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복음 위해 '일사각오'를 외치다

부활의 복음 위해 '일사각오'를 외치다

[ 아름다운세상 ] 예수님과 조국 사랑한 참 목회자 소양 주기철목사기념관 개관

표현모 기자 hmpyo@pckworld.com
2015년 03월 31일(화) 15:53
   
▲ 주기철 목사 흉상을 바라보는 손자 주승중 목사와 넷째 며느리 구귀학 권사.

"나는 내 주님 밖에 다른 신 앞에서 무릎 꿇고 도저히 살 수 없습니다. 더럽게 사는 것보다 죽고 또 죽어 주님을 향한 나의 정절을 지키려 합니다. 주님을 따라서 가는 죽음은 나의 소원입니다. 다만 나에게는 일사각오(一死覺悟)가 있을 뿐입니다." <주기철 목사의 마지막 설교 중>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예수님과 조국을 생각한 참 목회자, 민족의 독립을 위해 죽음을 불사한 항일운동가 주기철 목사. 일제 강점기에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를 거부하고 반대운동을 해 10년 형을 선고받은 그는 복역 중 고문후유증으로 1944년 4월 21일 순교했다. 극심한 고통 중에도 푸른 소나무처럼 하나님과 민족을 향한 절개를 지킨 그는 한국 기독교 130년 역사 속에서 가장 존경받는 목사 중 한 사람이 됐다. 종교를 떠나 독립운동가로서도 국민들에게 큰 존경의 대상이 된 주 목사는 정부로부터 1963년 건국훈장 독립장에 추서됐고, 2007년 국가보훈처로부터 '1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주기철 목사의 신앙과 사상에 대해 우리 후손들은 책이나 구전으로만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해방 70주년을 맞은 올해 지난 3월 24일. 그가 태어난 경남 창원에서 역사적인 '주기철목사기념관'이 문을 열어 주기철 목사의 생애와 사상, 그리고 신앙을 입체적으로, 그리고 보다 친근하게 체험할 수 있게 됐다.
 
경남 창원시 진해구 웅천동로 174에 자리잡은 주기철목사기념관은 4,506제곱미터 부지에 건축연면적 1,098제곱미터의 2층 규모로, 1층에는 전시실과 영상실이, 2층에는 기획전시실이 갖춰졌으며, 주 목사가 생전에 썼던 각종 유품, 사진, 항일운동 내역 등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전시실에는 100여 점의 유품과 함께 주 목사의 기도처였던 마산 합포구 무학산에 있는 십자바위의 모형 등을 배치, 주 목사님의 애국심과 신앙심을 기리고 있다.
 
이번 주기철목사기념관 설립에 대한 교계의 반응은 "기쁜 일이지만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 3월 24일 개관식에서도 설교를 맡은 김삼환 목사(명성교회), 주기철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용수 목사(양곡교회), 경남노회장 정성익 목사(한마음병원) 등 주요인사들도 뒤늦은 개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한국교회 속에서, 독립운동의 역사 속에서 주기철 목사가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뒤늦은 개관이긴 했지만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기념관 개관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기념관 건립은 경남노회 소속 교회들이 10억여 원을 모금해 주기철 목사 고향인 진해(당시 경남 웅천)에 부지를 매입하고 이를 진해시(창원시 통합 전)에 기부하면서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소식을 접한 본교단 총회가 특별헌금 5000만원을 전달하고 평양노회가 2000만원을 지원했다. 정부에서는 2006년 4월 국가보훈처 현충시설 심의회를 거쳐 2008년 사업추진을 계획했다. 이후 부지가 이전되는 등 혼선을 빚었으나 2011년 9월 북부동 81번지에서 남문동 841번지로 부지를 이전 확장, 2013년 4월 착공에 들어가 2015년 2월에 완공 후 개관식을 거행하게 된 것. 총사업비 50억 중 국비 4억5천 만원, 시비 45억5천만원을 투입됐다. 주 목사의 신앙을 기리려는 경남노회와 역사의식 고취 및 종교관광 거점을 삼으려는 창원시의 필요가 맞닿은 결과물인 셈이다.
 
기념관은 4,506제곱미터 부지에 건축연면적 1,098제곱미터의 2층 규모로, 1층에는 전시실과 영상실, 2층에는 전시시설 및 소양홀 등이 갖춰졌다. 전시실에는 100여 점의 유품과 주 목사의 기도처였던 마산 합포구 무학산에 있는 십자바위의 모형 등을 배치, 주 목사님의 애국심과 신앙심을 기릴 수 있게 했다.
 
이날 진행된 개관식에는 안상수 창원시장을 비롯한 정계 및 지역인사들이 참여했으며, 교단에서는 경남노회 및 주기철기념사업회 관계자, 지역 목회자 및 평신도들이 참석해 개관을 축하했다.
 
주기철기념사업회 이사장 지용수 목사는 "주기철 목사님은 한국교회 뿐 아니라 온겨례가 존경하는 민족 지도자로 그분의 애족 애국 정신, 일사각오의 신앙을 우리가 길이 길이 본받아야 하는데 그동안 아쉽게 책과 설교로만 기억해왔다"며 "뒤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 그분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으로 이 곳이 거룩한 땅이 된 만큼 우리 모두 주 목사의 발자취를 밟으며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키우고 하나님 사랑을 배웠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경남노회장 정성익 목사도 "주기철목사님의 정신과 애국애족 정신과 신앙을 기리기 위해 설립한 기념관의 귀한 개관식이 열리게 되어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며 "후대들이 신앙정신을 이어갈 수 있는 산실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주기철 목사의 손자인 주승중 목사(주안장로교회)를 비롯해 넷째 며느리 구귀학 권사 등 유족들 10여 명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주승중 목사는 "해방 70주년, 주 목사님 순교 71주년에 이렇게 감격스럽고 영광된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 감사할 따름"이라며 "한국이 정신적 영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이 때 한국교회 뿐 아니라 민족을 위해서 할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나라사랑과 주님 사랑의 도구로 귀히 쓰임받는 기념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주기철목사기념관은 평일(월~금) 10시~17시, 토요일에는 예약시 관람이 가능하다.(법정공휴일은 휴관). 문의는 전화(☎055-545-0330)

 

   
 

#주기철목사기념관은...

기념관은 주 목사의 생애와 사상, 신앙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구성해놓은 것이 특징이다. 특히 1935년 12월 평양장로회신학교 사경회 강사로 초빙되어 외친 요한복음 11장 16절 본문의 설교 '일사각오(一死覺悟)'가 한글과 영문으로 기록되어 있어 주 목사의 죽음을 각오한 민족정신과 신앙을 느낄 수 있다.
 
창원시에서 운영하는 기념관임에도 한국기독교순교자에 대한 정보와 독립운동에 앞장 섰던 한국교회의 민족운동에 대해서도 소개되어 있어 기념관을 방문하는 비기독교인에게 교회에 대한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형으로 재현된 주 목사의 체포, 고문, 순교의 순간들은 주 목사가 신념을 위해 어떤 고통을 겪고 감내했는지를 느끼게 해 그 앞에 서 있는 이로 하여금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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