다. 겉만 번지르르한 이벤트에 치중해 신앙의 본질을 놓치게 된다면 교회는 사회적 조롱과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충청노회 주중교회(연제국 목사 시무)가 지난 30년 동안 지역사회에서 신뢰를 얻고 지역복음화의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특별함'이 아니라 '건강함'에 있다. 주중교회는 복음을 핑계삼아 교회성장과 유익을 추구하지 않고 30년을 묵묵하게 '주님 중심의 건강한 교회'를 지향하며 조용하지만 열정적으로 예수의 복음을 일상의 삶에서실천하며 자연스럽게 지역사회로 스며들었다.


#2021년 12월 27일, 창립 30주년

교회는 지난 1991년 청북교회 개척사업으로 율량동의 한 건물 지하에서 '청북제5교회'로 출발했다. 당시 율량동에만 10개가 넘는 개척교회가 있을 정도로 녹록치 않은 시작이었다. 그러나 교회는 연제국 목사 가족까지 8명의 성도들이 모여 창립예배를 드렸고, 1년 만에 80여 명의 교인들이 함께 했다. 급기야 예배를 드릴 공간이 부족해 샌드위치 판넬 건물이지만 2년 만에 성전을 건축했다. 이후에도 교회는 꾸준히 성장했고, 예배실과 소모임 공간이 부족해 골머리를 앓다가 2003년 대형 레스토랑을 인수해 리모델링으로 예배당을 마련했다. 그리고 다시 10년 후 같은 자리에 지금의 성전을 건축하고 1000여 명의 교인들이 단 한번의 분쟁도 없이 지역사회를 섬기며 지금도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30대 초반에 준비 없이 교회를 개척을 하고 목회를 하면서 교회 성장이나 부흥에 욕심이나 조바심을 내지 않았다"는 연 목사는 "교회성장 대신 단 한명의 영혼이라도 예수를 믿게 하고 구원받게 돕고 싶은 욕심은 뜨거웠다"면서 후배 목회자들에게도 "교회성장에 대한 개인적인 욕망을 내려놓고 무조건 하나님이 하시는대로 따라야 한다. 조금 더 힘을 내자"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무엇보다 교회는 '준비된 예배'를 강조하는데 연 목사는 "예배 나오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부터 예배는 시작되고 예배가 끝난 후에는 진짜 예배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성도들은 가정과 직장 어디에서나 기도한 만큼의 삶을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또 연 목사는 철저하게 성경 중심적이면서도 일상에서 말씀을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설교로 유명하다. 성경이 '지식'이 아니라 '삶의 이정표'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똑똑한 성도가 아니라 뜨거운 성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교회는 30년 전 교회를 개척하면서부터 성경공부를 시작했고, 코로나19로 잠시 중단되었다가 지금은 다시 이어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코로나19로 대면예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꾸준히 새가족이 늘고 있다. 특히 새로 이사온 주민들이 교회를 자주 찾는데 대부분 '지인들의 추천'이다. 택시기사가, 경비원이, 인근의 상가 사장님이 등등 "교회를 가려면 주중교회로 가라고 해서요!"


#편안한 교회, 철저히 지역중심의 교회

교회는 3040세대가 튼튼한 교회다. 전체교인 중 80%가 3040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젊은 교회다. 지역적인 특성도 있겠지만 주중교회가 가진 특유의 유연함이 젊은 세대를 모이게 했다. 교회는 권위적이고 고지식한 깐깐함을 버리고 '십자가의 복음'을 강조하면서도 자유롭게 신앙 생활, 교회 생활을 할 수 있게 지원했다. 또래들이 소모임을 통해 친밀함을 높이고 영적 동력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3040세대가 중심이 되어 찬양, 연극 등 다양한 형식의 예배가 진행되고 호응도 좋다. 젊은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다음세대도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전까지는 교회는 해마다 체육대회와 각종 야유회, 찬양축제, 연극회, 청소년부 교복데이, 청소년부 친선 풋살 시합 등을 진행하며 세대가 연합해 공동체의 끈끈한 정을 나눴다. 교회 식당에는 2편의 벽화가 눈에 띄는데, 이 또한 청년들의 달란트로 완성됐고 교인들도 만족한다.

