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C를 여는 신학자. 장신대 윤철호 교수

21C를 여는 신학자. 장신대 윤철호 교수

[ 교단 ]

기독공보
2000년 04월 08일(토) 00:00

많고 많은 조직신학자 중에서도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는 신학자가 있다. 장신대 윤철호교수. 그는 조직신학을 택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대답한다. "성격에 맞는 것 같아서".
굳이 비교하자면 언어와 역사를 바탕으로 하는 성서신학보다는 철학적인 사고가 요구되는 조직신학이 자신한테 더 잘 맞는다는 윤교수는 원래 윤리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학문을 "개혁신앙의 전통 위에 있으면서도 현대신학의 관점을 가지고 재해석하는 연구활동"이라고 소개한다. "저는 새로운 개혁신학 전통을 창출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아직은 범주가 좁은 개혁신학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 그의 목표인 것이다.
결국 17세기의 산물인 개혁신학을 다른 전통, 다른 입장에서 다루는 것이 그의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을텐데 요즘 음악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크로스오버', 혹은 프랑스 현대철학의 중요한 개념 중 하나인 `넘나들기'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통합'신학이라고 할 수 있는 장신대의 학풍도 균형잡힌 신학, 이분법을 넘어서서 `아우르는' 신학을 지향하고 있다고 윤교수는 설명한다. 그러나 다른 학문에선 유행처럼 진행되고 있는 학제간 연구는 아직 신학부문에선 그리 활발히 이뤄지지 않는 것이 현실. 그래서 윤교수의 연구활동이 더욱 주목받고 있는지도 모른다. 윤교수가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은 기독론, 인식론과 해석학, 철학적 신학, 여성신학 등인데 "지난 10여 년동안 기독론에 치중했다"고 말한다. 그는 특히 몇 년 전 한기총에서 최우수신학 서적으로 선정되기도 한 기독론 교재를 직접 저술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인식론과 해석학 교재도 발간될 예정인데 윤교수는 앞으로 철학적 신학 연구에 몰두할 계획.
미국에서 석사과정 중 철학을 공부했다는 그는 특히 현상학에서 해석학으로 이어지는 인식론에 관심을 두고 철학과 대화하는 신학에 주목한다. 윤교수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학자는 실존주의 배경을 가진틸리히와 과정신학자 존 캅. 철학과 신학의 경계선을 넘나들며 학문을 했던 틸리히와 존 캅의 모티브를전통적인 기독교신학과 접목시키는 작업이 그의 관심사인데 그의 표현대로라면 `해석학적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교단에 비해 철학적 신학 연구가 많지 않은 본교단의 학풍에서 그의 연구는 독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그는 남자교수로서는 특이하게도 여성신학을 가르치고 있는데 윤교수는 "보통은 여성이 하는 분야인데 가르칠 사람이 없어서 내가 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겸손해 한다. 그러나 그는 그 이름도 유명한 로즈메리 래드포드 루터(Rosemary Radford Ruether)교수의 제자. 우리나라에선 흔치 않은 경력이다. 그는 "여성신학의 세계관과 과정철학의 관점이 잘 맞는다"고 한다. 둘 다 관계론적 세계관과 실천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원론이라고 할 수 있는 남성적 세계관에 비해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적 세계관은 생태신학 등 새로운 패러다임과도 잘 연결된다. 남자교수로서 여성신학을 가르치게 된 그의 특이한 경력은 역시 특별한 내력에서 기인한 것인지도 모른다. "공부는 하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것"이라고 믿는 윤교수는 "어머니의 기도로" 신학교수까지 되었다고 말한다. 그가 외로울 수밖에 없는 개척자의 길을 계속 가는 것이야말로 역시 기도의 힘은 위대하다는 진리의 증거가 아닐 수 없다.
임원진 wjlim@kidokongbo.com

*내각 본 윤철호교수/이형기교수(장신대)

윤교수는 장신대 재학 중 나의 수업을 여러 과목 들었는데 그는 그야말로 `장래가 촉망되는 학생'이었다.
신대원 과정에서, 그리고 미국 유학을 마친 이후에도, 그는 항상 전통적 신학에 만족하지 않고 시대의 사상을 신학에 접목하는 성향을 보여주었다.
윤교수의 밑에서 많은 대학원생들이 논문 지도를 받는 사실이 바로 그가 새로운 시대사상과 발맞추어 가는 학자라는 증거이다. 그의 연구와 강의가 후배들에게 좋은 자극이 되고 있는 것이다.
윤교수는 특히 장신대의 신학자들 중 철학과 신학을 연관시키는 분야에서 앞을 달리고 있는데 여성신학도 제일 먼저 개척했다. 그를 한마디로 소개하면 설교를 중시하는 케리그마적 신학과 일반 철학 사상을 관련맺는 `변증적 신학'을 하는 학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꼼꼼하고 사려깊은 윤교수가 부인한테 너무나 잘 하는 것을 보면 이론 뿐만 아니라 실천을 갖춘 참된 학자라고 여겨진다. 이론 뿐인 여성신학이 아니라 윤교수의 삶에서 드러나는 실천이 바로 그의 미덕이자 자랑거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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