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목회계획

12월 목회계획

교회력이 시작되는 달

황영태 목사
2018년 11월 09일(금) 08:56
1.1. 교회력에 맞춘 목회

12월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있어서 가장 바쁘고 행사가 많은 달이다. 성탄절이 들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도 많이 모이고, 성도들의 활동도 일년 중 가장 왕성한 때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회들이 성탄절만 지키고 지나간다. 예배는 형식적이 되기 쉽고, 설교 또한 여러 번 해야 하기 때문에 늘 똑같은 주제로 재탕이 되기 쉽다. 성탄절은 교역자들이 매번 설교로 가장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절기 중 하나다. 그러면 예배와 목회를 개혁할 다른 길은 없을까?

교회력에 맞춘 목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한가지 예로 대림절을 들 수 있다. 교회력은 대림절로 시작되는데, 대림절은 성탄절 전 4주 동안이기 때문에 대체로 12월 첫주일에 시작 된다. 대림절은 기다리는 절기다.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고 고대하는 중에 맞으면 성탄의 은혜와 감격은 훨씬 크게 느끼게 된다. 성탄의 기쁨은 기다림의 분량만큼 내리기 때문이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개혁되어야 하는 때이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복음이 들어온 지 100년 남짓 되는 짧은 기간 동안 급성장을 이루었다. 그러나 외형이 성장한 만큼 내면적 성숙이 따르지 못했다. 그래서 대형교회들의 부끄러운 문제가 드러나 세상의 지탄을 받는가 하면, 작은 교회들도 매스컴에 보도되지 않았을 뿐 여전히 수 많은 도덕적, 영적 문제를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목회가 성숙해야 하고, 교회가 내실을 다져야 하고 성도들이 영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면에 있어서도 바른 지도를 받아 균형과 실력을 갖춘 그리스도인들이 되어야 할 때이다.

목회가 교회력을 따라 가면 무엇이 좋을까? 일단 균형있는 목회가 된다. 교회력은 한 두 해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초대교회로부터 시작하여 2000년의 교회 역사를 통해 만들어지고 다듬어지고 재창조 되어왔다. 수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믿음의 삶과 예배를 드리며 선교하는 중에 그리스도와 복음에 가장 적합하고, 성도들의 신앙을 깊이 있게 다지고 함양할 수 있는 시기와 주제로 정착하게 된 것이다. 그러므로 교회력을 따라 목회하면 성도들은 기독교의 다양한 주제들을 접하면서 절기를 맛보고 경험함으로써 골고루 균형있는 신앙 양육을 받게 된다.

더우기 설교가 균형을 갖추게 되어 건강한 교회를 일구어낼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목회자라 해도 그 목회자 나름의 즐겨하고 잘하는 설교와 주제가 따로 있기 마련이다. 그 주제로 하면 설교가 잘 되는데, 그렇다고 날마다 같은 본문을 선택할 수는 없고 해서 본문 선택이 어렵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것만 봐도 어느 누구도 혼자서는 모든 성경의 내용들을 골고루 균형있게 설교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교회력을 따라 설교하면 각각의 주일에 해당하는 성경 본문이 주어진다. 이것을 '성서정과'(Revised Common Lectionary)라고 한다.

성서정과는 기독교 역사상 공교회에서 사용되었던 예배서들을 발굴하고 고증과 연구를 거쳐 오늘날에 가장 적합하고, 교회력과 주제에 맞는 매일 매일의 성구들을 정해 놓은 것이다. 한 해 동안 교회력을 따라 읽을 본문을 정해둔 것이 Year A, Year B, Year C, 이렇게 3개의 조가 있어서 3년만에 같은 본문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런데 한 주일에 해당되는 본문 4개 중에서 시편을 제외하면 대부분 구약의 말씀, 신약의 말씀, 서신서의 말씀, 3개가 되는데 한 번에 한 구절을 선택해서 설교하면 9년 만에 처음 설교했던 본문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하면 전체 성경을 골고루 다루게 되어, 교회와 성도들은 말씀을 편식하지 않게 되고 성경을 전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갖게 된다.

그러면 어떤 목사님들은 날마다 생소한 성경구절을 어떻게 매주 연구하며 설교까지 작성할 수 있겠느냐며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우리나라에는 성서정과를 따라 설교할 수 있도록 매 주일의 본문 연구와 설교 작성을 돕는 책들이 나와 있다. 그리고 막상 시작해보면 처음에는 좀 어색하고 준비에 시간이 걸리지만, 몇 주 지나면 적응되고 준비시간도 줄어들 뿐 아니라, 어떤 본문을 선택할까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잇점이 있다.

필자의 경우 성서정과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비슷비슷한 설교를 반복하게 되어 성도들로부터 불평을 듣기도 하고, 심지어 설교를 비판하는 말도 들었다. 그러나 성서정과를 사용한 후로는 그런 말들이 말끔히 사라졌다. 오히려 이제는 매 주일마다 변변치 못한 설교이지만, 재미있어하고 기대하고 기다리는 성도들도 많이 생겼다. 무엇보다도 스스로 주변적인 이야기로 설교 내용을 채우기 보다, 본문을 깊이 연구하고 본문의 뜻을 중심으로 전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날마다 자신이 말씀 안에서 성장하는 것이 보람 있게 느껴진다.

교회력과 성서정과는 우리 교단에서 이미 사용하기로 하고 권장하고 있는 것이니, 올해부터는 과감하게 결단하고 시작해 보는 것이 어떨까?



황영태 목사/안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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