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여전도회 연재 '널다리골'

[ 여전도회 ]

한국기독공보
2019년 09월 26일(목) 08:30
남자와 여자는 하나(갈 3:23~29)



남자와 여자에 관한 바울의 진술은 그의 구원론에 관한 진술에서 완성된다. 대표적인 본문이 갈라디아서 3장 23~29절이다. 여기에서 강조되는 것은 믿음의 길을 통해 사람은 하나님의 자녀들이 된다는 사실이다. 율법은 우리를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초등교사의 역할을 하지만, 믿음은 우리에게 의롭다함을 얻게 한다. 따라서 믿음을 통해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차이가 없다. 모두가 그리스도로 새로운 옷을 입었기 때문에 새로운 존재가 된다(27절; 참조. 고후 5:17).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차별은 해소된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이니라"(28절). 혈통이나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그리고 남자와 여자의 차이가 사라지는 새로운 존재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브라함의 후손이 되며(16절) 하나님 유업의 상속자가 되는 것이다(29절). 갈라디아서 3장 28절은 그리스도인들이 경험하게 되는 새로운 실존에 대한 근본적인 토대와 원칙을 천명한다. 모든 상황윤리는 이러한 토대와 원칙 아래에서 해석되고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1. 잠언서의 '지혜'를 통해서 본 여성 리더십

성경에 나타난 여성의 리더십을 말할 때 여러 가지로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 안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다양한 역할을 통해 리더십을 보여준 예들이 많다.

하지만 필자는 남성이 할 수 없는 여성만의 리더십의 예를 주목했고, 특별히 잠언서에서 보여주는 리더십을 통해 여성 리더십의 특별성을 찾고자 한다.

잠언은 지혜의 책이다. 여기에는 광범위한 영역에 이르는 지혜의 전통이 나타나는데 그것은 이스라엘의 역사의 장구한 시대에 걸친 지혜를 포함하고 있다. 잠언서는 1~9장의 도입부, 10장 1절에서 22장 16절까지의 솔로몬의 잠언,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 지혜자의 말(22:17~24:22, 24:23~34), 25~29장의 히스기야 시대에 편집된 솔로몬의 잠언, 그리고 아굴과 르무엘의 잠언(30장과 3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구성 가운데 잠언서에서는 두 여성의 목소리가 대조를 이룬다. 한편으론 지혜가 여성으로 의인화되어 나타난다. 1장 22~33에서 지혜는 소란스럽고 혼잡한 거리와 광장 한복판에서 명철이 없는 자들에게 경고하고 알리기 위해 외친다(1:20~33). 지혜의 외침을 듣고 지혜가 훈계하는 교훈으로 돌아오는 사람에게는 지혜가 자신의 영을 부어주고 지혜의 말을 알게 할 것이나(23절), 지혜의 명령하는 음성을 상실하는 것은 파멸적인 결과를 맞게 된다(24~28절).

이러한 지혜의 외침은 8장에서 다시금 등장한다. 또 다시 지혜는 거리와 성문에서 공적으로 외친다(8:1~31). 특별히 중간 부분에 나타나 있는 지혜는 창조의 첫 시작, 하늘과 땅의 창조 전부터 존재했던 지혜이다(22~31절). 창조의 순간에 이미 독자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지혜 보다 높이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지혜를 얻는 자는 생명을 얻고 야훼의 은총을 입게 된다(35절). 그리고 9장에서도 다시 한 번 여주인으로 나타나는 지혜가 교훈이 필요한 모든 사람을 초청하고 있다. 그들이 이 초청을 받아들이고 지혜를 얻으면 그들에게는 생명과 명철의 삶이 약속된다(9:1~12).

그러나 잠언서에는 또 다른 여인의 목소리가 있다. 그것은 어리석은 여인의 목소리다. 여기에서 잠언서가 보여주는 근본적인 대비를 경험하게 된다. 어리석은 자로 묘사된 여인은 지혜의 반대편 초청자로서 듣고 따르는 자들을 파멸에 이르게 한다(9:13~18). 이 어리석은 여인은 잠언서 도입부에서 강조되어 나타나는 가까이 해서는 안 될 음녀와 같다(2:16~19, 5:1~14, 6:20~35, 7:1~27). 이 여성의 매혹적인 유혹의 배경에는 성적인 다산의 의식과 관련된 이방인들의 숭배 의식도 반영되어 있다.

이러한 대조 속에서 잠언서는 누구의 목소리를 들을 것인가를 묻고 있다. 하지만 잠언서는 마지막장에서 다시금 두 여인을 소개함으로써 지혜의 삶이 무엇인가를 보여준다. 한 사람은 르무엘 왕의 어머니이고(31:1~9), 다른 한 사람은 '현숙한 여인'이다(31:10~31). 지혜자의 모델과 지혜의 화신으로 등장하는 두 여인은 어머니와 아내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준다. 이것은 여성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별한 리더십의 사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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