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의 친절

무슬림의 친절

[ 기자수첩 ]

차유진 기자 echa@pckworld.com
2018년 05월 29일(화) 08:06
지난 5월 21~25일 인도네시아에선 대한예수교장로회 주니어 및 준시니어 선교대회 개최됐다. 하루 늦게 합류하게 된 기자는 자카르타공항에서 3시간 거리인 현장을 시외버스로 이동하며 옆 자리에 앉은 한 무슬림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됐다. 26세 회사원이었던 그는 자신이 본 한국 영화와 드라마들로부터 최근 남북의 화해 분위기까지 얘기를 이어갔다.

기자는 조심스럽게 지난주 외신에서 접한 인도네시아 교회의 폭탄 테러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미쳤다(crazy)'는 표현을 사용하며, "충격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16일부터 이슬람의 금식기간인 '라마단'이 시작됐다. 금식이 해제되는 일몰 시간이 되자 버스 승객들이 일제히 물과 음식을 꺼내기 시작했다. 기자가 머무는 동안 낮은 물론이고 새벽에도 두차례나 사원들이 확성기를 틀었는데, 1시간 가량 떠들석하게 기도문을 읽고 노래를 불렀다. 선교사의 얘기로는 무슬림들도 새벽잠을 깨우는 그 소리를 좋아하진 않는다고 한다.

어느덧 버스가 터미널에 도착하자 친근해진 무슬림 승객은 기자가 호텔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자신의 휴대폰으로 대신 전화를 걸어주겠다고도 했다.

태어나면서부터 무슬림이고 기독교인인 그와 기자는 문화 현상, 국제 정세, 테러 조직 등에 대해 의견이 일치했다. 서로 종교 이야기는 꺼내지 않았지만 종교적인 대화도 가능할 것 같았다.

전혀 다른 곳에서 전혀 다른 삶을 살 것 같지만, 무슬림 역시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들도 기독교인들처럼 친절하며 형식적 종교행위를 불편해 하고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즐겼다.

이번 대회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선교사들은 무슬림이 친절한 이유에 대해 "하나님이 창조하신 똑같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차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