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단기선교'로 코로나에도 교회 활기

'온라인 단기선교'로 코로나에도 교회 활기

[ 우리교회 ] 대구서남노회 충성교회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21년 07월 13일(화) 22:05
온라인 단기선교 화면. 캄보디아 팀의 영상이다.
교회 벽에 붙은 선교 자료.
"선교요? 비행기 타고 현지로 갈 수 없으면, 온라인으로 하면 되지요."

코로나19로 국가 간 이동과 대면이 어려워져 수많은 교회들이 선교활동에 활력을 잃고 파송과 후원이 정체되어가는 요즘, 물리적·공간적 제약을 넘어 온라인으로 선교지를 방문하는 교회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 단기선교로, 선교 열정 재점화

대구서남노회 충성교회(최영태 목사 시무)는 1994년 11월 한 상가건물에서 개척해 초기부터 해외선교에 열심을 내던 교회다. 상가에 입주해 있던 시절에도 충성교회는 3주년, 5주년, 10주년을 맞을 때마다 창립 기념으로 선교사를 파송했을 정도다.

선교에 있어서는 그 어느 교회에도 뒤지지 않던 충성교회도 최근 코로나19 시국에는 선교 사역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 1월부터 '온라인 단기선교'를 통해 교인들의 선교 열정에 다시 불이 붙고, 이로 인해 교회도 영적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9년 필리핀 단기선교 모습.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시작, 1월부터 12개 팀 구성

충성교회 '온라인 단기선교'는 청년들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 10월 교회 청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단기선교를 갈 수 없게 되자 러시아 단기선교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청년들은 K팝에 열광하는 러시아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한국말과 노래를 가르쳐주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단기선교였지만 선교를 진행한 청년들은 물론 러시아 현지에서도 반응이 좋았다. 담임 최영태 목사는 청년들이 진행한 온라인 단기선교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을 보고, 올해 1월부터 장년 교인들에게도 적용해보기로 했다. 1~3월까지 10개 팀을 구성해 진행하고, 5월과 6월에도 각각 한 팀씩을 구성해 총 11개 국을 대상으로 12개 팀이 조직되어 온라인 단기선교를 진행했다. 결과는 대성공.

코로나19로 인해 교회의 예배 인원 및 모든 모임에 제한을 받아 자칫 활기를 잃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온라인 단기선교를 진행하면서 성도들이 신앙생활에 새로운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선교지를 위한 기도제목이 생겨 계속 기도하고, 선교에 대한 관심이 생겨나니 자연적으로 선교 헌금 액수도 증가하게 됐다. 단기선교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성도들이 자주 소통하고, 신앙적인 면에서 서로 서로 자극을 받아 교회에 생동감이 넘치게 됐다.

선교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한국 성도들의 정성과 관심을 받은 선교지의 교인과 학생들이 자신들에게 복음을 전해준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됐고, 현지 선교사들의 선교보고도 활발해졌다고 한다.

충성교회 곳곳의 벽에는 각각의 온라인 단기선교팀이 그 나라의 상황과 선교 과제, 기도제목 및 영상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 및 영상들이 설치되어 있다. 덕분에 코로나19로 덩그러니 비어있는 교회가 아니라 움직이고 생동하는 교회가 됐다.

#온라인 단기선교로 교회도 활기 넘쳐

담임 최영태 목사
온라인 단기선교팀의 준비는 이렇게 시작된다. 선교대상 국가가 정해지면 교인들을 대상으로 단기선교팀에 참여할 인원을 모집한다. 통상적으로 한 팀당 20~30명 정도가 모인다고 한다. 당연히 회비도 있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되는 단기선교의 경우 120~150만 원의 개인 경비가 들기 마련이지만 온라인의 경우 1인당 20만 원의 회비를 걷는다. 모인 금액으로 선교지의 선교사에게 300만 원 정도를 보내 현지 학생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 학용품과 간식 등을 구입하게 한다.