교회는 또 철저하게 지역 중심의 교회다. "지역주민들이 아주 작은것이라고 교회로 인해 불편해서는 안된다. 교회가 지역에 민폐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원칙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는 지역의 편의를 위해서는 한계를 두지 않는다. 화장실 365일 개방은 물로 주자창도 개방한다. 누구나 교회를 방문할 수 있고 거닐 수 있다. 꼭 필요하다면 교회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단 한번도 교회에 와 본 적인 없는 사람들에게 교회를 소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부 행사로 교회를 방문했다가, 교회에 등록한 교인도 있다.


#코로나19, 그리고 앞으로의 30년

코로나19라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주중교회 역시 큰 위기를 격었다. 예배가 중단됐고 교회 문을 닫아야 했기 때문이다. "주차장에서 한참 울고 가는 교인을 봤다"며 눈시울을 붉히는 연 목사는 " 영상편지로 교인들을 위로하고 마음을 전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코로나가 잠시 주춤했을 때는 방역수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일주일동안 심방을 진행했다. 연 목사와 교역자들은 "이제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다"는 교인들을 위해 기도하며 눈물을 흘렸다. 교회는 이제 '위드코로나'시대를 맞으며 디지털 영상 음향 장비를 구축하고 온오프라인을 병행하며 더욱 간절하게 예배를 이어갈 비전을 밝혔다. 그리고 지난 30년을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복음을 사모하며 지역사회를 섬겼듯이 앞으로 30년, 다시 300년을 향해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코로나19가 끝나면 전 교인이 한자리에 모여 '복음잔치'를 축제처럼 열고 싶다는 연 목사와 주중교회 교인들의 꿈이 실현되기를. 그리고 지금처름 청주성의 북쪽문을 복음으로 지켜주기를.



창립 30주년 기념 목양칼럼집 '주님과 함께'

연제국 목사는 교회 창립 30주년 기념해 목양 칼럼집 '성숙한 믿음의 길을 위한 목양칼럼, 주님과 함께'(쿰란출판사 펴냄)를 펴냈다. "주님과 함께 걷는 길에서 얻은 영감들, 그리고 나누고 싶은 말들, 다시 새겨보고 싶은 것들을 글로 옮겨 보았다"는 연 목사는 "읽는 분들에게 영적 위로와 힘이 되고 신앙의 유익이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대신했다.

120여 편의 에세이 형식으로 구성된 '주님과 함께'는 짧은 호흡이지만 섬세한 감성과 풍부한 표현력, 그리고 목회자 특유의 깊은 영적 깨우침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이 된다.

연제국 목사는 지난 30년 목회 기간 동안 설교집과 칼럼집 등 10여 권의 저서를 출간했는 데 그 이유를 "설교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인들에게 삶으로 실천하는 예배를 강조하는데, 나도 설교를 기록하며 내 행동에 책임을 지기 위함이다. 문자는 거짓말을 할 수 없게 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창립 30주년 기념 '주중교회 30년사'발간

교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주중교회 30년사'를 발간했다.화보로 보는 '주중교회 30년 사'는 총 350여 페이지로 지난 1991년부터 2001년까지의 교회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엿볼 수 있게 구성됐다. 교회의 30년 사역을 '초창기''성장기''도약기''성숙기'로 구분해 섬김과 열매의 흔적들을 소개하는 '주중교회 30년 사'에는 담임목사의 인사와 발간사, 축사, 부교역자 사진, 장로 및 당회원 사진, 제직명단을 비롯해 교회연혁, 창립 10주년 기념사, 성전건축 보고서, 주보 변천내역, 주중교회 결혼 커플 등의 모습까지 교회가 희로애락이 온전히 담겨있다.

편집위원장으로 섬긴 고정길 장로는 "주중교회 30년 사는 성령님이 역사하시고 이 세상에 남겨진 발자취"라면서 "책 속의 기쁨과 은혜가 넘치는 화보들이 미래의 또 다른 초석이 되어 주중교회의 미래가 창대하기를 기도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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