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젊은이들의 이중고를 아시나요?

홍콩 젊은이들의 이중고를 아시나요?

불확실한 미래와 경기 침체로 희망 잃어
현지 기독교인들 세계 교회의 관심 요청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20년 06월 15일(월) 10:31
시위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홍콩 젊은이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무리를 지어 걸어가는 홍콩 학생들.
'송환법 반대 홍콩 대규모 시위 후 1년이 흘렀지만, 지금부터라도 세계교회가 홍콩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9일 열린 반대 시위 1주년 집회는 예상보다 작은 규모로 진행됐으며,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 속에 50여 명이 연행됐다. 현지 한인들은 한국교회가 주목해야 할 홍콩의 모습으로 '희망을 잃은 젊은이의 증가'와 '시위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꼽았다.

일단 시위의 중심 세력인 젊은층의 상당수가 경찰에 연행되거나 구금됐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1년 동안 9000여 명이 연행, 1700여 명이 구금된 것으로 파악했다. 현지 한인들은 "홍콩은 학생들의 토론 문화와 정치 참여가 활발한 나라"라며, "중·고등학생들도 분명한 정치적 신념을 갖고 있어 정부와 젊은층의 대립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력 충돌로 인한 피해도 적지 않다. 초기엔 강경한 중국 정부와의 협상 카드였지만 경찰과 시위대의 피해가 속출하면서 '자유를 향한 열망이 제대로 전해지고 있는가'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경찰이 정신적 충격을 받아 사직하거나 그 자녀가 폭행을 당하는 등 '폭력이 폭력을 낳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감염병 예방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오는 15일부턴 본토 학생들의 입국이 재개될 예정이어서 학생 간 충돌 우려도 크다. 5~6월은 홍콩의 졸업 시즌이지만 코로나19 사태와 시위 여파로 젊은이가 일자리를 얻기는 쉽지 않다. 한 현지 인사는 홍콩 젊은이들의 모습을 '자신의 암울한 미래와 싸우고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경제 위기 역시 눈에 보일 정도로 심각하다. 특히 여행사, 식당, 학원을 운영하는 한인들의 피해가 큰 상황. 현지 한인들은 "번화가 조차 폐업이 빈번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비싼 임대료와 생활비를 감당하며 버티기는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홍콩 교회 역시 불안한 모습이다. '종교에 대한 정부 제재가 언젠간 본토 수준으로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또한 다수의 교회가 민주주의와 자유를 지지해 온 만큼 관련 법을 통한 정부의 간접적 압박도 염려하고 있다.

홍콩의 기독교 인구의 5% 미만이다. 토속종교인 도교 신자가 75%이며, 소수의 천주교, 성공회, 무슬림 신자들이 있다. 기독교의 사회적 영향력은 적지만 한인 교회들은 현지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홍콩 역시 코로나19로 온라인 예배가 활성화되면서 젊은층에 다가서는 노력은 확대되는 분위기다. 교회 내 정치적 편가르기는 철저히 막고 있으며, 한인교회 역시 정치 문제에 개입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역자는 "지금 홍콩의 젊은이들은 신념, 미래, 현실 속에서 고뇌하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그들이 복음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희망을 찾을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관심을 갖고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7월 1일 홍콩반환기념일과 9월 입법의원선거 등 중요한 국가 일정을 앞두고 홍콩의 긴장감은 다시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차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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