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시대의 약자

팬데믹 시대의 약자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1년 03월 29일(월) 06:51
지난 주 미국 퓨리서치센터 보고에 따르면 미국인의 10% 이상이 지난해 7월보다 현장 예배에 대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00만 명에 가까운 사람이 확진되고 50만 명 이상이 사망했지만,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희망을 점차 증가하고 있었다. 일상화 된 방역수칙 준수와 백신 보급으로 이런 자신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코로나19 극복에 대한 희망적 기대를 전하는 동시에 백인과 흑인 응답자의 견해차에 주목했다. 백인은 53%가 현장 예배의 안전성을 자신했고, 9%가 모임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답한 반면, 흑인은 안전성 확신 28%, 모임 중단 필요 30%로 현저한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주거 및 위생 환경이 교회와 신앙 생활로도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빈부 격차, 인종 차별, 증오 범죄 등 이미 존재하던 사회 문제들은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늘어나는 아시아인 대상 범죄에 대한 미국장로교회(PCUSA)의 호소 메시지가 발표된 상황에서 8명의 아시아인이 살해되는 증오범죄가 애틀란타에서 일어났다. 증오 범죄의 대상 역시 사회적 약자로 분류되는 50~60대 여성이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PCUSA는 증오 범죄 예방을 위해 △반 인종차별 연대활동에 참여할 것 △인종차별 관련 논의 범주에 아시아계도 포함시킬 것 △아프리카계와 아시아계 미국인의 참여를 확대하고 갈등 방지에 힘쓸 것 △아시아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이나 잘못된 인식에 동조하지 말 것 △관련 범죄 발생시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도록 지원할 것 △아시아인 혐오 해소를 위한 교육과 투자에 힘쓸 것 등을 교회에 요청했지만, 전통적인 인종간 갈등을 해소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퓨리서치센터의 보고 중 인상적인 것은 현장 예배의 안전성에 대한 신뢰는 흑인들이 훨씬 낮은 반면, '코로나19로 신앙이 더 강해졌는가'라는 질문엔 전체 평균보다 15%나 높은 38%가 '그렇다'고 대답한 점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이 하나님을 더 찾게 되고, 하나님 또한 자신을 의지하는 약자들과 함께하신다'는 것이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자신의 잘못이나 분노를 약자에게 해소하려는 강자가 있다. 때로는 강한 국가, 민족, 정권이 약자들을 몰아세우기도 한다. 트럼프 정권이 팬데믹의 원인으로 특정 국가를 지목한 상황에서 PCUSA는 웨비나를 열어 '인류의 하나됨'을 강조했다. 당시 웨비나에선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라는 갈라디아서 3장 말씀이 인용됐다. '저들은 우리의 것을 빼앗기 위해 왔다', '모두가 하나는 아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거나 중요하지는 않다'는 흔한 사회적 인식을 성경은 부인한다. 또한 기독교인들에게 이웃의 짐까지 나눠 질 것을 요청하고 있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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