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방역 이뤄낸 총회...법 규칙 관련 논의 부족 아쉬움 남아

완벽한 방역 이뤄낸 총회...법 규칙 관련 논의 부족 아쉬움 남아

[ 제106회총회 ] 취재 방담

한국기독공보
2021년 10월 11일(월) 19:45
지난 9월 28일 한소망교회에서 열린 106회 총회 취재 중인 편집국 기자들. 이날 시시각각 발생하는 총회의 소식들을 인터넷 신문과 영상(유튜브), SNS(페이스북) 등 3개 채널을 통해 발빠르게 전달했다. /사진 차유진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6회 총회가 지난 9월 28일 하루 일정으로 한소망교회에서 헌법 및 규칙, 인사 정책 등 총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안건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총회 현장에서 취재한 본보 기자들이 제106회 총회에서 다뤄진 주제와 이슈, 사건들을 중심으로 '방담(放談)'을 나눴다.


사회: 코로나19 확산으로 제106회 총회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한소망교회 한 장소에서 1500명의 총대와 관계자들이 모여 총회를 치르면서 명실상부한 교단의 역량과 위상을 대내외에 알릴 수 있었다. 먼저 철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성공적으로 치른 총회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으면 한다.

임성국: 총대들의 방역수칙 준수 완벽에 가까웠다. 제106회 총회 개회를 앞두고 1500여 명의 총대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면,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잘 지켜질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하지만 총회 당일 아침 예배당 입구에서부터 진행된 PCR 검사 확인에 모든 총대는 성실히 임했고, 이후 모든 절차와 과정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며 안전한 총회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타 교단 총회에서 문제가 됐던 마스크를 벗는 행위와 회의장 내 음료섭취 등과 같은 사소한 문제도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아 코로나19로 진행된 이번 총회가 오히려 교단의 회의 문화를 한 단계 성숙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거나, 총대 중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하나님의 은혜이다.

최은숙: 이번 총회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막기 위한 철저한 방역은 꽤 인상적이었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환경방역 의식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웠다. 총대들에게 1회용 플라스틱 생수를 제공하고 특히 부총회장 선거 당시 투표용지를 1회용 지퍼백을 사용한 것은 안타깝다. 기후 재앙 등 전 세계가 환경오염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에서 조금 다른 방법을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총대들의 텀블러 사용을 권장하고, 다회용 친환경 봉투를 사용했으면 어땠을까.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회복하는 교회의 역할에 한발 더 내딛는 공교회의 모델이 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신효선: 취재를 위해 행사 5일 전 난생처음 코로나 19 검사를 시행했다. 본 기자 외에도 많은 총대분들이 처음 검사를 감행하며 총회 자리에 참석했다. 우리 교단이 세상에도 한국교회에도 본이 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고 본다. 총회 후 열흘이 지금까지도 총회로 인한 감염의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다. 12시간이 넘는 회의를 무려 1500명이 한 건물에서 잘 마쳤다는 것은 4단계인 것을 고려하면 총회와 총대들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자평해도 좋을 일이다. 다만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다 마치지 못한 총대들이 부속실에서 발언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그들을 좀 더 배려하는 장치가 있었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차유진: 방역 강화를 위해 방청석을 없애면서 매년 교단 총회 현장을 지켰던 여성과 청년들을 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 특히 총대가 될 수 없는 청년의 경우엔 이번 총회에 한 명도 참석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것을 감안, 특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사회: 철저한 방역이 이뤄진 총회인 만큼, 제106회 총회엔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총회 총대들을 부속실에 자리를 배치 받는가 하면 예년에 볼 수 있었던 방청객들도 보이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계속해서 총회 진행과 관련한 이야기를 이어갔으면 한다.

이수진: 이번 총회가 하루였지만 신임원 선출을 비롯해 4명의 인사 인준, 각종 제법규 제개정을 비롯해 주요 정책에 관해선 토론도 진행되는 등 알차게 진행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로 의장인 총회장의 탁월한 회의진행을 들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인준 건을 다룰 때 "인사문제는 토론 없이 투표한다"는 원칙을 미리 선포해 불필요한 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또한 서로 다른 의견이 충돌하는 사안에 대해서도 "야유는 하지 맙시다. 정당한 발언만 합시다"라고 발언하면서, 총대들의 의식있는 의견 개진을 독려했다.

