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없는 부서통합은 '득'보다는 '실'

전문성 없는 부서통합은 '득'보다는 '실'

[ 기고 ] 총회 정책기획기구개혁위원회 안에 대한 생각

김정운 목사
2017년 08월 09일(수) 10:00

102회 총회를 40여일 앞두고 분주하다. 많은 현안 중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은 101회기 총회정책기획기구개혁위원회의 수임안건 진행 과정이다. 5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개최하면서 의견 수렴과 설문조사를 통해 기구개혁안을 확정하여 102회 총회에 보고하고 정책기획기구개혁안을 결의하여 시행하도록 한다는 골자이다.

총회장 2년 상근제, 재판국 제도, 본부 개편, 직능 총대, 여성 총대 증원 등 모두 중요하지만 필자는 총회 본부 개편에 대한 문제를 언급 하고자 한다. 줄어드는 교세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총회 본부의 기구를 개편하고 총회본부 직원 수(50명)를 축소하자는데 동의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총회 현 21개의 상임 부서나 위원회를 제외하고도 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별도위원회가 31개나 존속하고 있는 방만한 총회의 조직을 총회 사무국이나 각 부서가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만일 중복되거나 유사한 내용의 조직을 통합하고 부서로 이관할 시 재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총회장 2년 상근제 시행은 고비용 지출로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고, 부총회장 선거가 현행보다 더 과열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필자는 현 별서직 총무나 국장의 자리를 대변할 생각은 없다. 직원을 10명에서 5명으로 줄여 부서를 통합 관리한다는 것은 과거 14년 전 통합체제로 회귀하자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이미 폐해를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에 이전에 통합하였던 부서를 종전대로 되돌렸다. 총회의 사업 부서를 통합해서 운영하면 저비용에 고효율을 기대하지만 오히려 전문성이 없는 책임자가 업무를 맡게 됨으로 오히려 생산성은 떨어지고 능률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농어촌선교부가 독립부서가 되기 전에 농촌선교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이 없는 군 출신 총무가 업무를 관장하므로 농어촌선교는 약화되고 상대적으로 경시되었다. 그러나 농어촌선교부가 독립부서로 존재하는 지금은 농어촌 현장성을 갖춘 전문적 총무가 농어촌선교를 관장하니 활성화에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4년 전 필자가 총회 석상에서 농어촌부 밭만 만들어 주면 거름 주고 가꾸어 가장 발전된 부서로 만들겠다는 호소는 지금도 살아있고 눈앞에서 역사를 이뤄가고 있다. 총회 전체교회의 34%를 차지하는 농어촌 3000여 교회는 벼랑 끝의 위기에 있다. 농어촌선교부가 또다시 다른 부서에 통합되어 그 존재가 사라지면 농어촌선교정책과 선교 현장 활성화가 축소될 것이기에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정책기획기구개혁위원회의 개혁안대로, 총대로 구성된 부서(실행위원회)를 유지시키고 직원이나 총무를 줄이는 것은 총회가 본래적 역할을 감당하고 변화하는 시대에 따른 선교현장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가 없다. 총회본부는 몇 년 내에 자연스럽게 퇴직자가 늘어감으로 머지않아 50명이 될 것이며, 직원 업무는 정부지원단체처럼 철저히 평가제를 도입 성과를 조정하고 감독 강화로 인센티브 혹은 구조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다.

102회 총회 주제는 '거룩한 교회, 세상 속으로!'다. 도시 및 농어촌 세상속으로 파고 들어가서 선교적 과제의 장을 펼쳐 나가야 한다.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고 하지만 개혁교회는 계속 개혁되어 가야만 한다.

한국교회 위기는 이미 시작되었다 믿음 없는 자 될까? 벙어리 되어 침묵만 하고 있을 뿐이다. 총회가 개혁하려면 수임 안건뿐만 아니라 총회 수십 개에 이르는 복잡하고 중복되는 총회조직과 산하 기관 단체까지도 기구개혁의 대상에 놓아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 총회와 노회, 교회들이 거룩한 교회로, 개혁정신으로 돌아가자고 외치지만 현실과 먼 구호로만 들리는 것은 그릇된 사고일까?

김정운 목사
광덕교회ㆍ전 총회 농어촌선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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