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공공성 회복에 앞장을 서겠습니다"

"복음의 공공성 회복에 앞장을 서겠습니다"

류영모 총회장 대담, "우리가 할 일은 이웃 사랑과 교회 사랑"

박만서 기자 mspark@pckworld.com
2021년 09월 29일(수) 15:00
총회장 류영모 목사
대담 : 총회장 류영모 목사(한소망교회)

진행 : 박만서 편집국장 / 사진 : 임성국 차장

장소 : 한소망교회 / 일정 : 2021년 9월 10일(금)



박만서 편집국장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전과는 다른 시기에 총회장 직분을 수행하게 되었는데, 지난 1년간 부총회장으로 활동하시면서 총회장 임기 1년을 어떻게 준비해 오셨나요?

류영모 총회장 :1년여 전 부총회장 선거를 분주히 준비하고 있을 때 막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행했습니다. 때마침 정견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학자들과 총회 내에 각 분야 전문가들을 모시고 많은 시간 세미나를 가졌습니다. 코로나19 사태는 한국교회와 총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었고 또 전방위적인 위기상황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배우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부총회장에 당선되고 부총회장 업무를 수행하다보니 총회 내에 산적한 갈등을 치유하고 해결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위원장, 전권위원장 등을 맡아 분주히 뛰어다니다 보니 총회 정책을 준비하는 것과 또 기도하는 일에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감사한 것은 총회 내에 오랫동안 문제였던 서너 가지 일이 해결 되었다는 것입니다. 첫째는 여전도회관 전권위원장으로써 오래 묵은 양측의 갈등이 이제는 서로 대화하고 화해하려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에 감사를 드립니다. 둘째는 서울강남노회와 서울교회의 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오랫동안 총회의 기도제목이었습니다.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수년간의 갈등이 잘 해결되었습니다. 셋째로 서울서남노회와 서울강서노회의 분리의 건인데 양노회의 협조와 하나님의 은혜로 이 또한 잘 해결이 되었습니다. 사실 부총회장의 임기 대부분을 갈등 해결을 위해 사람을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보냈습니다. 한편으로는 감사하고 또 한편으로는 더 겸손히 총회와 한국교회를 섬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주제연구위원회와 소통하고, 에큐메니칼위원회, 마을목회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제106회 총회 주제지침서와 주제적용지침서를 발간하였습니다. 또한 총회 내 여러 부서의 직원들을 만나 현장의 어려움과 개선할 점등을 경청하기도 했습니다.



편집국장 : 때가 때인 만큼 코로나 정국에 대해 질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총회장님이 보시는 코로나 사태를 교회적 시각에서 정의해 주시고, 앞으로 교회가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하며, 총회장 임기 동안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떤 정책을 펼쳐 나가시겠습니까?

총회장 : 코로나사태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한국교회는 이미 연착륙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팬데믹으로 인해 한국교회는 이제 경착륙하며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위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우리총회도 당황해 하며 1년 8개월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코로나19팬데믹은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무분별하게 파괴하며 인간의 이기심을 채워갈 때 그 결과는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를 가져왔습니다. 이제 우리는 사람과 사람간의 거리두기가 아니라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질서를 지키는 생태계와의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하나님의 창조세계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위기가 크면 클수록 그 위기는 본질로 돌아가라는 하나님의 음성입니다. 성경 속에서 언제나 위기를 맞이할 때면 "슈브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렸습니다. 코로나19팬데믹 상황은 우리 모두가 다시 하나님께로, 다시 성경으로, 다시본질로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저는 이번 총회장 임기를 시작하면서 결심한 게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일을 하는가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저는 단 하나의 일을 하더라도 올바르고 바르게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총회의 신학적 정체성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고은 시인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이라는 시구처럼 이 위기시대에 우리가 정말 보아야 할 하나님의 꽃이 무엇인지 발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입니다.



편집국장 : 부총회장에 출마하시면서 1년 동안 이루고 싶은 과제로 '희망의 목회', '복음교육 환경 만들기', '대소통 강화' 등을 말씀하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부총회장에 이어서 총회장의 위치에서 이같은 실천 과제를 어떻게 전개해 나가시겠습니까?

