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방역은 기본이다

이제, 방역은 기본이다

[ 8월특집 ] 팬데믹 시대에 교회의 역할 1

전규택 목사
2021년 08월 09일(월) 10:25
전규택 목사
벌써 2년째다. 2020년 초 감염이 시작할 때만 해도 사람들은 감염병이 이렇게 심각해지리라는 것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현재 코로나바이러스는 전 세계 모든 사람의 일상을 멈추게 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격리하게 했다. 우리나라 또한 네 번째 대유행의 힘겨운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온 국민이 애쓰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

'사회정의를 바라는 교수 모임'에서 쓴 <코로나는 살아 있다>라는 책에서 "미생물학적으로 코로나는 미생물이 아니고 단백질 입자이기 때문에 죽고 살고의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코로나바이러스는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인간은 이 바이러스와 공생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한다.

이 주장에 의하면 코로나바이러스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수정될 필요가 있다. '박멸', '정복'이 아닌 '공존', '극복' 그리고 집단 면역 체계를 형성하여 이겨내는 '종료'의 태도를 보여야 한다.



교회의 대응

코로나19에 대한 교회의 대응은 '수용'과 '반대'라는 이분법적인 방식이었다. 한쪽에서는 국가적 대처에 단순히 순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른 쪽에서는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상황에 격렬히 저항하였다. 단순히 이러한 대응만 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바이러스에 대한 무지에서 기인한 것이었다. 사실 바이러스의 대응 방법은 '차단-격리-백신-치료제'와 개개인의 면역체계로 극복하는 것뿐이기 때문이다.



생각의 전환 : 공적 신앙

또한, 교회의 대응이 미숙했던 이유는 교회 안에서 공적 신학(신앙)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공적 신학(신앙)이란 교회(신앙인)의 공공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교회는 자기가 속해있는 사회와 분리될 수 없다. 사회와 이웃의 문제를 외면해서도 안 된다. 교회의 존재 이유를 바로 알고 공공성을 회복하고, 타인을 섬기며, 나누고 베푸는 것이 코로나 19 상황에서도 변함없는 '십자가 신앙'의 핵심인 것이다.



국가와 교회의 관계에 대한 성경적 대안

교회 역시 공적 기관의 하나로 정부 시책에 따라야 한다. 다만, 형평성 측면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 정부에서 교회의 지도자들과 좀 더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못한 것은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특히 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종교 활동이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하여,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잠시 모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인식이 있는 것이 우려된다. 이는 평소 교회 지도자들이 정부와 정치적인 연대가 아닌 정책적인 입장에서의 관계를 맺지 못했기 때문이다.

교회는 감염병뿐 아니라 이 시대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있다. 그렇기에 교회는 방역에 더욱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 방역에는 적극적으로 협력하되, 단순히 통제되기보다는 상호 대화하고 정책적 협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된다. 더불어 이제부터 교회가 집단 감염에 대해 연구하고 대책을 수립하여야 한다.



교회는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1. 먼저 인간은 바이러스와 더불어 공존할 수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환경 오염으로 서식지를 잃은 동물들의 활동 영역과 인간의 생활 영역이 겹쳐지게 되면 인간에게 면역력이 없는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코로나19 외의 또 다른 바이러스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교회가 앞장서서 좋은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2. 교회의 방역은 코로나19에 국한되어서는 안 된다. 방역이란 전염병 따위가 퍼지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교회는 지속해서 우리의 지역 사회의 청결을 돌아보고, 약자들을 보살피고 배려해야 한다. 교회는 이번 기회에 새로운 방역 체계를 수립하고, 연구와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할 것이다.

3. 신앙 패러다임의 전환이 요구된다. 이제까지는 하나님과 인간의 수직적, 인간과 인간의 수평적 관계 안에서 신앙의 패러다임이 정립됐다. 그러나 이제는 수평적 관계에 인간뿐 아니라 환경문제, 보이지 않은 세계인 미생물과 바이러스 등과도 함께 살아가는 신앙적 책임을 포함시킬 수 있어야 한다.

4. 무엇보다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교회가 앞장서야 한다.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등 환경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문제는 반복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교회가 이런 전지구적 위기에 어떤 구체적인 실천을 보일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전규택 목사(김포 아름다운교회)
카드 뉴스
많이 보는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