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와 문화'… 교회, '지역 문화의 중심' 꿈꾸게 해

'그리스도와 문화'… 교회, '지역 문화의 중심' 꿈꾸게 해

[ 나의서재 ] 일산신광교회 최영업 목사

이수진 기자 sjlee@pckworld.com
2019년 04월 18일(목) 09:37
독서가 필수일 수밖에 없는 목회자들에게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영향을 끼쳤던 책 세 권을 소개해 달라고 요청하면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난감해 한다. 한 때 그들의 청춘을 이끌고, 좀 더 나은 목회를 꿈꾸게 하며, 여전히 인생의 등불이 되는 많은 책 들 중에서 단 '세 권'만을 꼽는 것은 너무 어렵다는 이유다. 이같은 이유로 지난 11일 만난 서울서북노회 일산신광교회 최영업 목사는 "고민이 많이 됐다"고 토로했다. 인생의 분기점마다 도움이 됐던 책들 중에서 다른 사람에게도 읽기를 추천하고 싶은 책을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는 얘기다.



#성령과 기질(팀 라헤이)

고민 끝에 이중으로 짜여져 있는 목양실의 책꽂이를 며칠 뒤져 찾아낸 최 목사의 첫 보물은 팀 라헤이가 저술한 '성령과 기질(생명의 말씀사 )'이다.

"학교 다닐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이 두 권 있습니다. 하나는 에밀 브루너의 '정의와 사회 질서'라는 책이고, 또 하나가 바로 '성령과 기질'이었죠."

최 목사는 두 책 중 고민하다 사람의 행동을 좌우하는 기질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혀 준 책인 '성령과 기질'을 소개한다고 했다. 이 책은 저마다 갖고 있는 '기질'과 그 기질을 성령께서 어떻게 사용하시는가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자신을 이해하는 것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줬다고 한다.

"목회자가 되기 위해 경건과 훈련을 하던 학생 시절, 이 책은 밑줄을 쳐가며 반복해 읽을 만큼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말하는 최 목사는 "요한은 요한의 성품이, 베드로는 베드로의 성품이 있는데 그 성품을 어떻게 '그리스도화' 하는가가 중요하다. 베드로는 베드로답게 죽었고, 바울은 바울답게 죽었다. 하나님께서는 각자의 기질까지 합력하여 선을 이뤄 사용하신다"며, "내 자신의 기질을 파악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의 기질도 파악해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찾는 조언자의 역할을 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리스도와 문화(리처드 니버)

최 목사는 지금 시무 중인 일산신광교회에서 29년째 목회 중이다. 교회 마당에 들어서면 다섯 동으로 이뤄진 건물들이 방문객을 맞는다. 그 중에서 제일 빈번하게 외부손님들을 맞는 곳은 '그릿시냇가'란 이름의 카페다. 학부모 모임 등 지역의 크고 작은 모임이 열리는 이곳 카페는 최 목사가 그리스도의 문화로 세상 문화를 바꿔나가길 소망하며 10여년 전 문을 연 지역의 오래된 사랑방이다.

세상 문화에 순응하지도 말고, 대적하지도 말고, 그 문화를 그리스도의 문화로 개혁해가자는 목회 방향을 세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책으로 최 목사는 리처드 니버의 '그리스도와 문화(IVP)'를 꼽았다.

"10여 년 전 재교육을 한다는 의미에서 박사학위 공부에 도전했고, 그때 만난 이 책으로 '문화사역을 통한 지역사회 발전'이란 제목의 논문을 쓰게 됐다"고 소개한 최 목사는 "저자인 니버는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를 '문화와 대립하는 그리스도', '문화에 속한 그리스도', '문화 위에 있는 그리스도', '문화와 역설적 관계에 있는 그리스도', '문화를 변혁하는 그리스도' 등 5가지 유형으로 살펴본다"며, "그리스도인은 세상의 문화를 그리스도의 문화로 개혁해 나가는 주체자로 서야 한다. 우리 교회도 지역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중심이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마지막으로 최 목사는 말콤 글래드웰의 '아웃라이어(김영사)를 인생책으로 소개했다. "세 권의 책이 모두 중요하고, 나의 인생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이렇게 멋진 책은 또 못만났다"고 말할 만큼 그를 사로잡은 부분은 '마태복음 효과와 일만시간의 법칙'이다. 베스트셀러인만큼 세간에 많이 회자된 이 두 법칙은 아웃라이어들의 성공의 비밀 쯤 된다. 아웃라이어란 보통 사람들의 범주를 뛰어넘은 특별한 사람, 자기분야에서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 사람을 말한다.

최 목사는 "천주교 신부들은 성호를 긋는 연습을 천번 이상 한다고 한다. 신부들이 서품받을 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는 너무 연습없이 목사가 되는 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며, "스포츠, 정치, 경제 등 분야에서 뛰어난 사람은 1만 시간을 투자한 사람이다. 그것은 목회를 하는 우리도 예외일 수 없다. 기본기가 없으니 큰 교회를 목회했어도 무너지는 경우가 많다. 목사들도 철저하게 1만시간을 투자해 목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회를 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교역자들에게 매일 새벽기도를 마친후 무조건 1시간씩 기도의 시간을 갖도록 강제한다. "교회의 문제는 늘 영적인 문제와 결부되기 때문에 목회자가 먼저 깨어 기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하는 최 목사는 "사람은 늘 기질대로 움직이게 된다. 장점을 장점답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연습이 있어야 가능하다"며, "기도의 훈련, 성품의 훈련 등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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