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의 통로

연합의 통로

[ 목양칼럼 ]

임융식 목사
2020년 04월 02일(목) 00:00
새 성전 기공식과 함께 예배당 공사가 시작 된지 어느새 3개월하고 절반이 지나간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 여러 해 동안 모든 성도들이 함께 기도하고 물질로 준비해 왔기에 성전 공사는 어려움 없이 시작 되리라 기대했으나 그렇지만은 않았다. 30~40 대를 중심으로 한 신세대와 옛 세대 간의 성전 공사에 대한 견해차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회 부지는 대부분 녹지로 조성 되어서 시로부터 종교부지로 성전 공사를 허락 받은 땅이 겨우 200평 남짓 된다. 넓지 않은 공간에 신세대는 구 성전을 허물고 지금의 성전 보다는 넓은 새 성전을 세울 것을 원했으나 옛 세대는 지금의 성전을 허무는 것을 원치 않았다. 아마도 지난 40여 년간 하나님 앞에 새벽을 깨워 기도하고 예배드린 자리에 대한 각별한 애착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교회에 처음 부임했을 때 한 분 원로 장로님께서 나를 만나자 하신 말씀이 지금의 예배당을 헐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부탁이었다. 비록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셨지만 장로님은 평생 교회를 위해 헌신해 오신 분이다. 지금과는 달리 한국 교회의 옛 성전들은 성도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한 경우가 많았다. 땅을 파서 성전 터를 닦고 모래를 지어 나르며 벽돌을 쌓고 높은 성전 꼭대기에 십자가를 세우는 일까지 많은 부분에 성도들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했기에 장로님의 마음에는 지금의 예배당에 대한 각별한 애정이 있었던 것 같다. 교회에 부임한지 오래 되지 않은 목사의 마음에도 현 예배당에 대한 애정이 깊어 가는데 하물며 오랜 세월 이 자리에서 기도하고 예배 드렸던 옛 성도들의 마음은 오죽하랴, 목사는 이러한 마음들도 저러한 마음들도 모두 이해가 된다. 그러나 성전 공사를 앞두고 교회가 하나 되지 못하니 어찌해야할까? 목사는 다시 하나님께 묻는다.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주신 응답은 이러했다. '예배당이 중요한가.' '건물이 없어도 천막을 치고 하나님 앞에 예배드린들 어떠하랴' '중요한 것은 예배당이 아니라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가 아닌가?'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은 믿음의 예배요 교회의 연합이다. 교회로써 가장 소중한 것은 성령 안에 성도가 연합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의 연합은 나의 첫 번째 목회철학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하나님의 응답하심 가운데 성전 공사에 대한 하나님의 지혜는 새 성전 건축과 지금의 성전 리모델링을 동시에 하는 것이었다. 젊은 세대들의 바람대로 예배당은 새로 짓고 신 구 두 건물을 통로로 연결하여 지금의 예배당은 리모델링하여 교육관 및 소 예배실로 사용하기로 하니 신세대와 구세대 간의 마음이 하나가 되었다. 할렐루야! 혹자는 말한다. 같은 돈이면 오래 된 건물을 허물고 깨끗이 새로 짓는 것이 낫다고. 그러나 무엇이 더 나은들 교회의 연합 보다 더 나은 것이 있으랴. 그렇게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시작 된 새 성전 공사는 이제 골조 공사가 끝나고 공정이 절반 가까이 지나 성전의 전체적인 윤곽이 잡혔다. 그 모습은 기대했던 것 보다 훨씬 웅장하고 아름답다. 성전의 아름다움 보다 더 놀랍고 아름다운 것은 교회를 하나 되게 하신 하나님의 일 하심이다. 아직 완공까지는 시간이 남았지만, 날마다 모습을 갖춰가는 새 성전을 볼 때 시편 84편 찬양 시가 떠오른다. "만군의 여호와여 주의 장막이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내 영혼이 여호와의 궁정을 사모하여 쇠약함이여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 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 이 곳 밀양 땅, 아직은 교회 보다는 불상을 모신 절과 우상 숭배가 많은 곳이다. 올 해 교회역사 124년 해를 맞은 우리 교회가 고인 물이 아닌 하나님의 생명이 넘쳐흐르게 하는 축복의 샘물이 되어 많은 영혼을 주께 돌아오게 하는 복음의 통로요 축복의 통로가 되기를 기도한다.

임융식 목사/춘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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