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존의 사회를 만들어가자

공존의 사회를 만들어가자

[ 5월특집 ] 변화하는 가정 형태에 주목하라4

박천응 목사
2021년 05월 24일(월) 07:56
박천응 목사
혈연중심의 가족의 개념을 넘어 다양한 가족의 개념이 사회의 기초단위로 등장하고 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변하고 있다. 변화하면 살아남는 것이고 변화하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 오늘의 사회현실이다. 저출산 고령화, 인구감소 그리고 코로나19 사태는 교회의 개념과 목회의 성격까지 뒤흔들어 놓았다. 특히 한정된 자원과 소비 그리고 일자리는 지구의 모든 사람을 극심한 적자생존의 사회로 몰아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은 결국 사회의 최소단위인 가족의 개념까지도 바꾸어 놓았다. 핵가족을 넘어 한 부모 가정, 무자녀 가정, 국제결혼 가족, 국제이주 가족, 비혼 등 1인 가족의 증가는 혈연중심의 전통가족을 해체하고 비정형화된 다양한 가족으로의 분화되는 현실을 맞이한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보며 다양한 가족의 등장 원인은 무엇이고 이러한 현상은 사회병리의 문제인가, 사회 발전의 기폭제인가? 다양한 가족의 등장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 다양한 가족의 등장을 누가 만들어 내는가? 다양한 가족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범주의 사람들은 사회구조가 발생시킨 것인가? 아니면 개인의 선택인가? 다양한 가족의 등장을 사회구조가 발생시킨 것이라면 그 원인은 무엇인가? 개인의 선택이라면 그것을 선택한 개인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는 무엇인가? 흔히 혈연중심의 가족은 전통가족이라면, 다양한 가족의 등장은 부정적인가, 긍정적인가? 다양한 가족의 등장은 그 구성원들이 사회 발전의 희생양인지 아니면 보다 나은 개인의 행복 추구의 발전 경로인가? 이와 같은 다양한 질문이 쏟아져 나온다. 다양한 가족의 확대에 따른 교회의 응답과 사명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에 대한 고민을 풀어놓을 때이다.

'다양한 가족'과 공존을 위한 교회의 응답과 선교적 사명을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사회적이고 개인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우리가 사는 사회는 다양한 가족은 어떻게 만들어질까? 사회는 사람들 개인 간, 사회 간 관계를 맺으며 만들어진다. 사람 사는 세상의 관계는 피할 수 없는 관계도 있고 의도적 관계가 있다. 피할 수 없는 관계가 혈연중심의 관계라면 의도적 관계는 비혈연적 관계이다. 다양한 가족의 성격은 혈연과 비혈연의 복합적 성격을 가지고 나타나는 현상이다. 1인 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등장은 사회적으로 경제적 이유와 사회적 자본의 축적으로서 사회 구조적 측면과 개인적 자기 욕구 만족과 취향이라는 개별 행위자의 선택으로서 개별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현대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가족이 등장하는 사회공간의 공통적인 특징은 '적자생존'이 만들어 내는 연결 고리의 결과로서 사회적 공간의 성격이 강하다. 개인의 선택에 따른 미시적인 측면만 아니라 개인을 넘어서는 사회적 관련성을 갖는 이중구조가 있다. 최근 정부(2021년)에서는 비혼과 1인 가족, 미혼모·부 등 한 부모 가족, 동거·사실혼 부부, 위탁 가족, 돌봄·생계를 같이하는 노년 동거 부부 등을 다양한 가족의 범주로 설정하고 사회적 지원을 확대한다고 발표하였다. 그만큼 다양한 가족의 문제는 정부가 나설 정도로 교회의 시대적 사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다양한 가족'과 공존을 위한 교회의 응답과 선교적 사명은 무엇일까? 첫째는 성서적 신학적 상황인식의 반영과 전환을 통한 교회의 사명의식 고취가 필요하다. 다양한 가족의 등장은 혈연중심의 사회와는 다른 비정상적 가족이라는 함축적 의미보다는 선택적 다양성을 내포하는 신학적 응답이 필요하다. 한국 사회에서 '다양한 가족'의 개념은 개인의 만족이나 취향의 선택보다는 경쟁에서 밀려난 사회적 비주류의 한 부류로 지칭하는 차별적 범주 개념으로 사용하고 있는 경향이 발견된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도 강화되어야 하겠지만 신학자들과 연구자들은 사회적 약자를 차별적 구별 짓기를 하는 일에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신학자들과 목회 지도자들은 다양성의 시대에 '다양한 가족'에 대하여 인지적 대안 논리 개발과 정서적 수용성과 포용성 확대라는 선교적 사명의 응답이 필요하다.

둘째는 다양한 가족의 등장을 양산하는 사회구조의 측면에 교회는 도전과 응전 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가족'을 등장시키는 사회적 차별구조는 버려두고 다양한 가족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결핍 또는 비정상성으로 낙인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경쟁력이 부족한 사람이고 마치 개인이 짊어져야 할 책임을 사회가 구제해 주고 있다는 논리 전개는 오히려 다양한 가족을 양산하는 사회구조를 정당화시키고 사회적 책임에 침묵하게 된다. 다양한 가족의 등장을 양산하는 적자생존의 사회구조에 대하여 마을 만들기 목회와 공유경제, 협동조합의 활동 등에 대하여 총회와 노회 및 기독교 NGO들은 대안적 기독교 사회운동을 연구 개발하고 모델화하여 보급 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셋째는 교회와 목회자는 다양한 가족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삶을 실패자로 보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의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구체적인 사안별 대응과 프로그램의 실천이 필요하다. 비혼과 1인 가족, 미혼모·부 등 한 부모 가족, 동거·사실혼 부부, 위탁 가족, 돌봄·생계를 같이하는 노년 동거 부부 등에 네트워크 활동의 실제적인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다양한 가족의 사례발굴과 문제 해결을 위한 정보획득, 네트워크의 참여자들 상호 간 영적 신앙적 가치공유 공간의 창출과 상호 교류의 공간 창출이 필요하다. 다양한 가족의 네트워크는 정서적 물질적 지원, 조언 충고 등이 가능한 한 상호 간의 지원 효과가 이루어지는 그룹 멘토링, 교회 공간의 나눔 등을 통한 대응이 가능할 수 있다. 결국, 다양한 가족에 대한 교회의 선교적 사명과 실천은 변화된 사회에서 개인과 사회에서의 교회의 역할을 새롭게 디자인하고 실천할 때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이다.



박천응 목사

(안산 다문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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