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뚫린 종으로

귀 뚫린 종으로

[ 가정예배 ] 2020년 6월 8일 드리는 가정예배

신태의 목사
2020년 06월 08일(월) 00:10
신태의 목사
▶본문 : 신명기 15장 15~18절

▶찬송 : 304장



오늘 본문에는 "귀 뚫은 종" 이야기가 나온다. 종의 제도가 있었을 때 하나님은 7년 안식년이 되면 주인은 종이 된 자를 놓아 자유인으로 살게 하셨다. 지난날 애굽에서 종으로 살았던 그들의 조상들에게 하나님이 은혜를 베풀어 자유인이 되게 하심을 기억하게 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지난날의 모든 죄와 얽매임에서 해방 되어 자유인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주인의 종으로 살겠다고 스스로 자원하여 종 된 사람을 이야기한다(16절). 자유자가 다시 종 되기를 자처함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먼저는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책임져줄 주인에게 자신의 삶을 의탁한 것이다. 자유인의 신분이지만 종은 삶을 개척할 능력이 없음을 알았다. 자신의 한계를 인식한 종에게 있어 진정한 자유는 주인에게 자원하여 삶을 의탁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른 선택이며 참된 진리다. 하나님은 우리를 죄의 종노릇에서 벗어나게 하셨다. 그러나 우리도 자각해야 한다. 자유자이나,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삶을 꾸려갈 수 없는 존재다. 그렇기에 이 주어진 자유를 책임질 능력 없이 방종하여 살게 되면 결국 우리는 다시 죄의 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하기에 우리도 귀 뚫은 종의 선택을 따라가야 한다.

두 번째는 주인과의 사랑 때문이었다. 종으로 살았던 지난날 주인이 베풀어 준 사랑 때문에 스스로 자원하여 귀 뚫은 종이 된 것이다. 자신의 생존만을 위한 삶의 의탁은 삶을 이어갈 수는 있겠지만 행복하지 않다. 사랑이 행복을 결정함은 부부생활을 보면 알 수 있다. 귀 뚫은 종은 생존을 넘어 주인을 사랑한 자다. 그의 자원함은 이전처럼 주인을 위한 수고와 헌신의 삶을 사는 회귀의 모습으로 보일지 모르나 그의 삶의 내용은 굴종이 아닌 자원함의 순종의 삶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사랑의 능력이다. 야곱은 자신의 삼촌 라반을 위해 7년간 일했으나 라헬을 사랑했기에 이를 수일처럼 여겼다. 바울 사도도 방언과 천사의 말과 예언과 같은 능력들이 보여도, 사랑이 없다면 결국 아무 것도 아니요, 아무 유익이 없다고 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사랑 없이 교회와 가정과 사회에서 봉사와 헌신과 수고를 기계적으로 할 때가 많다. 왜냐하면 주인과 동거함으로 사랑을 키워왔던 귀 뚫은 종과 달리 우리는 하나님과의 개인적 만남보다 일과 성과에만 치우쳐 있기에 사랑이 식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귀 뚫은 종처럼 사랑에 매여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인의 사랑을 알고 기억하는 것이다. 호세아 선지자가 "여호와를 알자, 힘써 알자(호 6:3)"라고 절실하게 외치고 있듯 우리의 참 주인 되신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예수님의 십자가의 사랑을 기억하는 일에 더욱 힘씀으로 오직 주의 그 사랑과 은혜에 매여 스스로 자원한 귀 뚫은 종으로, 아니 귀 뚫린 종으로 살아가며 충성해야 할 것이다.



오늘의 기도

우리가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사랑을 알고, 오직 그 사랑에 매여 귀 뚫은 종처럼 행복하게 충성하는 삶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신태의 목사/광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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