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같이 살죠

작은 교회가 살아야 한국교회가 같이 살죠

[ 아름다운세상 ] 팬데믹 속 시찰 내 작은 교회 돌보는 목민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8월 24일(화) 15:09
소형 교회 목사들에게 휴가비를 전달하는 김덕영 목사.
코로나19로 모든 사람들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회로 눈을 돌려봐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는 대형교회보다는 작은 교회, 개척교회, 농어촌의 교회들이 더 크게 겪고 있다. 대면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에서 시스템이 열악하고 인적 자원도 없어 온라인예배를 진행하지 못하는 교회들도 많고, 헌금감소로 인한 재정적 타격도 더욱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영등포노회 목민교회(김덕영 목사 시무)는 교회가 속한 양천시찰회 내 작고 어려운 교회들에게 지속적인 도움을 제공해오고 있어 더운 여름 이를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시원케 하고 있다.


지역사회 마스크 나눔.
#코로나 장기화로 지원 끊긴 작은 교회에 지속적인 관심


목민교회는 지난 4일 노회 내 양천시찰회의 자립대상교회 목회자 25명에게 각 20만 원씩 여름휴가비를 전달했다. 코로나19 속 재정적 어려움으로 휴가갈 엄두를 내지 못하는 목회자들에게 쉼을 주기 위해서다.

담임 김덕영 목사는 "자립대상교회 목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총회와 노회의 관심과 지원이 끊긴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목회자로서의 자존감도 많이 떨어져 있고, 여름 휴가철인데 재정적 어려움으로 휴가도 가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돼 휴가비를 조금씩이라도 드리자는 생각에서 지원하게 됐다"고 휴가비지원 동기를 설명했다.

이러한 지원 후 양천시찰회는 목민교회에 편지를 통해 "양천시찰내의 장자교회인 목민교회는 예수님의 사랑을 본받아 시찰 내의 작은 교회들이 어려울 때 마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도록 드러내지 않고 여러 가지 지원을 아낌없이 베풀어주었다"라며, "목민교회 또한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재정이 넉넉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목사님과 작은 교회들을 외면하지 않고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이웃사랑을 실천한 목민교회 위에 하늘의 큰 상급이 있길 기도하며 베풀어 주신 은혜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양천시찰회가 목민교회에 감사의 편지를 보낸 것은 작은 교회를 향한 지원이 이번 한번뿐이 아니라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지속적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소형교회에 온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비를 지원하고 조작법을 설명하고 있는 목민교회 부교역자들.
#교회의 필요를 적극적으로 파악한 후 지원 이어가


목민교회는 지난 4일 목회자 휴가비 지원 이외에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속적으로 지역의 어려운 교회들을 섬겨왔다.

지난해 말에는 노회 내 재정 상황이 어려운 30개 교회에 비말 확산 방지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해주었다. 김덕영 목사는 "우리 교회의 강대상에 아크릴 가림막을 설치하고 나니 '여기만 하나님의 교회인가'라는 질문이 뇌리에서 떠나질 않았다"고 한다. 목민교회는 유능한 기술자를 섭외해 시찰 내 재정이 어려운 교회를 방문해 그 교회에 맞는 사이즈와 높이를 모두 측정한 후 그 교회에 꼭 맞는 가림막을 제작해주었다. 이와 함께 자동온도측정기를 구입해 함께 설치해주어 자립대상교회들에게 큰 도움을 주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지난해 가을에는 정부가 교회의 대면예배를 전면 금지시키자 작은 교회들이 비대면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음향 및 영상 장비를 다루는데 능숙한 부교역자들을 시찰 내 작은 교회에 파견해 온라인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주기도 했다.

김 목사와 부교역자들은 양천시찰 내 25개 작은 교회들에 일일이 연락을 해 온라인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묻고, 용산전자상가를 뒤져 필요한 물품을 구해 설치해주었다. 부교역자들은 작은 교회의 유튜브 계정을 만들어주고, 카메라 위치와 구도 잡기, 음향 기기 및 컴퓨터 조작법까지 가르쳐주어야 했다. 심지어는 사무실에서는 잡히는 와이파이가 본당에서는 잡히지 않는 경우도 많아 이 문제를 해결해주어야 했고, 강대상 쪽에 전구가 고장나 있는 경우에는 조명을 교체해주고, 전기 코드가 고장나 있는 곳은 전기시설까지 손을 봐주었다.

자동온도측정기 지원.
이 작업에 참여한 부교역자들은 "작은 교회들은 비대면예배를 위한 장비가 없는 경우도 많고, 설령 장비가 있더라도 60대 목사님들은 장비를 다루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비대면예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규제가 풀리더라도 코로나19 상황 하에서 언제든 다시 시행될 수 있어 각 교회마다 비대면예배를 위한 기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도와드리려고 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담임 김덕영 목사.
이외에도 목민교회는 지역사회에서 마스크를 나누고, 방역에 앞장서는 등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해왔다. 지난 설에는 양천사랑복지재단을 통해 지역의 어려운 주민들에게 라면 100박스를 기부했고, 김장철에는 김장김치를 나누기도 했다. 부활절에는 작은 교회에 포장한 계란과 화분을 직접 배달하고, 창립기념주일에는 떡 나눔, 추수감사주일에는 과일도 나눴다. 마스크, 방역기기, 휴대용 소독기, 월세 지원, 쌀 지원 등도 수시로 진행해왔다.

"목민교회의 담임으로서 제가 무엇을 하는 게 아니라 원로이자 증경총회장이신 김동엽 목사님에게 이어 받은 '목민(牧民)'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하는 김 목사는 "최근 들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월세를 내지 못하는 교회가 더욱 늘어나고 있어 올해 후반기에는 이러한 교회들에게 어떻게 도움을 드려야 할 지 교회 장로님들과 함께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 교회의 작은 섬김이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교회들이 더 어려운 교회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코로나19는 한국교회에 쓰나미와 같이 거대한 충격을 주었지만 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작은 교회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는 목민교회처럼 하나님의 거룩한 공교회를 세워가는 건강한 교회가 있어 아직은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것 같다.


표현모 기자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
오늘의 가정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