신효선 :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역시 개회예배를 제외한 모든 회무 내용(영상)을 30분 지연 후 송출했다. 민감한 문제나 격렬한 토론이 오갈 수 있지만 그 것이 우리 교단의 현주소라면 숨기는 것 보다 날 것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오히려 건강한 일이지 않을까? 언제든 은폐를 가능하게 하는 수단으로 30분 지연이라는 꼼수를 두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누가 처음 이런 아이디어를 냈을까 궁금할 정도이다. 소위 '아바타 총대 논란' 역시 마찬가지이다. 총대는 노회에서 대표로 뽑혀 온 사람들로 자신의 의견 뿐 아니라 다른 노회원들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실시간으로 총회 상황을 보고 전화로 의견을 보내는 것 자체가 30분을 지연시킬 정도로 큰 문제인지 재고할 일이다.

임성국 : 리모컨 수거율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다. 총회의 원활환 회무 진행을 위해 리모컨을 도입했다. 전자기기를 활용한 투표 결의 방식으로 신속한 회의 진행을 가능하기 위한 방법이다. 하지만 총회 전 리모컨을 총대들에게 배포한 후 문제없이 수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이 컸다. 총회 폐회 후 들리는 리모컨 업체의 대표의 말은 놀라웠다. "지금껏 리모컨 수거가 이렇게 잘된 곳이 없었다. 최고 수준입니다. 역시 교회입니다." 106회 총회에서 보인 총대들의 작은 실천이 '역시 교회'로 빛나게 했다.



사회: 주제를 바꿔 제106회 총회에서 다뤄진 중요한 안건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면 한다. 무엇보다 제106회 총회에선 반드시 총회 석상에서 처리해야 할 헌법과 규칙에 대한 안건 위주로 진행됐다. 먼저 이번 총회에서 다뤄진 헌법과 규칙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

표현모: 일각에서 '목회지 대물림'을 우회적으로 허락하는 안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헌법시행규정 개정안 16조 1의 5항'에 대해 헌법위원회가 총회 보고에서 개정안을 청원하지 않고 한 회기 더 연구하기로 한 것에 대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105회기 헌법위원장 이진구 목사는 이 안에 대해 여전히 논쟁이 많으니 깊은 고민의 과정을 더 거친 후 개정안을 올리는 것이 낫지 않냐는 이야기를 나누며 위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당일 아침까지 논의해 자체 철회를 하고 1년간 연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류영모 총회장도 기자간담회에서 "이 시대가 반대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야 하고 어려운 문제일수록 성경적, 헌법적으로 절차를 완전하게 거쳐서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이 건은 교계는 물론 사회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 내년에도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수진 : 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리문답집이 탄생했다. 시대를 반영하고 보다 이해하기 쉽고 친숙한 언어로 된 교리문답이 이번 총회에서 채택됐다. 물론 전국노회의 3분의 2가 찬성하는 등의 수의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지난 5년간 연구하고 작업한 결과물이 빛을 보게 돼 괄목할만하다. 새 교리문답은 '21세기 대한예수교장로회 교리문답'을 타이틀로 노회 수의를 통과하면 헌법 책 제1편 교리 중 제7부로 삽입될 예정이다. 성도들에게 보다 쉽게 교리를 가르칠 수 있는 문답의 탄생이 성도들의 인격과 삶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성진: 헌법위원회가 청원한 '국가기관 소송금지'에 대해서도 이견들이 있다. 한편에선 국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는 입장이고 다른 한편에선 신앙과 교회질서 유지하며 양질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반영한 입장이라는 주장이다. 이 안건은 헌법개정위원회로 이첩돼 1년간 연구한 뒤, 제107회 총회에 상정될 안건인 만큼 헌법개정위원회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표현모: 이번 총회에서는 총회장 상근제에 대한 총회 규칙 개정안이 통과됐다. "부득이한 경우 예외로 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 대해 류영모 총회장은 규칙 통과는 됐지만 총회와 총회장, 교회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고 부득이한 경우 예외 조항이 있어 본인은 "상근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상근제가 장로교 개혁교회 정치 원리와 맞지 않다는 것이 반대의 이유인데, 차기 부총회장에 도전을 준비하는 대부분의 목사들도 총회장 상근제를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한다. 사실 사무총장이 있는 상황에서의 총회장 상근제는 '옥상옥'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이들의 우려이다. 총회장 상근제는 유명무실한 법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회: 제106회 총회에선 여전히 총회 총대들의 구성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는 없었다. 특히 코로나로 인해 총회 석상에서 방청을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져 아쉬움이 남는다.

