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슈바이처' 예치과 원장 신정일 집사

'여수의 슈바이처' 예치과 원장 신정일 집사

[ 아름다운세상 ] 돛을 펼치고, 선교의 물살을 가르다

임성국 기자 limsk@pckworld.com
2015년 11월 03일(화) 15:07

아름다운세상은 더불어 살아갈 때 더 행복해진다고 한다. 이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삶에 적용 실천하기란 절대 쉽지 않다. 하지만, 남들보다 욕심을 덜 가졌기에, 아니 사랑하는 마음을 조금이라도 더 가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것.

이를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과 은사로 주변을 돌아보고 사랑과 희망을 나누는 것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참된 방법임을 아주 오래전 깨달은 신앙심 좋은 한 치과의사가 있다. 

여수 지역 교회와 목회자, 그리고 주민에게까지 '천사 의사', '여수의 슈바이처'라는 공통된 평가를 받는 여수 예치과 원장 신정일 안수집사(여수성은교회)를 기자가 만났다.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 보기도 분주한 일상. 없는 시간을 쪼개 의료 소외계층을 돌보고, 지역 내 다음세대 뿐만 아니라 해외 선교지까지 아낌없는 사랑을 전하는 명의, 신 집사의 아름다운 삶의 현장을 들여다봤다. 

지난달 27일 기찻길로 3시간 달려간 여수, 신정일 집사가 진료 중인 예치과를 찾았다. 

"주 예수보다 더 귀한 것은 없네 예수 밖에는 없네…." 돛단배를 닮은 병원 문을 열자 스피커에서 들려오는 찬송가. 여느 병원에서도 들어볼 수 없는 참 반가운 소리다. 빼곡히 들어선 대기 중인 환자들로 이곳이 교회인지 치과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다. 

미소를 한가득 품은 신 집사가 한 환자에게 신경치료와 관련한 설명을 하느라 분주해 보였다. 그렇게 바쁜 진료 가운데서도 그가 미소를 잃지 않는 이유. '진정한 행복'을 찾은 삶의 반환점이 바로 지금 그가 머무는 여수의 애양원에서 시작된 무료 치과 진료이었기 때문이다. 

신정일 집사는 예치과 원장으로 병원을 운영하며 20여 년간 애양원의 한센인 치료봉사를 하고 있다. 특별히 치아가 약한 한센인을 위해선 별도의 '무료치과실'을 만들어 치료 봉사를 할 정도로 남다른 애정을 쏟고 있다. 이 같은 일은 그의 장인이 애양병원에서 마취사로 근무하고, 의사인 그의 아내 또한 사랑의 섬김을 실천하는 신앙의 본을 보이면서 열매를 맺었다. 

신정일 집사는 "신앙심이 깊은 아내를 만났고, 부모님과 장인어른을 통해 사랑 나눔의 따뜻한 정신을 물려받았다"며, "모든 것이 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니 그것을 기억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신 집사는 의사와 환자, 직원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치료를 목표로 세웠다. 그리고 예치과의 모든 문턱부터 없앴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몸이 불편한 환자 등 소외된 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방향이었다. 

신 집사는 "예치과가 예수님의 향기를 전하고,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아름다운 치과, 예수님을 닮아가는 치과가 되길 원한다"며, "나는 하나님께 쓰임 받는 도구일 뿐이다"고 말했다. 

그의 봉사는 애양원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2005년부터 매달 한 차례 '예의료봉사단 Dental Clinic'을 꾸려 여수 인근의 섬들을 돌며 진료 봉사를 하고 있다. 이를 위해선 값비싼 요트를 사들이고, 손수 운전하기 위해 요트조종자격증까지 취득했다. 이 요트의 이름은 '안영주호'다. 자신에게 요트를 팔고, 의료 봉사에 동참하겠다며 지란지교(芝蘭之交)를 꿈꿨던 친구가 고인이 돼 친구의 이름을 따 붙인 것. 이후 봉사는 섬 지역 교회, 마을자치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이뤄지며 환자들의 의치조정이나 간단한 충전, 신경치료 등과 같은 진료가 진행된다. 

신 집사는 "교통 환경, 또 경제적인 여건이 어려운 분들을 찾아뵙고 치료하면서 그분들에게 위로가 되고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는 것이었다"며,  "평일 하루를 빼 진료를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봉사를 다녀온 뒤 느끼는 뿌듯함과 감사의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고 전했다.

 

봉사, 사랑 나눔의 실천은 지역을 넘어 해외 선교지까지 확장됐다. 신정일 집사와 예치과 직원들은 교회 선교팀과 협력해 필리핀과 방글라데시, 몽골 등과 같은 해외 봉사길에 올랐다. 최근에는 치료의 효율성을 위해 '몽골' 봉사에만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 집사는 지역 고등학생이 우수한 실력으로 서울대에 합격하고도 학비 때문에 진학을 고민하고 있다는 사연을 접하고 2011년 '여수 꿈 장학회'를 설립해 다음세대를 위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또 지난 2006년부터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혼자 먹는 밥상 후원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매달 3명의 어린이를 돕고 있다. 최근에는 재단의 여수 후원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섬김의 폭을 넓히고 있다. 

신 집사는 "모든 것은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다. 물방울이 지속되어야 바위를 뚫을 수 있는 것처럼 작은 실천이 지속되면 예수님의 향기도 이 지역에 꽃 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정일 집사는 최근 지역 주민들을 위한 섬김, 봉사를 위한 여러 방안을 놓고 또 고심하고 계획 중에 있다. 또 다음세대를 위한 '미션스쿨'을 설립해 봉사와 섬김을 위한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봉사와 섬김을 위해 쉼 없이 달려 온 그의 인생 여정에 대해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너도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우리의 꽃밭이 달라지면 언젠간 예수님의 향기 가득한 아름다운 꽃밭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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