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명의 청년도 없었던 총회

한 명의 청년도 없었던 총회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10월 11일(월) 14:29
제106회 총회가 열린 한소망교회 본회의장 모습. 감염병 예방을 위해 방청석을 없애면서, 청년들은 온라인을 통해 총회를 참관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제106회 총회가 지난 9월 28일 하루 일정으로 진행됐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 열린 현장 총회인 만큼 총회 본부 직원들을 비롯해 총회가 열린 한소망교회 봉사자들, 참석한 총대들까지 방역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회무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예배와 예식의 일부 순서가 생략됐으며, 부·위원회 모임은 총회 후로 연기됐고 보고도 간소하게 진행됐다. 긴 회무에도 불구하고 총대들은 회의장 안에서 물조차 마실 수 없었다. 200명에 달하는 교회 자원봉사자들은 주변 식당 이용도 어려워 자신의 집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

모두의 노력으로 안전하게 총회를 마쳤지만, 방역에 집중하다 보니 놓친 부분도 있다. 아쉽게도 이번 총회엔 한 사람의 청년도 참석하지 못했다. 그 동안 청년들은 주로 방청석에 앉아 총회를 참관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방청이 불허되면서, 청년들은 회의장에 들어올 수조차 없게 됐다.

기자는 총회 전 날인 지난 9월 27일 청년회전국연합회(이하 장청) 이중지 회장(포항장성교회)과 통화를 했다. 그는 "교단 총회 현장엔 항상 청년 대표들이 있었지만, 올해는 온라인으로 참관하게 됐다"고 전했다.

올해 총회를 앞두고 장청은 각 노회 연합회들과 기도제목을 공유하며, 회원들의 기도, 참여, 관심을 요청했다. 청년 활동을 알리기 위한 총대들을 위한 작은 선물도 준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총회가 방청석을 없애는 등 방역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결국 장청은 내부 회의를 통해 불참을 결정하게 됐다. 이 회장은 "교단 안에 청년이 있고 나름의 의견도 있지만, 이것을 얘기할 기회는 거의 없다"며,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청년들의 들을 기회, 참여 기회가 아예 없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라는 특수한 상황이었지만, 청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계자들이 예년처럼 총회 현장을 찾았다. 산하·유관기관 대표들을 비롯해 외부 방문단과 취재기자들도 현장에 있었다. 총대가 아니어도 활동에 제약을 받지 않았고, 기자들에겐 별도의 취재 공간까지 제공됐다. 반면 총회를 위해 기도해 온 장청 소속 청년들은 각자의 처소에서 온라인으로 회무를 지켜봐야 했다.

제106회 총회는 교육방송과 교육 플랫폼 등 다음세대를 위한 혁신적 지원책들을 내놓았지만, 청년이 된 다음세대가 교회를 떠나지 않도록 하는 추가적 방안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 총회 현장에 청년이 없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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