온라인선교팀은 찬양 영상을 찍어 편집해 현지 선교사에게 보낸다. 현지에서도 사역지의 모습과 현지 교인이나 학생들의 화답 영상 등을 찍어 교회에 보내는 등 이러한 작업이 2~4주 정도 온라인으로 오고간다.

영상 편집이 완성되면 몇 주간을 정해 줌(zoom)을 통해 새벽과 저녁 시간에 선교지와 교인들이 온라인상에서 만난다. 충성교회에서는 단체 SNS방에 매일 기도문을 올려 공동기도문을 통해 선교대상국을 위해 기도한다. 줌에서는 선교사가 미리 찍어둔 영상을 보여주며 현지 상황과 선교 과제 등을 설명하고, 시청 후 교인들은 자신들이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교인들간의 교제도 활발해졌다. 각 팀별로 선교지 지원의 내용도 각각이고, 기도제목도 각각이어서 교인들 간 자신의 선교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야기 꽃이 핀 것.

피지 팀은 태풍으로 지붕이 날아가 지붕 재료를 살 수 있는 헌금을 했고, 잔지바르 팀에서는 천막을 치고 예배 드리는 교회의 예배당을 지어주기로 했다. 마다가스카르 팀은 쓰레기 마을을 지원하는 선교사에게 겨울 내의 100여 장을 전달했고, 목욕사업도 지원했다. 네팔 팀은 영상으로 발레를 가르치기도 했고, 필리핀 팀은 영상으로 의료진료까지 했다. 필리핀팀은 진료 결과 심장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발견되어 800만 원의 수술비를 추가로 보내기도 했다고.

담임 최영태 목사는 "교인 중 300여 명이 단기 선교에 지원했을 정도로 교인들의 호응이 높았다. 어떤 성도는 한번에 여러 선교팀에 동참해 3~4번 참여하는 이들도 있다"라며 "직접 현지에 가는 단기선교는 시간과 재정의 제약이 있는데 집에서도 단기선교에 참여할 수 있으니까 참여도가 높은 것 같다. 그룹별로 단톡방을 만들어서 이야기를 나누는데 각 방마다 대화가 너무 활발해서 솔직히 정신이 없을 정도다"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지난 2019년 바자회 모습.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 바자회를 열었다.



온라인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교회로 소문 나

온라인 대심방 및 바자회 열고, 학생들에게 SNS 쿠폰 선물도



충성교회는 1994년 11월에 대구 상인동에서 개척해 창립 3주년을 맞아 인도네시아에 선교사를 파송한 이래 남아프리카공화국, 파라과이, 방글라데시, 아제르바이잔, 터키, 동남아 C국, 필리핀 등에 선교사를 파송해 왔다.

또한, 매년 선교지를 직접 방문하고, 현지 선교사들을 후원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1996년 1월에 단기선교팀이 필리핀 마닐라와 디바오를 방문한 이래로 매년 2~3나라에 단기선교팀을 파견해 교인들이 선교를 체험하고, 현지 선교사를 격려하는 일을 쉬지 않고 있다.

또한 단기선교의 결과로 선교지에 교회를 세우기 위한 마음들이 모이기 시작해 2009년부터 선교지에 교회를 세워왔다. 선교지에 개척된 교회는 캄보디아 7곳, 인도네시아 4곳, 필리핀 1곳, 태국 1곳에 이른다.

충성교회는 온라인을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교회로도 유명하다. 올해는 바자회도 온라인으로 진행해 수익금으로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장학금을 전달했다. 대심방도 온라인으로 진행해 담임목사가 전교인의 70% 를 만나 안부를 묻고 예배를 드렸다고 한다.

어린이주일에는 교회학교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SNS로 선물을 보냈다고 한다. 스승의 주일에는 교사들이 깜짝 놀랄만한 큰 선물을 보내기도 했다.

얼마 전 진행된 임직식에 가족들이 참석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자녀들의 특송 영상을 파일로 받아 편집해 온라인 찬양대로 부모들의 임직을 축하해 감동의 눈물바다가 되기도 했다.


표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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