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고 고운 하모니로 기쁜 소식 전해요~"

"맑고 고운 하모니로 기쁜 소식 전해요~"

[ 아름다운세상 ] 어린이 찬양 선교사 '월드비전교회 어린이 합창단'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5년 05월 04일(월) 18:49
   
 

참 이상한 일이다. 서른 명 남짓한 어린아이들의 무대일 뿐이다. 특별한 것도 아닌, 너무나 익숙하게 들어왔었고 오랫동안 불러왔던 그저 '평범한' 아니 어쩌면 '흔할 수 있는' 합창단의 무대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 아이들의 무대에 많은 사람들은 울고 또 웃는다.

월드비전교회(김영철 목사 시무) 어린이합창단(지휘자:조신규)의 무대가 그랬다. 마지막 합창이 끝났을 때 무대를 가득 메운 관객들은 자신들이 가진 에너지를 모두 쏟아내 뜨거운 박수와 함성으로 이들의 무대에 화답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벅찬 감동으로 누군가는 눈물을 펑펑 흘리기도 하고, 또 누구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에 복받쳐 서로를 부둥켜 안고 덩실덩실 뛰며 기쁨과 감격을 온몸으로 나눴다. 그리고 곳곳에서 두손을 모으고 간절하게 기도하는 모습은 그 어떤 영화보다 드라마틱하고 잊지 못할 짜릿함을 선사했다.

수백년에 이르는 역사를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세계적으로 유명해서 주목을 받는 무대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의 무대가 이렇게 특별할 수 있는 것은 단원들과 관객이 나이와 성별을 떠나 서로 공감하고 소통하면서 지치고 상한 마음을 보듬었기 때문이다.

아이들 특유의 맑고 순수한 하모니와 감미로운 노래, 그리고 화려하지만 따뜻한 무대를 통해 너와 나의 담이 허물어지고 무엇보다 '찬양 선교사'로서 복음의 기쁜 소식을 전한다는 단원들의 소명이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이보다 더 아름다운세상이 또 어디 있을까?

이쯤 되니 월드비전교회 어린이합창단이 더욱 궁금해진다. 단원장 여민지(초6)양은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찬양과 율동이 우리의 전부가 아니에요. 이 무대를 위해 우리는 날마다 기도하고 묵상하면서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가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그 마음을 우리의 목소리에 담으려고 해요. 가사와 안무 동작 하나에도 예수님을 모르는 분들이 예수님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요."

아주 명쾌한 답변이었다. 실제로 합창단의 규율은 꽤 엄격하고 까다롭다. "합창단에서 노래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영성훈련부터 인성훈련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찬양선교사로서 신앙적 품위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김영철 목사의 철저한 원칙 때문이다.

복장 및 두발부터 매주 '주간 경건생활'을 통해 말씀과 기도를 훈련받는다. 성경암송, 일정량의 독서, 불평불만 금지 등을 비롯해 오디션을 통해 입단한 후에도 3개월간의 연수과정을 거쳐야 무대에 설 수 있다. 리허설에 불참하거나 규칙을 어기면 무대에 설 수 없다.

매 주일 2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의 연습이 강행되고 특별행사를 앞두고는 주중이며 주일이고 구분이 없을 정도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결코 낙오된 적이 없다.

합창단의 엄격함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휘자 조신규 집사는 "무대의 공연은 한 시간이면 끝나지만 단원들의 예절과 신앙생활, 인성은 평생을 간다. 단원들의 삶 자체가 연주가 될 수 있도록 훈련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하며, "그것이 목사님과 우리 합창단이 추구하는 지향점"이라고 덧붙였다. 자모회장 김민정 집사도 "아이가 때로는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합창단을 그만하고 싶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아이의 자부심과 긍지가 대단하다"고 말했다.

은제(초6)는 "단원으로 활동한 시간들은 내게 최고의 순간이고 축복"이라며 앞으로 1년밖에 남지 않은 시간들을 벌써부터 아쉬워했다.

지난 2007년 5월 창단된 합창단은 6회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해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의 해외연주, 지역사회의 병원과 복지관, 여러 교회 등에서 공연을 하면서 열성 팬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해외교회 교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합창단원들을 만나기 위해 교회를 찾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후문. 비록 어린 아이들의 무대지만 이 아이들이 뿜어내는 아우라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이유는 교회와 성도, 그리고 단원들의 가족과 담임목사의 전폭적인 지지와 지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합창단은 나에게 엄청난 에너지를 공급한다"고 침이 마르도록 자랑하는 김 목사는 "아이들의 순수한 영혼과 아름다운 화음이 어우러져 예배를 더욱 은혜스럽게 할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중요한 섬김의 도구가 되고 있다"면서 "문화선교의 일환으로 목회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교회의 이미지 개선에도 활력소가 된다"고 아낌없는 칭찬을 했다.

그는 무엇보다 "이 사역은 많은 목회자들과 나누고 싶은 부분"이라면서 "합창단이 목회에 가져온 유익을 나누고 싶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로 월드비전교회 어린이합창단이 롤모델이 되어 최근 신림동 지역에 합창단이 창설됐다.

이런 합창단의 뛰어난 실력에는 김 목사의 '전문성' 강조가 한 몫했다. "교회에 소속되어 있지만 실력면에서는 그 어떤 합창단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김 목사는 수준 높은 무대를 지역사회와 나누기 위해서 지휘자부터 안무, 반주, 발성지도 교사까지 각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교사들을 섭외했다. 매 공연 때마다 합창단에게 쏟아지는 뜨거운 박수와 감동의 무대에는 담임목사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다.

교인들도 마찬가지다. 자비로 운영되는 합창단의 특성상 해외순회 연주를 할 때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기 마련. 자모회가 주축이 되어 교회 내에서 바자회를 진행하면 온 교인들이 적극적으로 바자회에 동참해 후원금 마련을 돕는다. 뿐만 아니라 각자의 달란트를 통해 단원들의 식사부터 간식, 의상과 분장 헤어까지 도움을 준다.

그리고 단원들은 "우리는 찬양을 통해 부름받은 하나님의 자녀"라는 분명한 사명을 품고, "찬양으로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라는 자부심과 긍지가 있다.

교회와 성도, 단원들이 하나 되어 교회와 세상의 담을 부수고 너와 나의 벽을 허물며 배려와 소통으로 하나되게 하는 힐링의 무대를 펼쳐내는 어린이합창단은 교회의 전폭적인 지원과 부모들의 관심, 그리고 단원들 한 명 한 명의 사명감이 어우러졌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이들의 아름다운 어울림이 빛을 잃어가는 한국교회에 새로운 희망이 되고 비전이 되고 있는 것이다.

합창단이 롤모델이 되어 지역 교회에 새롭게 합창단이 창설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마음에서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한편 월드비전교회 어린이합창단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C채널에서 연주회가 방영돼 한국교회와 성도들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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