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세상] 협동조합 '커피복음'

[아름다운세상] 협동조합 '커피복음'

[ 아름다운세상 ] 소비가 나눔되는 '텐슈머 운동' 전개, 기독교적 경제 생태계 구현 위한 노력

신동하 기자 sdh@pckworld.com
2014년 03월 25일(화) 15:46
   
▲ 협동조합 '커피복음'은 매출의 10%를 소외된 이웃들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소비가 나눔이 되는 '텐슈머' 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람을 살리는 커피, '커피복음'. 커피는 복음입니다."

광고 문구를 연상케 하는 이 두 문장에 협동조합 '커피복음'(이사장:박상준)의 신념과 각오가 녹아있다. '커피복음'은 "복음이 담긴 커피가 사람을 살린다"는 화두를 세상에 던지며 소비가 나눔이 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어떻게 소비가 곧 기부가 될까? 커피교육, 더치커피와 원두 등 식품 제조, 생두수입과 유통을 하는 '커피복음'은 매출의 10%를 북한어린이들의 급식지원을 비롯해 나환자촌 지원 등 선교비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매출의 10%는 영업이익의 30%를 상회하는 엄청난 기부액에 해당된다. 소위 말해 남는게 없고 벌어서 남 준다는 얘기다. '커피복음'은 이를 'tensumer(텐슈머)'라고 부른다. ten(10)%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다.

2010년 '커피복음'을 설립한 이사장 박상준 목사(영등포노회 소풍교회)는 "커피복음은 복음이 커피라는 문화의 옷을 입고 세상으로 나가는 통로"라고 설명했다.

그 복음을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설명했다. "커피복음의 커피는 복음의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커피복음은 복음을 전하는 기업입니다. 이윤을 얻기 위해 만들어진 영혼 없는 커피에 대항해 커피의 좋은 맛, 진짜 커피 맛을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커피를 통해 마음의 풍요를 전하는 것이 복음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커피복음'의 사역에는 세계선교의 비전도 담겨있다. 박상준 목사는 세계선교 현장을 자비로 돌며 현지 선교사들에게 커피를 통한 선교 방안을 알리고 있다.

선교지에 카페와 커피교실을 운영하고 공정무역으로 생두를 구입해 커피농가를 도우며 선교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골자다. 한 세계선교 단체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선교지 대상국의 80%가 커피 생산지로 알려져 이 사역이 갖는 의미가 크다.

그 안에 '커피복음'이 추구하는 또다른 복음의 의미가 숨어있다. 커피가 재배되는 곳에 정당하고 적정한 땀의 댓가가 지불될 때 그곳에 복음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믿음이다.

또한 '커피복음'은 교회를 위해 일한다. 카페를 통해 교회가 지역사회와 소통하도록 도우면서 카페교회 개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4년간의 컨설팅을 통해 30곳의 교회카페가 문을 열었다.

박상준 목사는 "커피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관계를 통해 이웃과 친구가 되고, 그 관계를 통해서 복음을 전할 수 있기에 커피는 복음이라 믿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진정한 복음전파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충실하고 행복한 삶을 통하여 전해지는 것이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커피복음'이 실현시키고자 하는 세상은 소비를 통한 나눔이라는 기독교적 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 이 운동에 커피복음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주기를 바라고 있다.

박상준 목사는 "텐슈머들이 함께 선별적인 가치소비를 해줌으로써 정직하고 선교적으로 가치있는 상품과 서비스가 기독교적 경제생태계 안에서 자생하도록 도울 수 있다"며 "기독교적 경제생태계는 우리가 해결하지 못하는 자살문제, 건강한 먹거리 문제, 청년실업, 은퇴자들의 공허한 노후를 바꿔주고, 개척교회 목회자의 생계문제도, 농촌교회 목회자의 팍팍한 현실도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피복음은 커피 매장으로도 비전을 실현시키고 있다. 현재 4곳이 개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으며, 20여 커피제품이 생산되는 공장은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해 있다.

한편 '커피복음'은 목회자와 선교사를 대상으로 무료 커피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이메일(igajoa@gmail.com)로 하면 된다.


*<미니 인터뷰> '커피복음' 설립 박상준 목사

   
▲ '커피복음' 설립 박상준 목사.

'커피복음'을 설립한 박상준 목사는 서울 양천구 신정6동에 6년 전 영등포노회 소풍교회를 개척해 시무하고 있다. 목사 안수를 받기 전 영락교회에서 단기 순회선교사로 파송을 받아 부인 김철희 씨를 비롯해 가족과 함께 3년 간 40개국을 여행하고 돌아온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여행을 떠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목회를 어떻게할지 답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 목사가 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주저함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그 답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고, 그 답으로 소풍교회를 하나님께 선물받았습니다."

소풍교회는 개척 3년이 지나면서 '카페교회'로 변화했다. 주일 오전에 드려지는 한 번의 예배가 교회로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유일하고 공식적인 활동이며, 주중에는 커피를 매개체로 세상과 소통하는 공간이 된다.

박상준 목사는 "지역주민과 교감하는 방안을 찾다가 커피를 배우고 전도 목적으로 커피교실을 운영한 것이 '커피복음'의 출발이 됐다"고 밝혔다.

커피교실을 열고 1년이 채 안돼 교육생이 130명이 넘기도 했다. 요즘도 주부와 목회자, 선교사가 찾아와 커피교육을 받고 있다. 또 복지관을 직접 찾아 장애인들에게 커피교육을 진행해 자립기반을 닦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박상준 목사와 소풍교회는 천상병 시인의 '소풍'에 나오는 시구처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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