최샘찬: 이번 총회에도 여성 총대들을 많이 볼 수 없어 아쉬웠다. 총회에 참석한 1444명의 총대 중 여성 총대는 34명뿐이었다. 34명 파송이 역대 최대 숫자라고 하지만, 69개 노회의 절반도 되지 않는 수치다. 여전도회전국연합회는 평신도위원회를 통해 여성 총대 할당제 의무화를 청원했지만, 총회가 하루 일정으로 진행되면서 다뤄지지 못했다.

차유진: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 첫 여성 총회장이 배출된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기장 총회는 올해 평신도 6명에게 총대권을 부여하기로 결의했다. 총대가 650명 정도임을 감안하면, 1%에 가까운 수치다. 6명의 평신도에는 청년도 2명 포함될 예정이어서, 내년부터는 청년 총대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신효선 : 이번 제106회 총회에서 여성총대 수가 역대 최대로 많은 34명이었다고 나름 자부심 있게 말씀하는 한 임원의 말씀을 들었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히고 부끄러운 말인가! 1500명 중에 34명, 69개 노회에서 절반도 못 온 셈인데 말이다. 더구나 타 교단에서는 여성 총회장이 나온 상황에서 시대착오적인 발언이다. 물론 점점 나아지고 있다는 뜻이었겠지만 상황도 그 속도도 너무 형편없는 상황에서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본다. 계속해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여성과 청년이 옵저버로 총회에 참여하는 안들 역시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여성 총대할당제를 권고가 아닌 의무 사항으로 하루 속히 바꾸고 그와 함께 각 부서 실행위원들도 의무적으로 함께 늘리지 않으면 우리 교단의 고질적인 문제인 성불평등 해결은 부지하세월일 것임이 명약관화이다.

최은숙: 부총회장 선거시 개표과정이 영상으로 공개된 점이 인상적이었다. 선거위원회는 '투명성'과 '공정함'을 강조하면서 영상을 통해 개표 과정을 공개했다. 이어 여러대의 CCTV로 관찰하고 있고 '투명한 선거'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선거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치르기 위한 선거위원회의 다짐과 결의도 엿보였고, 무엇보다 현장의 총대들은 물론 영상으로 시청하는 여러 목회자들과 한국교회 성도들의 궁금증을 일정 부분 해갈해주는 기회가 됐다고 생각했다.



사회: 이외에도 이번 총회에서 다뤄진 안건들 중에 관심을 갖는 의제들이 있으면 ….

최샘찬: 총회에서 여러 이단 결의가 있었지만, 과격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전광훈 씨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총회와 고신 총회는 최근 정기총회에서 전광훈 씨 관련 집회 참여 금지 결정을 내렸으나, 통합 총회 이대위는 3개 노회 심의 요청에 대해 지난 2월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106회기 이대위는 지난 6일 첫 회의에서 전북노회 순천노회 여수노회 등이 청원한 전광훈 씨의 이단성에 대해 연구하기로 했다.

차유진: 폐회를 앞두고 총회장 류영모 목사는 다음세대 살리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총회가 준비하고 있는 교육 방송과 교육 플랫폼을 소개했다. 많은 예산이 지속적으로 필요한 사업인 만큼, 교회들의 관심과 보다 전문적인 준비가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다음세대의 부흥이 청년, 장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균형 있는 정책 수립도 필요해 보인다.

최샘찬: 연금 관련 개정안은 지난 제105회 총회에선 다뤄지지 못했고, 이번 총회에선 한 회기 더 연구하기로 했다. 연금재단 최성욱 이사장은 과거 이사들의 투자 결정에 대해 총대들에게 공식 사과를 하며, 이사들이 잘못된 결정에 대해 책임 지는 기강을 만들기 위해 민형사소송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민락동 관련 재판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는 전북동노회의 헌의는 재판국으로 보내졌다.



사회: 코로나의 위기에서도 제106회 총회가 은혜 가운데 마칠 수 있었다.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라는 주제로 한 회기 동안 한국교회와 총회 노회 교회에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또한 세상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일에 총회가 앞장서주길 기대해본다.


일시 : 2021년 10월 8일 / 장소 : 본보 회의실
참석자 : 박만서 편집국장(사회), 김성진 이수진 차유진 표현모 이호정 최은숙 임성국 신효선 최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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