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교회, 세상속으로' 실천하는 대구 정동교회

'거룩한 교회, 세상속으로' 실천하는 대구 정동교회

[ 우리교회 ]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7년 10월 16일(월) 09:56
▲ 담임 권오진 목사.

목회와 성도들 삶의 개혁을 통해 총회 제102회기 주제인 '거룩한 교회, 다시 세상속으로'의 바람직한 모델이 되는 교회가 있다. 지역을 바로 섬기니 신뢰도가 회복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거룩한 교회로서 희망이 되었다.

대구동남노회 정동교회(권오진 목사 시무)는 2013년부터 매년 부활주일에 '거꾸로 헌금'을 실시한다. 당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로, 미국 리퀴드교회가 실시한 제도를 도입했다.

성도들이 교회로부터 헌금을 받아 이를 '주님의 이름'으로 어디에 사용했는지 교회에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성도들은 부활주일 헌금 바구니에서 봉투를 하나씩 뽑는다. 전체 금액은 약 600만원으로, 봉투마다 적게는 1만원에서 많게는 3만원이 들어있다.

성도들은 어디에 사용했을까? 실천사항 결과지를 보면, "한쪽 다리가 없는 어르신에게 속옷을 사드렸다", "떡과 음료수를 사서 경비 아저씨와 청소 아주머니께 드리며 복음을 전했다", "임대아파트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돼지고기를 사드렸다", "양말 3켤레를 사서 직장 동료들에게 전도하며 선물로 주었다" 등의 사연을 적었다.

자신이 받은 돈에다 더해 신장기능이 안좋은 사람에게 약값으로 전달한 경우도 있고, 재정형편이 극도로 어려운 한 성도는 1만원을 오히려 보태 자신보다 더 어려운 성도에게 전한 가슴뭉클한 사연도 있다.

▲ 정동교회는 부활주일마다 '거꾸로 헌금'을 실시한다. 성도들이 교회로부터 헌금을 받아 '주님의 이름'으로 주위사람들을 돕는데 사용한다. <사진제공=정동교회>

담임 권오진 목사는 "돈쓰는 것도 훈련이다. 성경적 재정원리에 충실한 물질훈련이기도 하고, 섬김훈련이기도 하다"라며 "거꾸로 헌금을 나눌 때는 '내 돈'이라고 말하지 않고 '하나님께서 쓰라고 주신 헌금'이라고 설명할 것을 성도들에게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역이 5년 정도 지나니 나눔과 섬김의 자세가 성도들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고, 더불어 교회는 지역사회의 친구같은 존재가 되었다.

이 교회는 1971년 천막에서 성도 4명으로 시작해 30년 간 담임목사가 6번 바뀌는 등 지역사회에서 다소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교회다. 그러나 2001년 현재의 담임 권오진 목사 부임 후 건강한 교회상을 보이며 성숙기를 맞고 있다.

권 목사는 부임직후 매주 주보에 앞으로 20년 간에 걸칠 중점사역을 공표했다. 기간을 6단계로 나누고 무엇에 중점을 두고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공개적으로 보여주었다. 공수표가 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 결과 다 들어맞았다.

부임 후 2년 간 중점사역은 안정과 신뢰, 핵심전략은 비전과 가치공감, 과도기를 5년으로 보고 정착과 구조형성에 집중하고, 다시 성장기를 5년으로 보고 체계화를 구축하고, 이어 성숙기는 5년 간 사역확대와 사람세우기였다.

지금은 성숙기 단계다. 권 목사는 2019년부터는 확장기로 내다보고 비전센터를 세우는 등의 비전완성 단계, 2024년은 은퇴에 즈음해 전원교회 세우기를 계획하고 있다.

▲ 정동교회는 기독교인들만의 '끼리끼리' 문화를 벗어나고 지역사회와의 접촉점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사진은 관현악단의 야외연주회 모습. <사진제공=정동교회>

권 목사는 부임 3년만에 새성전 건축을 일궈냈다. 성도 100명으로 재정이 1억도 없는 교회가 550평 성전을 건축했다.

권 목사는 "흔히 대구를 '목회자의 무덤'이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대구는 날씨적으로는 뜨겁지만 기독교에 대한 반응은 차가울정도로 냉담한 아이러니한 곳이다"라며 "끊임없이 개혁하고 선교에 최선을 다하며 하나님이 하신다는 믿음을 한순간도 저버리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동교회는 지역사회에 일방적 전달이 아닌 쌍방향 소통을 하고 있다. 교회가 위치한 수성구는 교육열이 높은 곳이라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관현악단을 만들어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음악교육을 통한 사회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리고 3년 전부터 성도들만의 '끼리끼리 문화'를 탈피해 지역주민을 끌어안고 사람향기 나는 성도들을 만들고자 '인문학 콘서트'를 매년 3차례 열고 있다. 3년 전만해도 생소했던 '인문학'은 이제 지역주민들에게 교양과 삶의 지혜를 만들어주는 매개체가 되고 있다.

권 목사는 "사회적 저명인사를 강사로 섭외하는게 여간 어렵지 않다. 그러나 목사가 설교를 통해 세심하게 터치해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저명인사들이 삶에서 우러나온 교훈으로 충족해주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계속해서 섭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 정동교회는 해외 5개국에 선교센터를 포함해 예배당 28곳을 건축했다. 별도의 예산 없이 성도 가정에서 한 교회씩 책임지고 지원한다. <사진제공=정동교회>

최근 평균 320명이 출석하는 이 교회는 민족과 열방을 품는 각오로 선교 지원에 아낌이 없다. 매월 국내외 선교지에 일정액을 지원하고 이와는 별도로 해외 5개국에 선교센터 포함 예배당 28곳을 건축했다. 현재도 7개 예배당 건축이 3개국에서 진행되고 있다.

예배당 건축은 교회예산이 아닌 성도 가정에서 한 교회씩 책임지고 지원한다. 1차 목표가 해외 예배당 건축 50곳이다.

또한 시골교회를 찾아 도색 봉사를 해주고 있다. 상생과 공존의 의미다.

권 목사는 "시골에서 28년간 전도사로 지내며 교회 3곳을 건축하셨던 저희 아버지는 평소 '사람이 없는 동네여도 교회가 남아있다면 그 교회에 사람이 모이게 된다'는 말씀을 자주하셨다. 그래서 우리가 재정적으로 넉넉한 교회는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을 보고 농촌교회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교회의 중장기 계획은 비전센터를 세우는 일이다. 그곳을 학사관과 고령자1인가구의 쉼터로 꾸밀 계획이다.

권오진 목사는 "세상은 갈수록 갈등과 미움으로 증오 가득한 곳이 되어가고 있다. 세상이 어둡고 부패할수록 교회의 역할이 더욱 절실하다"고 강조하며, 교회론에 대해 "사람이 모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책임 있게 살아야 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주어야 한다. 우리가 먼저 건강하고 선한 도구이자 축복의 통로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마지막 보루이고 세상의 유일한 소망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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