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디지털! - 디지털을 더 디지털하게

다시 디지털! - 디지털을 더 디지털하게

[ 뉴미디어이렇게 ]

이종록 교수
2020년 07월 22일(수) 10:17
코로나19 사태는 인간들이 직접 대면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직접 대면하는 것을 법으로 금지하기도 한다. 이것은 인간 본성과 생명 본질을 거스르는 행위이다. 인간은 인간들과 함께 해야 인간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다른 인간과 함께 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데 온 힘을 쏟았다. 그런 인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대면하는 것을 금지당할 때 겪는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을 것이다. 가족과 친지를 직접 대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겪는 단절과 외로움은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를 외치는 심경과 같을 것이다.

아날로그 방식이 제한당하는 상황에서 인간은 인간과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디지털에 더 의존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그랬지만, 지금은 그 정도가 예전과 전혀 다르다.

필자가 '디지털 에스겔'이라는 책을 펴낸 게 2001년인데, 그때만 해도 방송광고에서 "디지털!"하면 "돼지털?"이라고 되물을 만큼, 디지털이 낯설었다. 디지털에 익숙한 정도에 따라서, 디지니아(diginia=digital+mania), 디지밴스드(digivanced=digital+advanced), 디지플렉스(digiplex=digital+complex), 디질리언(digilien=digital+alien)으로 나누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디지털이라는 말은 공기처럼 친숙한 용어가 됐고, 사람들은 거의 의식하지 못한 채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게 됐다.

그런데 이제 우리는 디지털을 다시 강하게 의식한다. 호흡하기 힘들 때 비로소 신선한 공기의 소중함을 실감하듯, 아날로그 방식이 심각하게 제약을 받자 디지털을 아주 민감하게 의식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지금 디지털은 인간이 인간과 만나는 아날로그를 지향하며 더욱 더 디지털화하고 있다.

이종록 교수 / 한일장신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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