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의 찬양선교사 '한국대금성가단'

거리의 찬양선교사 '한국대금성가단'

[ 아름다운세상 ] 아름다운세상

최은숙 기자 ches@pckworld.com
2013년 08월 28일(수) 16:48

8년째 매주 인사동서 연주로 복음 전해
청아한 대금 소리에 실린 복음, 회색도시 물들이다
 
 

   
 


유난히 햇살 좋은 주말, 나들이 나온 가족들과 연인들, 외국인 관광객들로 발 디딜틈 없이 분주한 거리에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청아한 대금의 소리와 하와이 전통악기인 우쿨렐레 연주가 울려 퍼지자 하나 둘 모여든 사람들은 어느새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거나 아예 자리를 잡고 작은 음악회의 세계로 빠져든다.
 
매주 토요일, 서울 인사동 차 없는 거리에는 20여 명의 연주자들이 '고개들어 주를 맞이해~' 찬양을 시작으로 'You Raise Me Up' '주님께 찬양' '주 하나님' 등을 비롯해 풀피리와 어우러진 국악메들리, 가곡 연주가 이어지자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로 화답했고, 외국인들은 연신 '그레이트!' '원더풀' 외치며 진한 감동으로 벅차한다.
 
대금이 좋아서 대금을 배우면서 하나 둘 만나 지금은 30여 명이 '거리의 찬양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대금성가단(단장:남궁련) 단원들은 이렇게 매주 토요일 오후 2시면 한 자리에 모여 찬양을 연주하고 관객들과 호흡하며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한다. 벌써 8년 째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춥든지 덥든지 상관없다. 그들은 매주 토요일이면 한결같이 아침부터 모여 연습을 하고 30분 동안 연주를 펼친다. 400여 차례의 공연을 통해 수준급의 실력을 인정받은 단원들은 인사동 공연은 물론 결혼식 축가, 교회 특송, 해외 선교연주 등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웅장하면서도 부드럽고 구슬프면서도 신명나는 전통음악과 어우러진 찬양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박수를 받는 사람은 우리가 아닙니다. 주인공은 하나님이시고 우리를 통해 영광받으시길 기도합니다"라며 입을 모은다.
 
 

   
 


전도지를 돌리지 않아도 익숙한 찬양으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 확장에 기여하는 '거리의 선교사' 한국대금성가단. 때로는 비기독교인들이 시끄럽다며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하고 장사에 방해가 된다면서 연주를 제지하기도 하지만 그들의 간절한 기도와 연주에 대한 뜨거운 열정은 상대의 마음을 온유케 했고 지금은 고정팬이 될 정도로 마음을 나누고 있다.
 
관객들이 '아멘' '할렐루야'라고 화답해줄 때 가장 힘이 난다는 단원들은 나이가 들어서 도저히 연주를 할 수 없을 때까지 인사동에 나와 찬양하고 싶단다. 한국대금성가단 창단 멤버이기도 한 송흥기 장로(일산주는교회)는 "우연히 인사동을 구경하다가 도포입은 사람이 연주하는 것을 보면서 이곳에서 하나님을 전하자고 생각했다"면서 "일단 씨앗을 뿌리면 거두는 것은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무조건 찬양연주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해외 전람회 때는 대금연주로 인사를 대신하기도 한다"는 화가 김재임 작가(겨자씨교회)는 "단원으로서의 활동은 내 삶의 활력소"라고 자랑했으며 역시 창단멤버로 대금성가단 카페 관리를 하는 유만균 집사(주님의교회)는 "신앙인들이니까 하나님을 중심으로 모인다. 매주 선교하는 마음으로 모인다. 특히 외국인들이 함께 찬양할 때 기분이 좋다"고 자랑스러워했다. 무엇보다 그의 아내 김경숙 집사는 "남편을 따라다니다가 우쿨렐레를 배우게 됐는데 신앙도 부부애도 더 커지게 됐다"면서 만족스러워했다.
 
그들은 한결같이 선교에 대한 열정과 단원들에 대한 애정으로 똘똘 뭉쳐있다. 어쩌면 그들이 8년 동안 단 한번도 쉬지 않고 인사동 한 가운데서 찬양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전도에 대한 열정과 서로에 대한 신뢰 때문일지 모르겠다.
 
 

   
 

"시간이 나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함께 한다"는 김상용 장로(두레교회)의 말처럼 그들은 가족이고 선교에 대한 동역자이다. 이제 갓 대금을 불기시작한 초보 선교사부터 10년이 넘게 대금을 불어온 실력파까지 다양하지만 그들의 마음은 이미 '전도'라는 사명으로 하나가 되어 있기 때문에 굳이 대금이 아니더라도 북을 치거나 장구를 치거나 하물며 트라이앵글을 잡더라도 상관없다. "우리는 세상 연주와 다르다. 악기에 대한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하나님에 대한, 이웃에 대한 사랑이 먼저다"라는 김청극 장로(조원감리교회)의 말처럼, 선교에 대한 일념 하나로 뭉쳐졌기 때문이다.
 
30분 동안의 연주를 마치자 어느새 모여든 관객들은 거리의 선교사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단원들은 하늘을 향해 박수를 보낸 후 관객들에게 허리를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서로의 어깨를 토닥이며 "수고했다"는 인사로 다음주를 기대하며 헤어진 이들. 오십이 훌쩍 넘은 한 단원이 소녀처럼 달려와 "대금이 있어서, 우쿨렐레가 있어서 우리는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어요. 하나님을 찬양할 수 있으니까요!"라는 자랑을 수줍게 전한다.

"한국의 소리로 하나님 찬양,그 매력에 흠뻑 빠졌어요~"
 
국악과 양악 접목해 찬양 연주하는 남궁련 장로
 
   
 
"예수님을 만난 후 모든 세상 음악이 시시해졌어요. 한국의 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는 매력에 흠뻑 빠져버린 겁니다."
 
한국대금성가단 단장 남궁련 장로(장안제일교회)는 국악과 양악을 접목해 찬양을 연주할 수 있도록 직접 교본을 만들고 단원들의 기초부터 연습, 실력 향상까지 책임지고 있다. 남궁 장로는 대금교본, 대금 첫걸음, 우쿨렐레 교본, 대금ㆍ단소 성가곡집 등 다수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악기도 직접 공방에서 제작할 정도록 실력과 능력을 갖추었다. 무엇보다 그는 기존에 국악은 불교음악이라는 대중의 편견을 넘어 국악인들로 하여금 국악으로도 얼마든지 하나님께 영광을 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했다. 한국대금성가단 단원들도 남궁 장로의 교본을 보거나 소개를 받아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대금이 좋고 하나님이 좋아서 만나게 된 단원들은 현재 남궁 장로가 운영중인 악기점에 모여 매주 연습을 하고 교제를 나누게 된 것이다.
 
한편 그는 지난 91년 기존의 대금악보와 현대악보를 접목해 일종의 퓨전국악 교본을 만들어 찬양은 물론 팝송 동요 등을 선보였지만 국악기의 격을 떨어뜨린다면서 국악인들에게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오직 주님만 찬양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이 시키신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 많은 연주자들이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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