총회장 : 우리가 믿는 이 복음은 이 땅의 가장 큰 위기 속에서 희망의 복된 소리로 전해졌습니다. 일제 강점기 그 어마어마한 위기 속에서 국민들의 희망이 바로 예수님이며 교회라는 메시지를 전했고 6.25이후 가난했던 시절, 배고팠던 시절에도 교회에서는 희망이 선포되고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조국의 등불이었지요. 그래서 이런 위기 속에서 교회가 다시금 희망을 선포하고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앞에서 본질, 본질 이야기 했는데 과연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가 생각해봅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한마디로 '복음'입니다. 그런데 최근의 한국교회는 일부이지만 기쁜 소식이 아니라 우울한 소식만을 전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비난과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다시 기쁜 소식을 전하고 희망을 선포하는 신앙공동체가 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공공성을 회복하면, 공적복음의 능력을 회복하면 다시 사회는 우리를 바라보기 시작 할 것입니다. 등을 돌렸던 젊은이들은 돌아오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 비판하는 것은 하나님이나 예수님 또는 교회를 비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복음을 믿지만 그 복음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저를 포함한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을 비판하고 있다 생각합니다. 교회가 본질로 돌아가면, 잃어버렸던 공적능력을 회복하면 세상과 소통하는 길이 열리리라 생각합니다.



편집국장 : 총회장으로서 이제 전국에 분포되어서 복음 사역을 감당하는 9300여 교회와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선교지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총회장님의 목회 현장이 이 9300여 교회와 교단 파송 선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100여 국가가 아닐까요. 이들 목회 현장 전체를 1년 동안에 다 돌아보실 수는 없겠지만 중점을 두고 살펴 보고자하는 목회 현장이 있으신지요?

총회장 : 총회장은 수많은 일들을 처리합니다. 총회 내에 있는 산적한 문제들, 한국 교회의 중심에 서서 좌우에 서있는 교회들을 아우르는 역할 뿐만 아니라 전세계교회의 중심에 서서 우리 교단의 위상을 세우고 세계교회의 중심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교단의 교세는 노회로 말하면 69개 노회, 교회로 말하면 9300 교회, 성도수로는 240만 성도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 흩어진 1500명의 선교사와 국제 교회연합단체, 국제 선교 연합기관 등 모두를 돌봐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2년 동안은 코로나19로 선교사님들을 돌아보고 국제연합기구활동에 활발히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조심스럽게 다시금 해외 활동을 재개하려고 준비 중입니다. 언제나 원칙에 입각해서 주어진 일들을 감당하다 보면 우리교단이 세계교회의 중심에 서는 역할을 잘 감당하리라 생각합니다. 삼밭에 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꼬불꼬불하게 자라는 쑥도 곧게 자라는 삼밭에 있으면 곧게 자란다는 말입니다. 지교회가 그 지역사회에 곧게 서있고 우리교단이 세계교회의 중심에 곧게 서있으면 하나님께서 차근차근 더 큰일들을 맡기시리라 믿습니다.



편집국장 : 이번 106회 총회 주제가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입니다. 주제가 담고 있는 의미와 주제에 따른 이번 회기의 실천 과제도 제시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회장 :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 라는 주제가 담고 있는 신학적 핵심은 '공적 복음의 회복'입니다. 그동안 교회는 복음의 공공성을 잃어버리고 개인주의, 물질주의, 성장지상주의, 번영신학, 성공신학에 열광했습니다. 그로인해 많은 부작용이 교회 내에 일어났습니다. 교회의 교회됨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어떤 위기 상황이 와도 교회는 교회로서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주님의 심장 속에 있는 교회로 돌아가는 것이 교회를 새롭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성경이 말하는 교회 외에 다른 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고 성경으로 돌아가는 게 교회를 새롭게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복음의 공공성이 회복되면 세상은 우리 때문에 복을 받고 불 꺼진 세상은 복음으로 빛나게 될 것이고 사회는 교회로 말미암아 이로워질 것입니다. 그래서 복음으로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 라고 주제를 정했습니다.

우리 교단은 4년에 한 번씩 대주제를 잡고 대주제 속에 매년 소주제를 잡습니다. 4년 대주제는 '복음으로'이고 제106회기 소주제는 '교회를 새롭게 세상을 이롭게'입니다. 9300여 교회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이 위기를 극복하기를 기도합니다. 9300여 교회가 2022년 이 총회주제를 기억하며 작은 일부터 실천해 나간다면 교회는 다시 회복되리라 믿습니다.



