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 현장칼럼 ]

배태훈 목사
2020년 11월 11일(수) 09:07
우리나라는 1972년 4월 20일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재활의 날'을 이어, 1981년부터 나라에서 '장애인의 날'로 정하고 기념행사를 매년 해 왔다. 1991년부터는 법정기념일로 공식 지정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애인의 날의 또 다른 별칭은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다.

법정기념일이 된 지 30여 년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사회 곳곳에서 장애인이 받는 차별은 여전히 많다. 여러 언론을 통해 장애인의 차별에 대해 보도하고 있지만, 일반 대중은 큰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사실, 우리가 의무적으로 장애인에 대한 교육을 받은 기억이 없다. 전혀 나하고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관심을 두지 않는다. 장애인 당사자나 가족, 그리고 장애인 관련 단체들만 관심이 있을 뿐이다. 비장애인은 전혀 생각하지도 못한 곳에서 장애인들이 차별을 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인터뷰를 하다보면, 가끔 장애를 가진 분들을 만나는 경우들이 있다. 최근에 만난 유튜브 '위라클'(WERACLE) 운영자인 박위 유튜버는 사고로 전신마비 진단을 받았지만, 기적적으로 몸을 일으키고 재활을 통해 휠체어 생활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2019년 2월부터 유튜브 '위라클'을 시작으로 무한도전 같은 자신의 삶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고 있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모습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주고,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캠페인을 하고 있다.

'배리어 프리'는 1974년에 국제연합 장애자 생활환경전문가회의에서 '장벽 없는 건축 설계'(barrier free design)가 보고되어, 원래 건물이나 거주환경에서 층을 없애는 등 장애가 있는 사람이 사회생활을 하는데 물리적인 장애를 제거한다는 의미로 건축학계에서 사용되었다. 하지만, 요즘은 그 범위가 확대되어 고령자나 장애인들도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허물자는 운동을 '배리어 프리'라고 말한다.

'위라클' 유튜브 구독자가 14.4만 명으로, 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많은 만큼 장애인이 사회에게 겪고 있는 어려움을 전하며, 영상 캠페인을 통해 사람들과 사회가 장애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나빠서가 아니라 몰라서 장애인을 배려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본인 스스로도 다치기 전에는 장애인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고백하며, 장애인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의정부 신곡교회(이정재 목사 시무)와 사)섬김과 나눔에서는 1년에 4차례 '청소년자원봉사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자원봉사의 의미와 함께 장애인의 인식변화에 대한 교육을 하고 있다. 이론 교육뿐만 아니라 장애인 체험을 통해 장애인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어려움이 있는지 깨닫게 한다. 예를 들어, 눈을 가리고 이동하기,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 등이다. 청소년자원봉사학교에서 교육받은 청소년들은 대다수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지 몰랐다는 반응과 지역사회 곳곳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 미흡하다는 의견이었다. 그리고 간접 경험이지만, 장애인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면서 보다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아는 만큼 세상이 달라진다. 배워서 남을 배려하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배태훈 목사/다함께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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