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주민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회, 목포노회 이곡교회

섬 주민의 교육을 책임지는 교회, 목포노회 이곡교회

[ 우리교회 ]

최샘찬 기자 chan@pckworld.com
2017년 12월 18일(월) 18:30

【신안=최샘찬 기자】 목포항에서 배를 타고 2시간을 들어가면 나오는 섬, 도초도. 차가운 바닷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선착장에선 따스한 미소가 기자를 반긴다. 신안군 도초도와 비금도 주민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교회, 목포노회 이곡교회(장하민 목사 시무)다.

장하민 목사는 1971년 설립된 이곡교회에 2007년 9월 젊은 목사로 부임했다. 장 목사는 전도 세미나에 참석하며 열심히 전도법을 배웠지만 고령사회가 되어버린 섬 안에서 적용하기란 쉽지 않았다. 결국 지역을 위한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교육'을 전도의 도구로 삼았다.

이곡교회에 출석하는 50여 명의 교인 중 절반 이상은 70대이상으로 시골의 고령화 현상을 적실히 보여준다. 이같은 상황에 장 목사는 섬의 어르신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은 있지만 생계의 어려움 등 환경문제로 교육받지 못했다는 것을 확인하고, 스스로 도초노인대학의 학장이 됐다.

34개 마을에서 매주 110여 명의 어르신들이 모이는 도초노인대학은 마을에서 최고 인기 문화 프로그램이다. 장 목사는 지역의 타교단 목회자들과 협력해 강의를 진행한다. 교육 과정에서 신앙을 강요하진 않지만 교회의 영향력이 마을에 자연스레 흘러들어 간다.

노인대학의 과목으론 노래교실 교양강좌 한글교실 사물놀이 문해교육 등이 있고, 장 목사는 사물놀이를 가르친다. 장 목사는 국악교육지도사 자격증 외에도 레크레이션지도사 웃음지도사 풍선아트지도사 노인심리상담사 음악ㆍ미술심리상담사 등 26개 다양한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는 만능 교육자다.

노인대학의 교육장소는 도초종합복지센터다. 교회가 지역을 위해 일하는 것을 인정을 받아 종합복지관의 2층을 무료로 사용하고 있다. 또한 마을의 중심이 교회가 돼 수요일엔 마을 모임이 없다고 말하며 장 목사는 해맑게 웃는다.

노인대학은 그저 어르신들의 즐거움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김해순 사모가 강의하는 문해교육은 교육청에서 학력인정을 받는다. 2019년 2월 20여 명의 어르신들은 초등학교 졸업장을 수료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장 목사와 김 사모는 전라남도 평생교육진흥원에서 교원연수를 받고, 교육감을 만나 끈질기게 설득했다고 한다. 이를 준비하는데 걸린 시간은 자그마치 2년이다.

마을 주민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장 목사의 야심찬 계획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역에 대학 캠퍼스를 가져오기 위해 동아보건대학교와 산학협력을 체결했으며, 다음해 노인대학을 통해 사회복지학과를 들여오기 위해 추진 중이다.

전도에 대해 장 목사는 "전도란 다른 것 없고, 사람들의 '만족'이다. 그들이 교회에 와서 행복하면 전도는 자연스레 되기에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며, "전도는 우리 교회만 나오라는 것이 아니라 다른 교회를 가도록 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전도다. 전도 대상자의 집과 가까운 교회를 추천해준다"고 말했다.

현재 이곡교회 예배당 앞엔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성탄 트리에 노란 종이들이 꽂혀있다. 교인들이 성탄절을 앞두고 10주 동안 전도 대상자의 이름을 쓰고 특별새벽기도회를 갖는다. 이와 같은 전도의 열정으로 최근 2년간 12명의 새교인이 생겼고, 10년 전 20여 명의 교인이 현재 50여 명이 됐다.

자신은 아직 목사가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말하는 장 목사. 이 때문에 이곡교회 주보엔 담임목사의 이름이 장로님들 다음으로 마지막에 나온다. 장 목사는 "교회 일을 할 땐 조금 늦어도 좋으니 전체 교인이 모두 공감하고 찬성하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내가 생각하는 목사란 무조건 겸손, 낮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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