편집국장 : 우리 교단 총회장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게 됩니다. 최근 한국교회 연합사업이 약화되고 기능을 잃어가고 있음을 지적합니다. 특히 총회장님은 에큐메니칼에 대해서 깊은 이해가 있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한국교회 연합사업과 세계교회와의 협력 관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총회장 : 1924년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와 역사 속에서 교회의 위상을 회복하고 세상을 향한 공적인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창립했습니다. 당시 우리 교단과 감리교회가 연합하여 창립에 앞장섰습니다. 현재 9개교단과 연합기관들이 NCCK를 섬기고 있습니다. 약간은 진보적인 스탠스에 서있는 기관입니다. 또 한국교회전체를 대표하는 한교총은 한국교회의 90% 이상이 가입되어 있고 95%의 성도가 참여하고 있는 최대연합기관입니다. 이 두 곳을 우리 교단은 섬기고 있습니다. 우리 교단은 극좌와 극우를 제외한 개혁적인 진보와 합리적인 보수전체를 아우르기 위해 중심에 서서 양측을 다 섬기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단은 세계교회 속에서도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교단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항상 감당해 오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교회 협의회인 WCC(세계교회협의회), WCRC(세계개혁교회협의회), CCA(아시아기독교협의회) 회원교단으로 동참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선교단체 CWM(세계선교협의회), 미션21, EMS(기독교선교연대) 회원교단으로 활동하며 섬기고 있습니다. 신학 노선이 우리와 다르고 연구하는 어젠다들이 우리와 달라서 이런 단체에서 탈퇴하자는 목소리도 있고 그들과 연합하는 일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분들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 교단이 중심을 잡아 모든 연합기관이 협력하여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를 구현하는 일에 앞장서도록 도와야 합니다. 또 성경과 복음에서 이탈하지 않도록 그들을 붙들고 함께 가야 합니다. 우리가 중심을 잡고 있어야만 더 복음적이며 성경적인 단체들로 유지됩니다. 비유하자면 우리교단이 드라마의 주인공인데 걸핏하면 그만두겠다고 하면 안 됩니다. 주인공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교단은 항상 중심에 서 있는 책임 있는 교단입니다. 그래서 모든 교단들이 더 잘 연합하여 사업을 펼치도록 중추적인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이 중심에 서는 신학을 가진 우리교단의 정체성이기 때문입니다.



편집국장 : 이번 총회가 코로나의 확산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인해 주어진 1년 동안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을 것 같은데요.

총회장 : 제106회 총회가 제가 섬기는 한소망교회에서 열리게 되어 총회준비와 총회장소를 함께 준비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하게 이번에는 대면총회가 가능하여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조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인원에 관계없이 총회를 열 수 있다는 긍정적인 해석을 주어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물론 우리 총회와 우리 교회는 그들이 요구하는 방역지침보다 몇 배나 더 철저하게 방역을 준비했습니다.

백신 2차접종후 14일이 지나신 분들만 본회의장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였고 행여나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면 안 되기에 모든 사람들은 PCR검사 음성판정을 받은 후 건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역사상 가장 안전한 총회, 세상으로부터 칭찬받는 총회, 자랑스러운 총회가 되었음에 감사를 드립니다.

총회는 28일 단 하루 오전10시부터 오후10시까지 개최되었습니다. 큰 어려움이 없이 규칙을 다루고 헌법 개정을 다루고 각 특별위원회에 헌의와 청원을 다루는 일들을 아주 잘 감당한 것 같습니다. 각 부위원회는 따로 시간을 정해서 모임을 갖고 임원회가 보고를 받는기로 하였는데 이를 통해서 더 심도 있고 진지한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어 제106회 총회의 기분 좋은 출발이라 생각합니다.



편집국장 : 마지막으로 코로나로 모두가 힘들어 하는 있는데 교우와 우리 사회를 향해 위로와 격려,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전국교회에 인사를 부탁합니다.

총회장 : 한국교회도 어렵지만 한국사회와 국민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가 해야 될 역할은 이웃을 사랑하고 교회를 사랑하는 일입니다. 지금 주변에는 나보다 어려운 분들이 더 많을 거예요. 이럴 때 우리가 주님을 본받아 그들의 손을 꼭 잡아 준다면 그것이 복음의 공공성일 것입니다. 역사가들이 코로나19팬데믹 시대의 교회들을 칭찬할 수 있도록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을 묵묵히 잘 감당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총회도 교회마다 희망을 선포하고 복음으로 돌아가는 일에, 우리 교회가 복음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일에 앞장을 서겠습니다. 늘 관심과 기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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